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를 자르며
시간에 깃들어 살아온 사람들은 안다
자르고 나면 생기는 경계선 위에
태어나는 것들이 있다는 것을
선을 자르고 종이접기를 했던 그때
모서리를 접고 펴길 수십 번 했던
마법의 순간이 별로 반짝일 때
선은 면을 낳고 면은 원을 낳고
한 걸음 뒤에 서서 보면
결국 돌아올 수밖에 없다는 것을
어떤 삶도 잘라내야 하는 시점이 오면
온몸에 불꽃 튀는 아픔을 견뎌야 한다
그믐달에 등을 기대야 하는 나의 귀가
주문을바로 외운다
- 카르페디엠
직선만 남긴 겨울나무도 꽃눈을 달고
경계선에서 바람 맞서며
내일을 그리며 주문을 외우고 있다
- 시집 『링크를 걸다』-
카페 게시글
현대시 · 시조
링크를 걸다 / 이은수
이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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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14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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