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공부 시작할 때는 소소한 취미활동을 하는 느낌이었어요. 하지만 배울 수록 말은 함께 쓰는 사람들과 만들어가는 것이고 그럼 함께 살아가는 사람과 배워야겠다 생각하게 되었어요. 저 혼자 공부한 것같아 아쉬운 마음도 있었지만 공부하면서 만난 분들과 다양한 생각 나누며 알아가는 시간이라 즐거웠어요.
두번째 시간 예문을 가지고 한 공부가 어려웠는데 공부 시작부터 생활글을 쓰고 그 글을 고쳐가며 우리말 표현을 알아갔으면 더 쉽게 배웠을거라 생각해보기도 했어요. 앞으로 함께하는 관계 안에서 우리말과 글을 잘 알아보고 싶어요!
마지막 시간의 숙제를 짧게 준비한 터라 내용을 더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새로운 내용을 더해봤는데 글이 더 이상해지지 않았을까 걱정되기도 하네요..
아래는 생활글 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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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사랑니를 다 뺐다. 사랑니가 나면 어른이 된다고들 한다. 물론 농담으로 말이다. 사랑니가 아예 없는 사람도 있고, 잇몸에 평생 간직하는 사람도 있다. 사랑니가 옆으로 나는 사람도 있고, 똑바로 나는 사람도 있다. 나는 불행히도 네 군데 모두 사랑니가 났다. 첫 사랑니는 스물둘에 뺐다. 스물다섯이 되는 올해, 네 번째 사랑니까지 모두 뺐다.
내 친구들 중 사랑니를 가장 빨리 뺀 친구는 고등학교 때 같은 반 보미였다. 보미는 열여덟에 첫 사랑니를 뽑았다. 우리 중 사랑니를 제일 빨리 빼서였을까? 보미는 고등학교 졸업 이후 공기업에 입사해 지금껏 다니고 있다.
스물다섯이 몇 개월 남지 않았다. 스무 살 때는 스물다섯에 결혼할거라 생각했다. 스물다섯쯤이면 가정을 꾸릴 만큼 어른이 되었으리라 여긴 까닭이다. 올해를 맞이하며 스물의 내가 문득 떠올랐다. 어른은커녕 아직 아무것도 아니다. 그때 나에게 어른의 기준은 안정된 직장과 경제력이었다. 지금 나는 직장도, 그에 따른 경제력도 아무것도 없다. 언제 어른이 되는 걸까.
스스로 가정을 꾸릴 만한 여건을 전혀 마련하지 못했지만 기존 공부를 과감히 그만두고 새로운 공부를 시작했다. 부단히 쌓으려 했던 스펙도 이제는 내려놓았다. 나를 분명히 알아가기를, 어떻게 나답게 살아갈지를 애써 고민하고 있다. 다른 이들의 말에 귀 닫지 않고, 듣기 힘들지만 그래도 자리를 지키려고 한다.
친구들 중에 네 군데 모두 사랑니가 난 사람은 나밖에 없다. 그 사랑니를 모두 뽑은 사람도 나뿐이다. 어떤 이가 그랬다. 나처럼 사는 건 나밖에 없다고. 나 같은 어른은 나 밖에 없다. 그러니 나도 이제 어른 시켜주자.
첫댓글 과감히 그만두는 용기. 유림님안에 큰 용기와 설레임을 보았지요. 부단히 앞으로 걸어가는 당찬 걸음. 나를 알아가려는 몸짓.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니라, 너무나 큰 존재인 것을요...!
맑은 눈에 맑은 마음 묻어난 글 잘 읽었어요. 사랑니 하나 남은 저는 유림님이 무척 용기있어 보여요!^^
빠졌던 내용 보니 더욱 마음이 잘 이해됩니다. 유림님다운 삶 앞으로도 재밌게 걸어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