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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법인 진실의 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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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진실의 힘 간사 이사랑 010-2007-7039 |
산업재해피해가족 네트워크 ‘다시는’,
제9회 진실의 힘 인권상 수상자로 결정
재단법인 진실의 힘(이사장 박동운)은 제9회 진실의 힘 인권상 수상자로 산업재해피해가족 네트워크 ‘다시는’을 선정했습니다. 김용균 투쟁을 통해 가족들이 모이게 되면서 만들어진 ‘다시는’은 산업재해가 발생하면 책임있는 고위직이 처벌받을 수 있도록 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현장실습생 제도 개선 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우리 나라의 2001~2017년 산재 사망자는 모두 40,217명, 연평균 2,365명입니다. 하루 평균 6.4명이 노동 현장에서 떨어져 죽고, 더워서 죽고, 끼어서 죽고, 눌려서 죽은 것입니다. 세계 경제 규모 12위, 국민소득 3만 달러의 성장이라는 한국 사회의 화려한 수치 이면에는 OECD 국가 중 산재사망 만인율(만 명당 산재사망 비율) 1위라는 죽음의 그림자가 선명합니다. 국가인권위원회 최근 통계에 따르면, 이 죽음은 원청 노동자에 비해 하청 노동자의 비율이 훨씬 높습니다. 산업 현장의 위험은 외주화됐고, 가장 힘없고 가난한 이들에게 떠넘겨졌습니다.
‘다시는’의 바람은 하나입니다. “우리 아이들은 돌아올 수 없어도, 다시는 우리와 같은 아픔을 겪는 피해 가족들이 생기지 않기를!” ‘다시는’에 모인 가족들은 ‘산재’로 가족을 잃은 아픔에 주저앉지 않고, 그 죽음의 힘을 되살려 다른 노동자를 살리겠다고 말합니다. 노동이 인간 존엄의 바탕 위에서 이뤄지도록 혼신의 힘을 다해 외치고 있습니다.
‘다시는’을 만든 가족들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죽어간 고 김용균 님의 어머니 김미숙 님의 발걸음이 ‘다시는’으로 이어졌습니다. 김미숙 님은 가슴에 품은 아들에게 “너처럼 죽지 않게, 엄마가 꼭 해낼게” 굳은 약속을 했습니다.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오늘도 길을 나섭니다. 아들의 죽음의 원인을 밝힐 진상규명위원회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며 정부와 회사의 책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특히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의 필요성을 알려내고 28년 만에 이 법의 개정을 이끌어냈습니다. ‘위험의 외주화’ 문제를 우리 사회의 주요한 의제로 만들어냈습니다.
2007년 3월 삼성전자에 다니던 딸 황유미 님을 잃은 황상기 님은 전문 활동가들과 함께 반올림을 만들어 반도체 전자 산업 노동자들의 직업병을 알리고 기업과 정부의 책임을 촉구해왔습니다. 노동자 입증책임을 완화하고, 회사와 정부의 조사 미비, 정보 은폐를 노동자에게 유리하게 해석하도록 하는 대법원 판결을 이끌어냈습니다. 11년의 투쟁 끝에 삼성전자의 예방대책과 안전보건기금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냈습니다. 황상기 님은 “점점 작아지는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함께 내다보면 큰 목소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삼성전자 LCD 전자 공장에서 일하다가 뇌종양에 걸린 한혜경 님은 어머니 김시녀 님과 함께 앞장서 반도체 직업병을 알렸습니다. 10년 넘는 투쟁 동안 산재 판정은 7번 불승인 되었으나, 8번째 산재 재신청 끝에 결국 인정을 받아냈습니다. 삼성의 회유에도 두 사람이 싸운 것은 “다시는 우리 같은 사람이 나오지 않아야 한다”는 다짐 덕분이었습니다. ‘다시는’에 모여 “끝까지, 힘이 닿는 데까지 싸울” 생각입니다.
고교 현장실습생으로 일하러 갔다가 죽음을 맞은 고 김동준(CJ 진천 고교 현장실습생), 고 김동균(군포 토다이 현장실습생), 고 이민호(제주 고교 현장실습생), 고 홍수연(LGU+고객센터 전주 고교 현장실습생) 님의 부모님도 ‘다시는’에 모였습니다. 아들 딸의 비극적 죽음을 통해 고교 현장실습실의 현실을 알게 된 부모들은 죽음을 부르는 현장실습생 제도의 개선을 위해 나서고 있습니다. 학교와 교육부 앞에서 제도 개선을 위한 1인 시위를 하고, 개인 탓으로 돌리는 죽음의 진상규명을 위해 싸웠습니다. 내 아이들은 다시 안아볼 수 없지만, 그 고통의 극한을 알기에 피해자가 다시는 생기지 않기를 바라며 ‘다시는’으로 손을 잡았습니다. 이민호 군의 아버지 이상영 님은 “다시는 우리와 같은 부모가 나와선 안 된다”고 말합니다.
LGU+하청 고객센터(LB휴넷)의 비인간적 노동환경을 고발한 고 이문수 님의 아버지 이종민 님은 아들이 죽은 지 4년 2개월이 지나서야 ‘산재’ 인정을 받았습니다. 한 마디 사과도 없는 회사를 비판하며 아들과 같은 상담원들의 산재 인정 폭이 더 넓어져야 한다는 마음으로 ‘다시는’에 함께 했습니다.
방송 제작 현장의 비인간적인 현실을 고발하며 죽어간 tvN PD 고 이한빛 님의 가족들은 방송노동자들의 노동인권 개선을 위해 노동인권센터를 만들었습니다. 한빛이 죽음으로 말한 것을 지켜주기 위해 가족들은 ‘다시는’을 찾았습니다. 지난 4월 경기 수원의 건설 현장에서 추락해 숨진 노동자 고 김태규 님의 누나 김도현 님은 동생의 허망한 죽음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뛰어다닙니다. “어딘가에서 누군가의 아들과 딸, 누군가의 동생이 또 이렇게 죽고 진실이 감춰질 것을 생각하면, 진상규명은 우리 가족만의 일이 아니라고 확신”합니다. “계속되는 청년 노동자들의 죽음”을 막기 위해 ‘다시는’을 두드렸습니다. |
제9회 진실의힘 인권상 시상식은 유엔이 정한 고문생존자 지원의 날인 6월 26일(수) 저녁 7시, <남산 문학의 집>에서 열립니다.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상장, 상금 일천만원을 드립니다.
진실의 힘 인권상 심사위원회는 산업재해가 이미 개인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구조적으로 깊이 뿌리내린 제도적 폭력에 가깝다는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2001~2017년 산재 사망자는 모두 40,217명, 매년 평균 2,365명이 죽었습니다. 하루 평균 6.4명이 가족들을 부양하기 위해 일하러 나간 일터에서, 삶을 지탱하고 이 국가를 뒷받침해온 노동의 현장에서 떨어져 죽고, 더워서 죽고, 끼어서 죽고, 눌려서 죽은 것입니다. 통계에 잡히지 않은 죽음까지 포함하지 않더라도, 도대체 세계 어느 곳에서, 어떤 분쟁지역에서, 어떤 사고현장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이 동일한 유형의 사고로 죽는 일이 있을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세계 경제 규모 12위, 국민소득 3만 달러의 성장이라는 한국 사회의 화려한 수치 이면에는 OECD 국가 중 산재사망 만인율(만 명당 산재사망 비율) 1위라는 죽음의 그림자가 선명합니다. 국가인권위원회 최근 통계에 따르면, 이 죽음은 원청 노동자에 비해 하청 노동자가 훨씬 높은 비율을 보입니다. 산업 현장의 위험은 외주화됐고, 가장 힘없고 가난한 이들에게 떠넘겨졌습니다. 우리 사회는 산재를 피해자 개인의 부주의나 실수 탓으로 돌리거나, 기껏해야 일부 사업장과 사용자의 잘못으로 발생하는 ‘사고’로 생각합니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사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죽음에 대해 잠시 슬퍼할 뿐, 또 다른 죽음을 막기 위한 구조적 문제 앞에서는 모두 눈을 감고 입을 다뭅니다.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 제도적 장치는 답보상태이거나, 기업 이윤을 위한 규제 완화라는 이름으로 무력화되는 현실입니다.
심사위원회는 매년 2천 명이 넘는 이들이 일터에서 죽어 나가는 지금, ‘다시는’이 자신들이 직접 겪은 고통과 슬픔, 희생을 마중물로 또 다른 죽음을 막기 위해 모였다는 점에 존경과 감사를 보냅니다. 올해 새로 만들어진 단체이지만, ‘다시는’ 구성원이 힘겹게 쌓아 올린 투쟁의 궤적은 우리 모두를 숙연하게 합니다. 아들의 처참한 죽음 앞에서, 딸의 고된 투병 앞에서 했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가족들은 노동시장의 구조적 문제 해결을 촉구했습니다. 자본과 국가의 협공에 고립된 채 외로운 싸움을 벌여야 했던 가족들은 ‘다시는’을 만들어냈습니다. ‘다시는’의 바람은 하나입니다. “우리 아이들은 돌아올 수 없어도, 다시는 우리와 같은 아픔을 겪는 피해 가족들이 생기지 않기를!” ‘다시는’에 모인 가족들은 ‘산재’로 가족을 잃은 아픔에 주저앉지 않고, 그 죽음의 힘을 되살려 다른 노동자를 살리겠다고 말합니다. 노동이 인간 존엄의 바탕 위에서 이뤄지도록 혼신의 힘을 다해 외치고 있습니다.
심사위원회는 ‘다시는’이 던지는 간결하고도 강력한 외침에 우리 사회가 응답하기를 촉구합니다. 진실의 힘 인권상 심사위원회는 한국 사회가 노동자의 안전과 목숨을 대체가능한 소모품처럼 취급하며 경제발전을 이룩하고 또 그렇게 지탱해온 시스템에 주목합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땀 흘리며 이만큼의 경제발전과 민주주의를 이뤘습니다. 하지만 이 경제발전과 민주주의에 ‘노동’은 부재했다는 사실과 49년 전 전태일 열사가 죽음으로 우리에게 남긴 말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사실을 우리는 뼈아프게 새깁니다.
지난해 12월 말, 28년만에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이 이뤄졌습니다. 수많은 노동자들, 그리고 고 김용균의 죽음과 맞바꾼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4월 발표한 산업안전보건법 하위법령 개정안도 원청 책임의 부족, 도급 승인 직종 제한은 그대로입니다. ‘죽음의 외주화’를 실질적으로 멈추게 하겠다는 정부의 다짐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기업살인”을 막기 위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안전장치 없이 극단적 노동현장에 투입되는 특성화고 현장제도의 근본적 개선 등 더 이상의 죽음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제도개혁은 갈 길이 멀기만 합니다.
하루에도 6명 이상이 일터로 나갔다가 다시 돌아오지 못하는 현실을 대통령과 국회는 왜 방치하고 있는지, 우리가 바라는 민주주의의 모습이 과연 이러한 것이었는지, 이대로 가도 되는 것인지를 ‘다시는’의 진실의 힘 인권상 수상을 계기로 책임 있는 이들이 대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진실의 힘 인권상
재단법인 진실의 힘은 ‘6.26 고문생존자 지원의 날’을 맞아 “상상하기조차 힘든 고통을 인내해온 고문과 국가폭력의 생존자들에게 존경을 표하기 위해” 인권상을 만들었습니다. 2011년 첫 수상자는 서승(71년 재일교포유학생간첩단 사건으로 19년 복역), 제2회 수상자는 김근태 의원, 제3회 수상자는 인권변론의 길을 걸어온 홍성우 변호사, 제4회 수상자는 버마(미얀마)의 최장기 양심수 우윈틴 선생과 우윈틴 재단입니다. 제5회 인권상은 강기훈 씨로 선정되었고, 제6회 인권상 수상자는 문경 민간인학살 생존자 채의진 선생과 시사IN 기자 정희상 씨, 제7회 인권상 수상자는 인도네시아 1965/66 학살의 생존자들이 진상규명과 피해자 재활을 위해 만든 YPKP 65와 베드조 운퉁 대표이며, 제8회 수상자는 형제복지원 피해생존자 모임 한종선 대표입니다.
제9회 심사위원회는 심사위원장 정연순(변호사), 심사위원 곽은경(국제사회적경제협의체(GSEF) 사무국장), 김선주(언론인), 이근행(MBC 시사교양본부장), 박명림(연세대), 이삼성(한림대), 임민욱(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조용환 진실의 힘 이사와 지난 해 인권상 수상자 한종선 대표로 구성되었습니다. <끝>
문의 : (재)진실의 힘 간사 이사랑 010-2007-70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