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가 분준히 분투하며 지내서 그랬는지, 코로나 때문인지 최근에는 기독청년학생운동 활동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자리가 거의 없던것 같습니다. 그런 가운데 작년 코로나 정황에서 어렵게 마련한 [기독청년학생운동, 어제와 오늘의 끊임없는 대화]의 후속 모임으로 이런 기회가 다시 생겨서 감사하고 기대가 되었습니다. 혼자 분투하며 몰입하다 보면 창조적인 전환이나 새로운 기운을 생성하기 어려웠고 나의 경험과 느낌이 조금씩 절대화 되어 그것이 전부인냥 판단과 사고가 굳어지기 쉬웠습니다. 그러한 때에 다른 운동가들을 만나는 자리는 나를 다시 볼 수 있게 하면서 동시에 혼자가 아니라는 든든함과 생각해보지 못한 지혜를 만날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처음 만나서 각자 자신의 소개를 간단하게 나눌 때, 서로가 무슨 일을 어떻게 하며 지내는지 많이 궁금했고 인사를 들어보니 같은 뜻과 마음으로 이 운동에 참여하고 있음을 확인하며 더욱 반갑고 감사했습니다.
인사 이후로는 몇몇 활동가와 청년이 그동안 얼마나 마음이 어려웠는지, 그리고 이 운동을 하면서 거대한 무관심과 거부감 속에서 무기력을 느끼는지 솔직하게 나눠주었습니다. 들으면서 그분들의 표현과 말투를 들으며 웃기도 했지만 짠~한 마음으로 듣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교회에서 청년들을 만나가며 그들을 세우는 일의 어려움과 몰이해, 심지어 교회 어른들의 큰 반감과 거부의 상황을 들을 때는 마음이 무거웠지만, 다른 분의 표현대로 이게 어제 오늘, 최근만의 일이 아니라는 점을 다시 기억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그렇다면 이러한 정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이 운동의 지속성과 창조성을 잃지 않을 수 있는지 각자의 생각을 나눴습니다. 우선은 보수적인 기독운동단체들의 간결하고 확신에 찬 메시지에 많은 청년들이 모인다는 얘기도 있었는데 우리의 메시지는 무엇이며 과연 어떻게 전해지고 있는지 돌아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시대 속에서 청년들의 아픔과 괴로움에 응답하는 구원을 말할 때 우리가 너무 교회와 교리 안에서만 구원을 얘기하고 설명하려 한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많이 동의했습니다. 교리와 교회라는 좁은 의미의 범주를 넘어 안식과 생명, 평화를 살아내는 보다 구체적이고 실체적인 대안/대조/대항적 삶이 필요하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외 교회가 아무리 희망이 보이지 않아도 그 안에서 분투해야 한다는 생각과 그 교회에서 나와야 한다는 흥미로운 이견도 있었습니다.(나중에는 교회에 남아 소신적인 운동을 펼쳐갈 때 자신이 지켜지고 보호받을 수 있는지, 그리고 그 분투 속에서 자신에게 성숙이 이뤄지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도 나왔습니다.) 더 많은 얘기가 나왔지만 마무리 하자면 어렵고 불의한 시대 속에서 거대한 혁명적 반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기독청년학생들과 운동가들의 삶 구석구석 무수한 삶의 양식 자체를 바꿔가는 수련이 필요하단 나눔이었습니다. 우리 삶의 기저를 이루는 수많은 미세 인식들의 변화만이 진정한 변혁의 기초가 됨을 기억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변화와 변혁은 신뢰하며 서로 사랑하는 관계 속에서 온전히 실현됨을 나누며 홀로가 아니라 서로 신뢰하고 연대하는 관계들을 많이 이뤄가는 운동을 소망하며 마쳤습니다.
모든 순서가 마친 뒤에는 서로들 아쉬웠는지 한동안 그 자리에 머물며 서로 대화를 이어갔고 멀리서(제천?) 오신 분은 기차 시간도 놓쳐가면서 끝까지 자리를 지키셨습니다. 이 아쉬움 그대로 다음에 또 만나서 그간의 회포(?)를 풀고 하나님의 일하심을 나누는 시간 기대하며 돌아왔습니다.
다음에 꼭 다시 모여요~
이런 자리 마련해주신 NCCK 청년위원회와 가장 수고 많이해주신 철순, 세론 간사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