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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안남면민회 원문보기 글쓴이: 안단테
안남 화학리 고향인 정인 대표, 청성 합금리 ‘정인아트갤러리’ 7월 개관
2주마다 전시작품 교체, 1년 365일 운영하는 옥천의 명소 만들터
내년부터 작은 학교에 유휴공간 활용 작은 미술관 조성작업도 할 계획
어떤 힘이 다시 그를 고향으로 다시 이끌었을까? 아무리 수구초심이라지만, 이미 떠난 고향에 다시 자리잡기란 쉽지 않다. 도시에 생업과 집이, 그리고 사회관계망들을 제껴두고 물리적 거리와 시간을 낸다는 것은 여간해서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음’은 있지만, ‘엄두’를 내지 못한다.
이제 환갑을 바라보는 그는 어릴 적 소질이 있어서 열심히 배웠던 그림에서 안식처를 찾았다. 바쁘게 앞만 보고 달려온 인생살이에서 5년 전부터 어느새 지워버렸던 그림의 여백을 끄집어냈다. 나름의 용기였고 결단이었다.
옥천공고부터 금오공대, 삼성전기 등을 거쳐 96년 자동계측시스템전문기업인 ‘그린텍 시스템’을 창업한 그에게 미술이란 또 다른 자아를 고개 들게 만들었던 것이다. 전혀 상관관계를 찾을 수 없었던 고리의 근원에는 고향이 있었다. 지금은 폐교가 되어 사라져버린 삼화초등학교(안남면 청정리 소재, 9회 졸업)에서 미술에 소질이 있다고 칭찬받고 또 열심히 했던 기억은 50년 남짓이 지난 지금 그를 다시 화실로 또 고향으로 이끌었던 것이다.
안남면 화학리 엽송골이 고향인 정인(58, 수원)씨는 2003년 1월 옥천신문에 성공한 ‘고향 사람’으로 소개됐다. ‘고향사람’에 소개된 이들이 대부분 고향을 그리워하다 말지만, 그는 고향에 무언가를 하기로 결행했다. 척박하고 열악한 지역 농촌의 문화적 토양에 밭갈이라도 하여 문화의 씨앗을 한움큼 심겠다고 마음먹은 것이다.
금강이 굽이쳐 흐르는 청성면 합금리에 땅을 매입하고 옥천을 고스란히 보여줄 수 있는 그 풍경에 2층짜리 아트갤러리를 열었다. 카페도 아니고 식당도 아니고 ‘아트갤러리’다. 그가 의지를 보여준 것은 아트갤러리 뿐이 아니었다. 쉽게 접할 수도 없을뿐더러 설령 꿈을 갖는다 하더라도 집안 환경 때문에 엄두를 못 내는 청소년들의 지원하고 싶은 마음도 장착하고 왔다.
정 인대표 인터뷰
그 사업의 일환으로 첫 번째 마음먹은 것이 군내 작은 학교의 유휴공간에 1년에 하나씩 학교와 연계하여 작은 미술관을 조성하기로 한 것. 그가 다니던 학교는 줄줄이 폐교를 했다. 삼화초도 옥천공고도 역사속으로 사라졌고, 유일하게 안내중학교(27회)만 남았지만, 안내중도 학생 수가 20명 남짓이라 폐교 대상 학교에 늘 이름을 올리는 게 속상하다.
그래서 어떻게든 작은 학교를 살리고픈 마음이 간절했다. 그를 만났다. 그림에 흠뻑 빠져들다 7월 중에 강재희 화백을 초청해 정인아트갤러리 첫 개막전을 준비하는 정인씨를 청성면 합금리 갤러리에서 만났다. 강재희 화백은 그의 군대동기로 서울대 미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단국대 박사과정을 밟고 개인전 19회, 단체전 150여 회를 한 알려진 동양화가이다. 이번 개막전의 주제는 ‘아버지의 정원’이다.
강재희 화백은 정인아트갤러리의 명예관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현재는 이미 하반기까지 전시 일정이 꽉 찬 상태다. 전시된 작품은 판매도 가능하다. 그리고 청년작가를 발굴해 갤러리 안에서 레지던시 작업공간도 지원해주고 싶은 계획도 있다. 그는 1년 12달 365일 여는 갤러리를 지향하고 2주에 한번씩 전시가 교체되며 늘 새로운 전시를 만날 수 있는 지역의 명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화의 불모지였던 금강 언저리가 정인아트갤러리의 점이 찍히면서 환히 빛이 났다. “저는 5년 전부터 일주일에 한 번씩 오후에 개인 화실을 다니면서 저보다 한 10살 어린 스승님께 수채화로 그림 그리는 것을 배웠습니다. 저는 주로 정물 수채화 중에서 꽃을 그립니다. 지난해에는 수원에서 처음 전시회를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상 받은 그림 몇 점을 제외하고는 다 팔려 작년에 1천3백만원 정도를 벌었고 이 돈은 다 기부했습니다.”
그는 2018년 노송갤러리(수원)에서 단체전을 하고 2021년 디지털엠파이어갤러리(수원)에서 개인전을 했다. 그리고 수채화로 그린 바닷가 접시꽃이라는 작품으로 2019년 관악현대미술대전(장려상), 2021년 국제현대미술대전(입선1,2), 경인미술대전(입선), 한국수채화협회공모전(입선), 대한민국회화대전(특선)을 수상하는 등 단순 아마추어 작가를 넘어서며 작가의 반열에 서서히 진입하고 있는 중이다.
개관개관기념 현수막 앞에 서있는 정 인대표 모습
특히 그는 평소에 풍경은 안 그리고 정물화만 꾸준히 그려 전시 계획을 밝히며 인터뷰를 끝맺었다. “수원에서 2번째 전시회가 계획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후에도 회사 업무를 병행하면서 자투리 시간에 그림을 계속 그려 1년에 한 번씩은 전시할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정인 대표의 그림에는 항상 항아리나 도자기가 들어간다. 푸근하고 풍성한 것이 고향 어머니를 생각나게 한다.
그림을 그리면서 삶의 여유 뿐만 아니라 집중력, 스트레스도 해소됐다. 또한 그림은 창작의욕, 아이디어 등을 복돋아준다고 했다. “제 그림은 단번에 의도나 의미를 파악할 수 있으나 다른 화가들의 그림 중에는 의도나 의미를 한 번에 파악하기 어려운 게 존재합니다. 그럴 때는 스스로 그림의 의도나 의미를 상상해볼 수 있고. 우울한 마음을 긍정적으로 업그레이드 시켜줍니다.”
정인아트 갤러리 내부
그는 예술작품이 회사 내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 회사 내 갤러리도 조성해 운영하고 있다. “미술관이라는 게 인간의 창작 의욕, 아이디어를 북돋아 줘요. 어떤 그림을 보면 그 의미가 잘 보이지 않는 것도 있어요. 그럴 때 ‘이 그림이 뜻하는 건 뭘까’ 생각하게 되고, 우울한 마음도 치유되거든요. 저희 회사 안에도 그림을 전시해주고 있는데 직원들이 좋아해요.
굳어 있는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유연한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준답니다” 정인 대표의 ‘그린택 시스템‘으로 자동화, 검사 장비 시험 장비 등을 자동차 1차 벤더로 상대한다. 그래서 납품을 하면서 연 매출을 80억의 회사로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외국에서 들어오는 부품류가 늦어져 조금 주춤하고 있다. 과거에는 직원이 12명 정도인 조그만한 벤처기업이었는데 현재는 직원이 30명 정도 있다.
직원이 늘어난 비결은 회사의 성장도 있지만 그의 직원복지도 한 몫을 한다. 예전부터 3박 4일로 자율여행, 전 직원 부모님의 해외여행, 연봉 인상, 신혼여행 경비 전액 지원, 매일 오후 1시간씩 체력 활동 보장 등 직원복지에게 신경을 많이 쓰기도 했다. 지금은 전기차나 하이브리드 등 환경 관련된 차를 구매하면 직원복지로 차량비에 절반을 회사에서 지원해준다.
예술의 사회공헌에 대해 생각하다 정인 대표가 단지 취미로 그림을 그리는 게 아닌 예술의 사회공헌에 대한 관심까지 이어진 것은 무엇 때문일까. 그는 그 계기를 만들어 준 이를 페이스북 친구로 알게 된 황의록 아주대 명예교수(한국미술재단 이사)때문이라고 말한다.
정인 아트 갤러리 내부
황의록 교수는 자신의 재단 운영기부금으로 초등학교 복도, 교실 등 비어있는 공간에 인테리어를 해서 작은 갤러리를 만들고 있다. 황의록 교수가 강원도 전역에서 이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을 지켜보고 그는 고향에 이런 공헌사업을 해야겠다고 마음 먹은 것. “저도 내년부터 목표가 1년에 옥천군에 있는 초등학교 1곳의 빈 공간을 조명, 그림으로 세팅해 작은 갤러리를 만드는 것입니다.
돈을 많이 벌면 1년에 두 곳도 할 생각이 있어 힘 닿는 데 때까지 할 것입니다.” 그리고 덧붙여 그는 꽤나 실력이 있는 전문 작가들을 초등학교에 보내서 방과 후에 미술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미술 교육 프로그램 운영도 고민하고 있다. 갤러리의 마케팅 차원에서 외지인들이 방문하여 작품을 구매하면 옥천 내에 숙박권을 지급하는 서비스도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정인 아트 갤러리 간판
“작품을 감상하고 혹여나 구매를 하면 옥천군내 숙박권을 지급해 옥천을 조금 더 느끼고 가라고 권해드리고 싶어요.” 그는 주말마다 내려오지만, 평일 갤러리를 지킬 수 있는 사람도 구하고 있다. 나름 지역 내 일자리도 창출하는 셈이다. 금강이 유유히 흐르는 내밀한 속살에 그가 아트갤러리라는 방점을 찍었다.
옥천에는 유명한 한국화 6대가로 설경을 잘 그린 군북면 국원리 출신 심향 박승무 선생(1893-1980), 홍대 교수를 역임한 서양화가인 이원면 대흥리 출신 한원 박석호 선생(1919-1994), 빛의 움직임을 그린 서양화가로 서울대 교수를 지낸 안남면 연주리 출신 하동철(1942-2004) 화백, 서양화가로 한남대 교수였던 김동창(1953-2015), 옥천읍 매화리 구덕재 출신의 북한 최고의 조선화가 화봉 황영준(1919-2002) 화백 등 쟁쟁한 화가들이 많다.
하지만, 미술관 하나 없는 것이 지역의 현실이다. 출향인 정인 대표가 옥천에서 아트갤러리를 지으면서 다시 미술관의 불씨를 당겼다. 그 불씨로 옥천의 예술혼들이 머물 수 있고 후학들이 성장할 수 있는 군립미술관이 그려지길 바래본다.
개관기념 현수막
첫댓글 안단테님 반갑습니다.
깜짝 놀랐네요...^^
누추한 카페를 잊지 않고 찾아주셔서요.
거두절미하고....
옥천 명물 '아트갤러리'
개관을 축하합니다...!
전공과 경력이 다른 technician이
그림으로 승부를 건 Artist가 된것이 신기합니다.
취미를 넘어 사회공헌까지 한다니....
안단테님이 이렇게 추천하시니
옥천 나들이 한번 해야겠네요....
멋지십니다...!
그래요.
연락을 하시와용.
맨발로 달려가지용.
감사합니당...!
이번 전시회는 어제로 종료됐고
대전 출신 박석신 화백 초대전을 6월12일
오후 5시 오프닝 티 파티로 전시회가 시작됩니다.
아내가 우연한 인연이 돼서 화,금 2일간
큐레이터로 봉사하고 있답니다.
연락 주시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