2011년 3월 17일 <하나뿐인 지구>에서는 제조와 사용, 수입이 금지됐지만
결코 사라지지 않는 광물, 석면. 우리 일상 가까이에 숨은 석면의 실체를 파헤쳐 보았다. 우리는 석면의 공포에서 어떻게 벗어날 것인가?
<한 마을을 폐허로 만든 석면 광산!>
10년 이상의 잠복기를 가진 살인 먼지, 석면!
충남 홍성군 덕정 마을. 지금은 평범한 시골 마을이지만 1980년대에는
큰 호황을 누렸던 광산 마을이었다.
1937년 일제 강점기 때 개장해, 국내 백석면 생산량의 90%를 담당했던
아시아 최대의 석면 광산. 당시에는 작업환경이 그리 좋지 않아 채굴 현장의
안전관리가 중요시되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이후 30여 년간 절정을 누리다 1983년 폐장됐다.
그리고 언제부턴가 마을에 석면으로 인한 질병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중에는 광산 근처에는 가본 적 없는 주민들도 있었다.
<30년간 일상 주변에 널리 쓰였던 석면의 흔적! 그 대처방안은?>
우리의 일상 주변 가운데 가장 흔한 것으로 7, 80년대 주택 지붕재로 흔하게
쓰인 슬레이트. 슬레이트는 석면을 주 원료로 가공한 건축 자재다.
취재진이 찾아간 슬레이트 지붕재가 모인 마을, 그중에는 지붕부터 벽체까지
집 전체가 슬레이트로 도배된 집을 볼 수 있었고, 그중에는 슬레이트 지붕
곳곳에서 오랜 풍화와 침식으로 석면 가루가 하얗게 일어나거나 군데군데
파손된 것들도 눈에 띄었다. 실제로 지난 1월, 수도권 지역의 학교와
주택 등 4곳의 슬레이트 지붕에서 시료를 채취하였고 슬레이트에 맺힌
고드름의 성분을 조사한 결과, 석면이 발견되었다. 만약, 얼음이 물방울로
녹아내렸다가 증발이 되면 바닥으로 흘러내린 석면 가루가 그대로 공기 중에
흩날릴 위험이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정부는 노후 된 슬레이트 지붕재에
대한 전면 개보수 사업에 착수하기로 했다.
<석면의 또 다른 피해사례, 2차 오염 현장.>
전문가들은 석면의 2차, 3차 오염으로 인한 환경성 피해 사례가 점점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주변에서 가장 노출이 많이 되는
현장은 어느 곳일까? 바로 다름 아닌, 재개발과 재건축 시, 시행되는 건물
해체와 제거 현장이다. 건물이 분해, 해체되는 과정 안에서 석면이 부서져
발생하는 먼지는 아주 미세하기 때문에 완벽한 보호 장구를 착용해야 하고
건물 출입구는 이중삼중으로 비닐로 밀폐하는 작업을 거쳐야 한다.
그래야만 외부의 석면 먼지가 밖으로 누출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석면 해체, 철거 작업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사건이 있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2009년에 있었던 홍익 어린이집 사건!
당시 뉴타운이 개발되는 현장 속에 한 어린이집이 이전되지 못하고
석면 분진 속에 덩그러니 남아 있었다. 그 주변을 실제로 검사했을 때,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검출되어 사회적으로 파장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러한 각성에서 생긴 것이 이른바 석면 지도 작성 의무화.
석면 지도란, 해당 건물의 설계도면에 석면의 유무와 파손 정도를 표시한
건축물 평면도이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가 사는 아파트는 보통 어느 부분에
석면이 함유돼 있을까? 현재 정부는 석면 관리에 대한 전체적인 종합 대책을
다시 수립 중이다. 건축물의 석면 해체, 제거 과정과 작업환경, 민간건물의
석면 지도 의무화에 걸쳐 '석면 안전 관리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법령이 시행되면 우리는 2012년부터 보다 체계화된 관리 제도를 맞게
된다. 하지만, 석면이 함유된 건축물이 모두 철거될 때까지는 보이지 않는
석면과의 전쟁을 계속해야 한다. 석면과의 전쟁은 현재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