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강북구 북한산 자락에서 13명의 중학생들과 함께 대안학교 지어가고 있는 재원입니다.
먼저는 제가 이번 공개모임을 신청하게 된 계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학교에서 제가 맡은 과목이 “역사”입니다.
우리 역사를 공부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동북공정, 식민사관, 제국주의 침략의 역사를 글을 접하게 되고, 그들의 역사를 비판하고 우리의 역사적 주관을 옹호하는 편가르기가 쉬이 생겨나는걸 겪었습니다.
이렇게 글로만 배우는 역사만으로는 차별과 자기중심성을 벗어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차별을 뛰어넘는 힘은 삶, 즉 만남에 있다고 생각하였고, 마침 이런 생각에 다다랐을 때에 기청아를 통해 오늘 공개모임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얼마나 반가운 기회였는지요. 서로의 역사 속에 깊이 남아있는 차별을 자각하고 화해의 길을 걸어가고 계신 분들을 만난다는 것만으로도 참 귀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이야기를 이끌어주신 모리시타 시게루님의 말씀 중에 기억에 남는 대목들은 정리해봅니다.
“보여드리는 강의안은 남한 사회에 있는 화해를 저해하는 차별이지만, 사실 저는 똑같은 강의안을 일본에 가서도 말한다. 사실 두 나라가 똑같은 차별은 각자 가지고 있다. 한일 화해를 말하기 전에 우리 안에 화해가 먼저이다.”
“우리 마음 속에는 깨닫지 못하는 차별에 대한 충동이 있다. 중세의 위대한 신학자인 토마스 아퀴나스는 말했다. ‘우리의 양심은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양심에 기반한 선택은 틀릴 수도 있다’ 지식의 획득은 차별을 없애기 위해 중요하다. 그러나 아무리 지식을 획득했다고 해도 우리의 판단은 언제나 정의를 대변하기도,실현하기도 어렵다. 무엇보다도 지식의 획득은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킴으로써 자기만족감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럼 우리는 어떤 길을 걸어 가면 좋을까?”
“오늘 같은 만남이 결국 극복할 수 있는 길이다.”
제일교포 3세이신 모리시타 시게루님을 통해 다시금 우리 안에 뿌리깊게 내려있는 차별과 폭력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개인적인 적용으로는 남탓으로 끝나는 역사를 가르치지 않도록 주의하고,
먼저 우리 안에 화해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길러가도록 수업을 더 엄밀하게 구성해야겠다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만남 참 반가웠습니다. 화해의 장을 열고 계신 강사님과 공동기획한 이음새 분들의 걸음을 응원합니다. 또 평화의 길에서 다시 만날 날을 준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