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부터 아침 6시만 되면 특이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
어지간하면 다 참고 넘어가는 성격인데 이 냄새가 좀 특이하고 강하다
음식 냄새인거 같긴한데 된장도 아니고 김치찌개도 아니고
하여간 희한한 냄새가 계속 나를 괴롭힌다.
올빼미 특성상 새벽늦게 잠들어 한참 꿈나라를 돌아다녀할 시간에
그놈의 냄새때문에 계속 잠이 깨니 참 괴롭다 ㅠㅠ
한 2주정도 참다 건물주에게 전화를 했다.
" 사장님 제가 어지간한 냄새는 다 참거든요,,,,저도 냄새 많이 나는 인간이고
어쩌구,,,,근데 이 냄새는 너무 독해요,,,,,,제가 새벽까지 인터넷이랑 야동,,,아니,,
곧 만들 넷플렉스 드라마 원고 집필하느라 늦게 잠들거든요
해결 좀 해주시와요,,,,,통촉하여 주소소 "
알아보겠노라 하시고는 다음날 초코파이 한 상자랑 차가운 아이스아메리카노
한 잔을 들고서는 짜잔 나타나신 건물주님
환풍기 시설이 낡아서 그런거 같다고 봄에 공사해서 고쳐주신단다
그리고 맘씨 좋은 건물주는 그 특유의 착한 목소리로 그 냄새의 정체를 알려주셨다
동남아에서 오신 젊은 부부인데 공장에서 같이 일하신다는
어린아이 둘을 부모님께 맡기고 한국에 와서 열심히 일하는 분들이라고
공장이 외진 곳에 있어서 아침마다 편의점에서 컵라면으로 식사를 하곤 하셨는데
아내분이 위장이 안 좋아지셨는데 자꾸 토하시고
아이들 생각에 우울증까지 걸리셨다고 그래서
착한 남편이 아내가 좋아하는 자기 나라 음식을 아침마다 해주시는 거라고
거기 들어가는 향신료가 좀 강한 냄새가 나는거라고
참 이상해요
다음날도 똑같은 냄새인데 아내를 위해 요리하는 그 외국인 노동자분을
떠올리면 금방 코에 내장된 센서가 자동으로 향기를 내뿜어요
두분 행복하시고 돈 많이 벌어서 고향가서
아이들과 잘 살날이 꼭 올겁니다
얌얌 이놈의 자다 깨서 먹는 초코파이는 왜 이리 맛있는...
첫댓글
후아!
닉도 글도 끌리게 하시는 분
겁나 반갑습니다ㆍ
외국인 부부의 애환을 통하여
인공지능 코를 개발하시다니
대단한 인간애입니다 ㅎㅎ
ㅎ 좋은 마음으로 느끼시니 냄새도 다르게 맡아질것 같습니나
넓은 마음 으로 받아 들이시니 건강에도 뎌움이 되실거예요
그러게요
뭔지도 모르고 고통스럽다가도
사정을 알고나면
이해 못할 것도 없지요
겨울꽃장수님의 마음이
그분들에게도 전해 진다면
더 힘을 내지 않을까 생각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