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습니다. 상원이에요.
상원은 엄마아빠가 지어주신 (사실은 작명소에서...ㅎㅎ) 이름이고
많이들 아시겠지만 제가 스스로 지은 이름은 생똥이에요.
자유은혜님이 이름 지은 것과 비슷하게 저도 새로 태어나 새롭게 살기로 하며 지은 이름이에요.
제 30년 인생을 서울이 이제 막 싼 똥이다 해석하면서
병원균이 가득한 오염원 말고, 생명을 살리는 똥거름이 되기 위해 흙을 찾아 떠나는 여정을 시작했고
그렇게 찾아간 귀농학교에서 지은 이름이랍니다.
벌써 8-9년 전 쯤 이야기지만 여전히 애굽식 생활방식, 사고방식을 갖고 사는 걸 종종 발견해요.
몸의 귀농과 더불어 신앙의 귀농, 삶의 귀농을 더 깊이 배우고 싶습니다.
동시에 서울 친구들에게 새로운 삶이 있다고 잘 알려주고 싶은데 제겐 그런 게 좀 어려워서
방법을 함께 고민하고 싶어서 찾아왔습니다.
출애굽은 울부짖음, 아우성으로부터 시작된다는 말에 공감이 되었습니다.
처음 시골에 간 가장 큰 이유가, 내 옆에 자살하겠다는 친구가 둘이나 있었기 때문이었거든요.
돈도 없고 능력도 없고 그나마 교회를 열심히 다녔는데 어차피 다 교회친구들이었고 그땐 기도란 것도 공허했어요.
그래서 쫌 못나고 꼬인 사람도 가슴 펴고 살 수 있는 곳을 찾아 울면서 무작정 떠난 거였어요.
이제 보니 그 아우성이, 큰 슬픔이 내 가슴에도 일고 있었구나 싶어서 다시금 이끄시는 손길을 느꼈습니다.
히브리가 민족이 아니라 계층이란 것도 흥미로웠습니다.
그러니까 히브리인을 요즘 식으로 말하면 흙수저인 같은 거겠구나 싶네요.
우리집은 IMF때 남의집이 되었고 아빠는 집을 나갔고 시대의 풍랑을 고스란히 때려맞으며
내게도 인식론적 특권이 어느 정도 주어진 걸까요
한 때는 원망이었고 체벌이었던 것을 특권으로 재해석하고 삶을 이끌어가는 계기로 삼을 수도 있다는 게 참 오묘하고 신기했습니다.
그럼 나는 어디쯤 와있을까 생각도 하게 되었어요.
여기는 애굽 근처 이름 모를 사막인가 아니면 미디안인가
40년 중에 몇 년이나 흐른 걸까 아니면 설마 40년도 넘은 걸까
시골같은 모양새라 해도 당장은 마음만 먹으면 한 시간 안에 대형마트에 갈 수 있는 어쩌면 참 애매한 곳에 살고 있는데
여기를 어디로 인식하고 해석하는가,
나와 우리의 정체는 애굽 안에 있는 모세인가 도망치는 모세인가 미디안에서 새로운 방식을 배우는 모세인가,
이렇게 자기 정체를 해석하는 힘과 함께 우리를 이끌어가는 힘을 믿는 것이 결국 중요하구나 생각했어요.
첫댓글 "사람마다 자기 포도나무와 무화과나무 아래 앉아서, 평화롭게 살 것이다. 사람마다 아무런 위협을 받지 않으면서 살 것이다. 이것은 만군의 주님께서 약속하신 것이다." 미4:4
고통 받는 하비루들이 스스로 땀흘린 노동을 통해 자기 소산을 먹고 나누며 평화 속에서 살 수 있는 그 나라를 먼저 꿈꾸며 수고하여 함께 이뤄 갑시다.
'귀농학교'라면 생태귀농학교일까요? 전국귀농운동본부에서 여는?? (궁금해서 여쭤보아요!)
감리교 농촌선교훈련원에서 여는 기독교귀농학교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