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사용하는 내 말과 글에서 중복, 남용, 오용하고 있는 습관과 고정된 관념을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표기법, 맞춤법, 형용사와 부사, 동사, 그리고 주어와 술어를 어떻게 배치, 연결해야 간결하고 명확한 말과 글이 될 수 있는지 유익한 배움의 시간이었어요.
강사님도 다양한 경험과 사례를 들어가며 쉽고 재미있게 강의해 주셨습니다. 너무 수고하셨고 감사합니다. 함께 수강한 분들도 20대에서 50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해서 좋았습니다. 서로 겪는 일상의 사건들을 글로 나누고 함께 공감하며 나눌 수 있어 가을밤이 더 풍성하고 따스했네요.
즐겁게 배움했습니다. 배운 것 잘 머금고 사랑스럽고 자랑스런 우리 말과 글을 잘 사용하도록 노력할께요. 일상과 일터에서도 따뜻한 말과 글을 잘 풀어낼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모두들 수고하셨고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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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님은 마지막 과제로 ‘삶에서 시작하는 글쓰기’ 한 편씩을 써오라 하셨어요.
아래에 첨부 합니다.
< 길고양이, 들꽃 들풀로 피어나다 >
무더웠던 올 여름, 길고양이 한 마리를 묻어주었다.
평소 운동하면서 국립재활원 주변을 오고 가고 한다. 국립재활원 정문에서 수제비 가게에 이르는 긴 화단에는 어린 길고양이 세 마리가 살고 있었다. 그곳을 지날 때면 길고양이들에게 손 흔들며 나만의 일방적인 인사를 하고는 했다. 어미 고양이는 안보인지 꽤 오래 되었고 . . .
어린 길고양이 세 마리가 서로 기대어 노니는 모습, 몸집 커지며 예쁘게 성장하는 모습도 지켜볼 수 있었다. 감사하게도 수제비 가게 아주머니가 물과 사료를 챙겨주셔서 배를 굶지는 않았다. 사람으로 치면 청소년 시기 즈음 되었을듯하다. 재활원 화단 구석, 노란색 한 마리가 누워 있었다. 그날도 여느때처럼 운동하느라 재활원 부근을 지나다 걸음 멈추고 인사를 건넸다. 아무 반응이 없었다. 느낌이 좀 이상해서 가까이 살펴보니 이미 숨이 멎은 상태였다.
“아 !” 하는 외마디 탄식이 절로 나왔다. 발걸음을 집으로 돌려 삽을 가지고 와서, 고양이들의 삶터였던 재활원 화단 저 구석, 사람들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 묻어주었다. 때마침 오후 한때 내린 비 때문인지 고양이 묻어준 자리 위로 큰 무지개가 뜬다. 기도가 절로 나왔다. 사람을 용서해 달라고, 하나님께서 그 생명을 인도해 달라고 . . .
어린 길고양이 죽음을 거슬러 가면 결국 사람이 파양한 어미 고양이에서 비롯되었겠다. 어미 고양이는 여기저기 떠돌다 그곳에 정착하고, 차가운 도심 속에서 참 외로웠을테다. 그러다 새끼를 품게 되고 낳았겠지. 어미 고양이를 본 기억이 흐릿하다. 아마도 얼마 지나지 않아 생을 마친 것 같다. 어린 고양이들은 본능대로 그렇게 서로 부대끼며 삶을 이어갔을 것이다.
사람이, 참 나쁘다.
시간이 몇 개월 흘렀다. 가을 어느 날 재활원 주변을 지나다 묻어준 어린 길고양이 생각이 문득 났다. 그 자리에는 이름 모를 들꽃과 들풀이 피어 있었다. 참 이상한 느낌이었다. 들꽃과 들풀을 바라보고 있으니 그 녀석, 노란색 길고양이 얼굴이 비치는 듯 하다. 가슴 먹먹해지고 불현듯 한조각 생각이 스치운다.
하나님께서 지으신 모든 생명, 다 존재의 이유가 있고 존귀하고 소중하다. 그런데 모든 생명의 지금 모습 너머에는 수 많은 다른 존재의 이야기, 희노애락, 생노병사의 삶이 스며 있다면 지나친 억측일까. 들꽃, 들풀은 그냥 들꽃, 들풀이 아니다. 그 존재 속에는 노란색 어린 길고양이의 기운이 잠겨 있고 어미 고양이의 사랑이 담겨 있다. 또한 그들이 사랑한 여러 꽃과 나무, 나비, 벌레와 사계절 풍경이 깃들어 있겠다. 더 거슬러 가면 셀 수 없이 많은 뭇생명들 생의 기운이 매듭 없는 긴 실타래처럼 이어져 있을 듯 하다.
그렇게 모든 생명은 소멸되지 않고 서로에게 영향 끼치며 이어져 간다. 기운을 주고 받으며 순환과 이어짐의 여정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앞으로도 그럴것이기에 생명 하나 하나가 소중할 수 밖에. 지금 표면적인 모습으로 그 생명의 존재 가치를 평가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고 큰 죄가 되는지 사뭇 마음이 숙연해진다.
가을 하늘 맑고 파랗게 드리운 10월의 어느 날,
내게는 마땅히 생명을 사랑해야하는 이유 하나가 더 생겼다.
생명, 평화하며 사랑 품고 살아갈 수 있기를 . .
첫댓글 직장에서 부득불 차갑고 딱딱한 글로 소통해야겠지만
일상에서 소중하게 깨닫고 배운 것, 생활글로 잘 풀어내시길 바랄게요.
성실하게 참석하면서 진지하게 질문하여 배우시던 자세로 늘 정진하시길 빕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