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시적 종말론은 암울한 현실에 처한 이들이 겪은 상황에서 나온 생각이었습니다. 지정학적으로 제국의 지배를 받기 쉬운 곳에 위치한 이스라엘은 앗시리아, 바빌론, 페르시아, 마케도니아, 로마라는 제국의 지배를 받아왔습니다. 제국의 지배가 빨리 끝났으면 하는 바람은 자연스레 묵시적 종말을 자연스럽게 연상했을 것이고, 그런 흐름에서 세례 요한의 세례 운동은 힘 있게 퍼져나갈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문제의 핵심은 하나님의 복수, 제국의 종말이 아니었습니다. 제국이 독점하고 있는 것들 즉, 공의 사유화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었습니다. 예수가 열린밥상공동체를 통해 펼친 하나님나라 운동은 세례요한의 운동에서 패러다임전환을 가져왔고, 예수의 죽음이후 더 힘있게 뻗어갔습니다. 결국 싸움은 제국이 아니라 제국이 만들어낸 질서 그 질서에 내면화되어 가고 있는 자신과의 싸움이었습니다.
지금 여기에서 공의 사유화를 자각하지 못한 체 살아오고 있는 자신을 돌아보는 것, 그것이 예수의 열린밥상공동체를 통해 펼친 하나님나라 운동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여기서 내가 딛고 있는 삶터에서 공적가치를 사유화해도 괜찮다는 속삭임로부터 자유롭게 사는 삶의 실천이 하늘뜻임을 다시금 깨닫습니다. 열린밥상공동체를 통해 서로 비추며 예수는 그리스도라고 고백했던 선배들이 걸어간 삶 이어가야겠습니다.
첫댓글 제국의 종말은 제국을 떠받치는 '제국 신학'의 종말이 있을 때에 비로소 가능합니다. 그래서 바울은 제국 신학의 용어를 차용해 예수에게 적용했던 것이지요. 힘을 숭배하는 제국 신학과 반대되는 것은 바로 하나님의 것을 하나님에게 돌리는 公의 신학입니다. 답글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