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에게 듣는 기후위기와 생태영성' 선생님은 기후위기와 생태영성을 묶는 언발란스, 또 그 이야기를 농부에게 듣고 있는 상황도 언발란스하다고 하셨어요.
그래도 직접 농사 지으며 생태적 삶을 살고 계신 선생님의 이야기가 더 친숙하고 실제적으로 다가왔어요.
이번 강의에서 제가 핵심으로 생각하고 실천으로 가져가려는 단어가 '멈춤'과 '나는 왜?' 라는 질문이에요. 일상에서 멈춤으로 채워가는 시간들, 그리고 ‘나는 왜?’ 질문으로 맹목적이지 않은 나의 이유로 살아내는 것에 집중하고 있어요.
인간을 표현하는 많은 단어중에 최근에 호모오일리쿠스, 호모에너지쿠스라는 단어가 있어요. 석유(에너지) 없이는 꼼짝하지 못하는 인간을 표현한 단어예요.
이와 대조되는 것이 몸에너지입니다. 사람의 몸은 쓴다고 소모되지 않고 오히려 쓸수록 단련되고 체력도 좋아져요. 다른 에너지들과는 다르게 몸에너지는 사용할수록 좋아지는 유일한 에너지인데 현대사회 사람들은 몸으로 하는 것들을 줄이고 간단하고 편리한 것만을 추구하며 기술의 발전이라는 이름으로 몸을 퇴화시키고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운동을 좋아해서 학교에서 잠깐의 시간이더라도 공 갖고 운동장으로 뛰어 가곤 했는데 졸업하고 나서는 고정적으로 주어지는 운동 시간이 없다 보니 자연스레 운동 시간도 줄어서 최근에는 언제 전력으로 뛰어봤는지도 기억이 안 나는 것 같아요. 내가 할 수 있는 몸 노동, 운동의 시간을 찾아서 내 몸을 신경 쓰는 것도 중요한 일인 것 같아요.
기후위기라는 단어가 많은 이슈가 됐고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어요.
요즘의 기후위기가 있기 전 먼 옛날부터 많은 재난이 있었어요. 그 재난들로 인해 많은 생명들이 멸종하기도 했는데 이런 사건들과 현대의 기후위기의 다른 점은 인간의 영향이었어요. 행성충돌이나 빙하기와 같은 재난에 비하면 인간이 기후위기에 끼치는 영향은 정말 작은 부분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지금 인간이 지구 온도를 2~3도 올리고 있는 상황에 집중해야 했어요. 선생님이 화산을 예로 들어주셨는데 화산이 터지는 100도가 되기 전인 98~99도 까지 올랐다가 마그마가 멈춰 터지지 않고 식는 경우도 많이 있을텐데 인간의 문명활동으로 2,3도는 충분히 올리고 있기에 재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자연재해가 인간의 손을 벗어난 것이긴 하지만 우리 손으로 재난을 불러오지 않기 위해 관심을 갖고 예민하게 반응해야 될 것 같아요.
선생님이 직접 농사하는 방식도 보여주시며 농사에 대한 설명, 그리고 현대 농사와 비교하시며 비닐을 사용하는 농사의 문제를 얘기해 주셨어요.
비닐하우스와 비닐을 사용한 농사를 많이 하고 있는데 비닐 속은 따뜻하고 습도가 높은 세균들이 굉장히 좋아하는 환경이었어요. 그래서 그 세균들을 없애기 위해 약을 치는 것은 필수적인 과정이 되어있어요. 약을 치는 현대화학농법은 농산물과 땅에 모두 안 좋은 영향밖에 없어요. 비닐을 활용한 농사는 다른 세균으로부터 보호한다는 측면도 있다고 하는데 그건 이미 땅이 오염되어 있다는 전제이고 현대화학농법으로 농사 한다는 전제가 깔려있다고 했어요. 비닐을 사용하는 것은 굳이 필요하지 않은 방식이었고 이 또한 간단함과 편리함을 위한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비닐 농사가 잘못됐기에 그 농부들을 비판하고 그들에게 모든 책임을 물을 수는 없어요. 우리 입에 들어가는 먹거리에 대해 제대로 알고 관심 가져야겠고 비닐을 사용하지 않는 방식에 목소리를 내고 그 농산물을 소비하는 나의 자세를 가져가는 것이 도시에 사는 청년으로서 할 수 있는 걸음이지 않을까 생각해요. ‘너는’ 전에 ‘나는’에서 시작하는 한 방법으로요.
‘풀밀어’라는 선생님이 만드신 농기구도 소개해 주셨어요. 잡초의 생장점만 타격을 줘서 위의 풀은 말라서 땅을 덮고 밑의 뿌리는 그대로 죽어 통기성이 좋다고 하셨어요. 땅속에 공극이 있어 산소가 공급되는 방식이었어요. 대기업에서 만드는 제초제같은 것이 과학이 아니라 이런 것이 과학이다 라고 하셨는데 저는 과학이라고 하면 문명의 발전에는 좋지만 반생명적이고 과한 발전은 생명을 죽이는 부분이 더 큰건 아닌가 생각했는데 생명을 살리는, 삶에 가까이에서 편리를 주는 것이 과학이구나. 과학에 대한 기준이 변하기도 했어요.
우리에게 가까이 있는 얘기도 해주셨어요.
호모에너지쿠스라 할 정도로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고 일상에서 전기를 정말 많이 사용하고 있어요. 하지만 에너지 중에 전기에너지가 가장 더러운 에너지라고 하셨어요. 전기 에너지는 핵발전소에서 나오는 핵쓰레기의 30% 달하는 에너지라고 해요. 핵발전소라고 하면 심각성을 느끼고 불안해 하는데 전기에서는 크게 문제성을 느끼진 않는 것 같아요. 핵쓰레기가 나오는게 보이지 않고 깨끗해 보이고 소음, 악취가 없는 에너지라 우리와 가까이에서 엄청나게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은 다시 생각해보게 되기도 해요.
운동 할 시간도 없어서 헬스장에서 운동하는데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같은 기계 위에 실려가고 있다. 라고 재밌게 표현해 주셨어요.
한 사람 70키로를 옮기려고 300키로가 들고 왔다 갔다 하는게 비효율적인 넌센스였어요.
계단이 있는데도 에스컬레이터를 타는 것은 습관이고 본능적으로 행하는 관성적 태도라고 하셨어요. 시골에서 젊은이가 리어카에 실려가면 다쳤냐 걱정을 하는데 다리 멀쩡한 사람들이 기계위에 실려가는 걸 그 누구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음. 조건이 같은 직장이 있다면 보수가 많은 쪽을 선택함. 나는 200에 충분했고 지원하려 했는데 300주는데가 보여서 반사적으로 지원하는 것.
나는 왜 그러고 있지 라는 질문이 없다. 맹목적인 것이 너무나 많음에 문제를 짚어주셨어요. ‘나는 왜 이렇지’ 라는 생각을 안 하는데 마비가 됐다고 표현 하셨어요. 기후위기는 인간지성이 마비된 데서 왔다고 생각한다고 하셨고 자극이 반복되다 보니 외부 자극으로부터 신경이 마비가 된다. 이런 현상이 인간 사회에 풍미하고 있다고 하셨어요. 그 밖에서 바라보면 분명히 잘못된 게 보이는데 그 안에 속한 사람들은 발견하지 못하고 있었어요.
기도란 ‘나는 왜?’ 라는 질문이고 기도의 출발은 나다! 내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를 보는 것이 기도라고 하셨어요. 그러면서 기후위기 상황에서 많은 시위와 운동들에도 전혀 변화되지 않는 상황을 바라보는 나는 어떠한지, 나는 어떤 감정이 들고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알아야 함을 얘기해 주셨어요. 밖을 향한 불평보다 내가 어떤 상태인지 집중하는 방법으로.
본인이 하신 가장 확실한 기도는 멈춤이라고도 하셨는데 행동, 숨, 생각 모든 것의 멈춤.
엘리베이터 기다리는 잠깐, 횡단보도 기다리는 잠깐을 통해 기도 하시는데 일상에서의 기도가 삶에서의 멈춤으로 보여지는 것이 신기하게 다가왔어요.
기후위기에는 개인적 선택 영역이 있고 제도, 시스템화의 영역이 있는데 각성된 개인과 시스템화는 같이 가야됌을 얘기해 주셨는데 제도와 시스템만을 말할 때 ‘나는’이 안 되고 ‘너는’만 남는다. ‘나’ 와 ‘너’ 사이에서 주체를 어디에 두는지 돌아보게 되고 너만 남게 되면 ‘너’의 영향으로 ‘나’의 삶, 행복이 결정된다.
과잉생산의 사회에서는 소비만큼만 생산할 수 없다. 신재생 에너지가 답이 아님을 알고 소비를 줄이는 소비 ‘멈춤’으로 ‘나’의 주체성을 가져가 보려 해요.
재밌는 표현과 직접 생태적 삶을 살아가시는 선생님의 이야기를 사진과 함께 들을 수 있어서 즐겁고 유익한 강의 시간이었어요.
기후위기 얘기 하면서 자기 삶 속에 상세하게 해내지 못하면 인간 사표내라는 선생님의 이야기가 재밌게 들리면서도 이런 강의를 통해 깨닫는 것에 멈추는 것에 대한 경고로 들렸어요. 관념적인 삶 만으로는 변화되지 않음을, 기후위기는 실제적인 삶의 문제임을 얘기해 주셨어요.
가까이에서부터 할 수 있는 ‘멈춤’과 ‘나는 왜?’ 이 두 가지를 쥐고 살아가는 변화를 기대하고 있어요.
첫댓글 살아있는 날적이 고맙습니다.
그 자리에 함께할 수 없었지만
귀한 배움 얻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