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가장 먼저 만드신 것 아니라
여러 동물들을 지으시고 사람을 만드셨다는점이 새롭게 다가온다.
문득 먹이사슬피라미드가 떠올랐는데,
사람이 생태계의 최고 포식자라 무의식중에 여기며 살아왔구나-
그 기운과 태도로 곁생명들을 대하고 소비하며 살아왔구나.. 돌아본다.
모든 생명 만드신 이유, 생명이 살아있는 이유는 ‘보시기에 좋았다’로 정리된다.
피라미드로 누가 누구를 잡아 먹고 먹히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 살리고, 돌보는 낱생명으로 동등한 관계라는 것-
낱생명들 서로 곱게 어울려 보시기에 좋게 아름답게 살아가는 것이,
이 땅에 살아있는 모든 것들의 명이겠다.
만드신 생명들 ‘다스려라’ 하셨다.
경작하다는 뜻과 같다 알고 있는데,
더불어 살아가는 생명들을 지배하거나 마음대로 혹은 함부로 대하지 말고,
함께 ‘숨 쉬는 존재’로 인식하고,
같이 살아가는 땅과 하늘 함께 일구고, 돌보며 살아가라는 뜻이겠다.
밭에서 밭생명들 돌보는 동시에 많은 동물들 만났다.
지렁이부터 이름을 알 수 없는 곤충들, 굴만 남겨놓은 두더지(본 적은 없지만),
날아다니며 알뜰살뜰 집어 먹는 새들, 새들을 바라보는 고양이-
흠칫 할 때 많지만… 두해 밭에서 여러 생명들 만나며,
저마다의 몫 해내고 있을 것 다 헤아리지 못해도 그저 고마울 때 많았다.
내 것 자체에 마음 쏟아, 내 것을 가져가는 이들로 설정하면 괴로운 관계 될텐데,
너희도 살고, 나도 살고, 우리 더불어 같이 살아가자- 하면,
적당히 먹어주렴! 하고 마음에 여유가 조금 더 생겼더랬다.
호미질하는 이 땅 본디 내 것 아니라 여러 생명들 함께 살아가는 터였고,
잠시 빌려 함께 쓰는 처지이니 말이다.
이 땅 뿐만 아니라 밟는 모든 땅이 여러 생명들 본디 살았던 터라는 것 떠올리며,
미안한 마음으로 염치 있게 살아가야지.
서로에게 기대어 빚지는 관계, 서로를 억압하는 빚 아니라,
사랑에 빚지는 관계이기에, 둘레생명들 향해 마음 열어가고,
조금이라도 더 헤아리는 마음 솟아나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