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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청빙과 재 신임 그리고 사역평가 : 제 2기 이헌주 목사
안 해용 목사님이 재 신임을 받지 않겠다는 의사표명과 함께 사표를 제출하자, 교회는 운영위원회를 중심으로 너머서 제 2대 목사 청빙을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갑니다. 지난 번 부록으로 실어드린 목회자 청빙 보고서에 정리되어 있는 바와 같이 상당기간의 내부 소통과 미션 스타디, 설문 조사 등을 통하여 청빙 목회자에 대한 기본 자료에 대한 정리가 완료된 후에, “청빙 위원회 시행세칙” 에 따라 각계 각층의 교인 대표자로 구성된 너머서 제 2대 목회자 청빙 위원회를 (위원장 : 최우돈 장로 ) 구성하여 청빙에 대한 전권을 부여합니다. 동 “청빙 위원회”는 약 3개월에 걸친 청빙 활동을 통하여 2013년 11월 17일 총 여섯 분의 청빙 지원자 중에서 최종적으로 이헌주 목사를 차기 너머서 담임목사로 교인총회에 추천 하였고, 이 헌주 목사는 같은 날 교인들과의 질의 응답을 거쳐 교인 총회에서 2/3 이상의 찬성을 얻어 2013. 12.1 일에 너머서 교회 2대 목사로 취임하였습니다. 이제 너머서는 개척 6년 만에 안해용 목사의 1기 사역의 종료와 함께 리더쉽이 교체 되어 이 헌주 목사를 선장으로 하는 너머서 2기 사역이 시작되었습니다.
이 헌주 목사의 취임에 앞서 저는 개인적으로 이 목사님께 한가지 부탁을 드렸습니다. 그 내용은 취임 후에 어떤 변화가 필요 하다고 생각 되는 부분이 있더라도 너무 조급 하게 변화를 시도하지 말아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심지어 6 개월 동안은 아무 것도 바꾸지 말고 전임자가 하던 대로 했으면 좋겠다 라고 까지 말했습니다. 새로운 목회자가 부임하면 우선 전임자의 색깔을 지우고, 자기 색깔을 만들고자 하는 유혹에 노출되기가 쉽고, 그로 인한 다른 여러 교회의 부 작용을 적지 않게 목도해 왔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이 때 너머서의 분위기는 목사는 교체 되었지만 성도들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전임 목사에 대한 사랑과 영향력이 생생하게 살아 있었기 때문에 섣부른 변화의 추구는 오해를 사기가 쉽고 , 다분히 역풍과 반감의 소지를 안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목사는 부임 초기에 애찬을 성찬으로 바꾸려는 시도를 하다가 한 번 , 좌절을 맛 보았으나, 이 부분에 대해서는 비교적 저의 제안을 잘 준수해 주었습니다.
2기 사역에서 이헌주 목사가 취임 후 가장 많이 중점을 둔 분야는 “세계선교” 입니다. 교인들에게 세계선교의 중요성을 인식시켰고, 취임 첫 해부터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매년 교인들과 함께 단기 선교 팀을 꾸려 태국의 메솟 지역에 미얀마 난민들을 위한 단기 선교를 시행 하였습니다. 또 목사님 개인적으로 미얀마 선교 후원회도 만들어서 이 선교사역에 헌신 하였습니다. 특히 교인들과 함께 한 단기선교는 항상 이 목사님이 직접 앞장을 서서 열정적으로 현지인들을 섬겼기 때문에 교회나, 같이 동행한 지체들에게 상당한 영적 도전을 주었고, 너머서가 단기선교로서는 어느 교회보다 모범적인 사역을 수행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또 목사님의 권유에 따라 세계선교에 별로 관심이 없던 성도들 중 에서도 개인적으로 현지의 선교사역을 후원하는 분들도 더러 생겨 났습니다. 그러나 이 사역은 재정적인 측면에서, 교회의 능력에 비하여 비용이 과도하게 소요된다는 점이 꾸준히 지적 되었습니다. 본 재정과 분리된 “선교.구제” 분야의 재정의 사용에 있어서 각 부문별 균형을 유지 하기가 힘들어 지게 된 것입니다. 이처럼 해외 선교 한 분야에 만 과도 하게 재정이 편중 사용되는 것에 대하여 문제의식을 가진 성도들에 의하여 이 사역에 대한 속도 조절론이 제기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목사님과 제대로 의견조정이 잘 이루어지지 못하여 , 약간의 불협화음이 나타나기 시작하였습니다. 세계선교는 참으로 중요한 사역이고 , 또 교회로서 꼭 해야 할 의미 있는 사역이었지만 목사와 성도들 간에 이견 조정의 실패로 조금은 빛이 바랜 감이 있는 것은 참으로 아쉬운 일이었습니다.
또 이 헌주 목사가 취임 6 개월 만에 마주하게 된 문제가. 예배처소 이전 문제였습니다 그 동안 우리가 사용하고 있던 풍산 중학교에 목회자가 변경 되었다는 통보를 하기 위하여 교장 선생님을 면담하러 갔을 때, 교장 선생님은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우리가 매주 예배 장소로 사용하고 있던 강당을 비워 달라는 요청을 하셨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교육청 방침에 의거하여 더 이상 공립 학교 건물에 대한 임대 자체가 불가능 하다는 설명이었습니다. 그 때 우연히 페북을 통하여 우리 교회 소식을 접한 씨앗 교회 목사님이 씨앗 교회 예배당을 공동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먼저 제안해 주셨습니다. 참으로 “여호와 이래의 하나님” 이셨습니다. 여러 차례 내부적인 토론을 거쳐 이 제안을 받아 들이기로 하여, 2014년 11월 4일부터 씨앗 교회와의 예배장소 공유가 시작되었습니다. 사실 그 당시 너머서로서는 별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이에 따라 주일 예배시간은 씨앗교회가 오전에 사용하고, 우리는 오후 세시로 바뀌어 지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또 한번, 한번도 가보지 아니한 길을 하나님의 인도 하심을 믿고 가기로 하였고, 씨앗교회도 여러 가지 면에서 많은 배려를 해 주었습니다. 이로서 6년 8개월 간의 너머서 교회의 학교 강당 예배 시절이 종료 되고, 약 6 개월 정도의 짧은 기간 동안의 예배당 건물 공유가 시작되었습니다. 이처럼 너머서는 교회 건물에 관한 한 실로 다양한 경험과 체험을 가진 교회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주일 예배를 오후 세시에 시작 하다 보니 교회 공동체로서 가장 중요한 “성도간의 교제”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오후 세시에 예배가 시작되기 때문에 예배를 마치면 저녁 준비 때문에 각자 집으로 돌아 가기가 바쁘고, 이에 따라 물리적으로 성도들 간에는 식사 한 끼도 같이 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건물 없는 교회” 라는 가치와 공동체의 핵심인 “ 성도의 교제 “ 라는 가치가 서로 충돌하게 된 것입니다. 우리 교회는 둘 중에 하나를 선택을 해야 할 상황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하여 목사님과 운영위원장을 ( 신용식권사 ) 비롯한 일부 성도들을 중심으로 오랜 생각과 고민을 거쳐 일단은 “성도의 교제” 가 더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고 다시 예배처소의 이전을 고려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교육청의 방침에 의하여 공립학교 건물은 더 이상 임대가 불가능한 상황이고, 사립학교 사용은 “가성비” 문제가 있으며, 예배 건물의 공유도 한계에 부딪친 이상 교회로서는 전용 공간 임대 문제를 새로운 해법으로 테이블 위에 올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이에 운영위원장 신용식 권사님을 비롯한 집행부는 교회 건물을 공간이 필요한 이웃과 적극적으로 공유 한다는 전제 하에 예배 전용 공간을 임대 하는 방안으로 일을 추진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모든 일이 그러하지만 무엇보다도 이 문제는 교인들 전체의 이해와 합의가 중요한 사안이었습니다 이 문제가 공론에 부쳐지고, 교회가 처한 상황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통하여 성도들의 이해를 구하는 한편, 열띤 토론을 통하여 성도들의 의견도 적극적으로 수렴하였습니다.
사실 예배 전용 공간을 임대에는 두 가지 장애가 가로 막고 있었습니다. 우선은 정서적인 문제였습니다. 사실 “건물 없는 교회” 는 시작부터 너머서의 상징이요, 트레이드 마크였습니다. 그리고 7년 이상 이 가치를 유지하기 위하여 성도들이 많은 노력을 경주해 왔습니다. 많은 불편함을 감수 한 것은 물론이고, 예배에 적당한 공간을 확보하기 위하여 학교는 물론이고, 일산과 파주지역 공공건물은 안 찾아 다닌 곳이 없었습니다. 이를 의하여 해외에서나 있을 법 한 교회 건물의 공유까지도 시도한 우리교회가 이제 와서 이 가치를 지키기 위한 모든 노력을 포기하고 임대로 들어 간다는 것이 성도들의 정서 상 수용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또 다른 하나는 보증금을 포함한 임대 비용 문제였습니다. 앞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너머서는 시작부터 건물을 포함한 교회의 미래에 대비하여 자금을 따로 비축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씨앗 교회로 옮겨 오면서 부터“ 지역사외 섬김 준비금 “ 이란 명목으로 매달 백 만원의 자금을 비축하고 있었습니다. 공간 임대가 공론화 될 당시에는 약 5-6백 만원 정도의 자금이 비축되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러나 이 금액은 전용 공간을 임대하기에는 터무니 없이 부족한 금액이었습니다.
그러나 상당 기간의 예배 전용 공간 임대에 대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서 대다수의 성도들 간에 공감대가 형성되자 2015년 8월 1일 부터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현 교회 전용 공간을 임대하게 됩니다. 너머서가 시작 된지 약 7년 4개월 만에 처음으로 너머서는 교회 전용의 예배 공간을 갖게 된 것입니다. 물론 모든 성도들 전원 다 동의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일부 성도들은 끝까지 반대 의사를 굽히지 않고, 공간 임대가 다수 결에 의하여 결정 되자 교회를 떠난 가정도 있습니다. 교인들의 교회에 대한 의사 결정은 교인들의 책임을 수반하는 것입니다. 즉 경제적인 부담도 함께 하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모든 성도들이 한 마음으로 자원 하여 필요한 경비를 기쁨으로 감내하였습니다. 보증금을 포함하여 건물이전에 필요한 비용은 약 사천 만원 정도였습니다. 이를 각 가정에서 성도들의 능력에 따라 자발적으로 부담하여 현재의 공간이 확보된 것입니다.
이 공간은 마침 키즈 카페를 하던 곳으로 , 최대한 인테리어 비용을 줄이는 방법으로, 원형을 살리면서 추가 비용을 최소화 하는 하는 방향으로 지금의 교회 공간이 만들어 졌습니다. 이 일을 추진 하면서 얻어진 교훈이 하나 있습니다. 하나님의 역사는 언제나 일관된 원칙이 있다는 것입니다. 기도하고 최선을 다하면 이루어 주시되 절대 남도록 주시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마련된 헌금은 그야말로 공간 임대와 제반 설비를 위한 비용으로 남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딱 필요한 금액 만큼 이었기 때문입니다.
2018년 초부터 이 헌주 목사님과 어린아이가 있는 가정을 중심으로 일부 성도들에 의하여 교회학교 독립 문제가 제기 되었습니다. 어린이 주일예배를 성인예배와 분리해서 체계적인 어린이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었습니다. 어린이 들이 많이 늘어남에 따라 교회 내의 작은 어린이 교육공간이 전체 어린이들을 수용하기에 는 한계를 드러낸 것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우리 너머서는 “ 온 가족이 함께 드리는 예배 “ 라는 가치를 창립 때부터 유지해 온 교회입니다. 성인들과 어린이들이 함께 예배를 드리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해 온 교회입니다. 당연히 찬,반 양론이 생겼습니다. 목사님 내외 분이 분리에 가장 적극적 이셨고, 어린아이를 가진 부모들도 대부분 분리에 찬성하는 기류가 강했지만, 처음부터 함께 드리는 예배를 철학으로 가지고 있던 시작 세대들은 교회 철학과 가치가 훼손된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기류가 강했습니다. 또 이 시작 세대들은 함께하는 예배를 통하여 어린 자녀들의 신앙 성장을 경험해 온 세대들 인지라 ,그들의 경험 때문에도 반대기류가 강했던 것 같습니다. 서로간의 이견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결국 이해 당사자들인 어린 아이를 가진 젊은 부모들의 의견을 존중하는 것이 순리라는 의견이 힘을 얻어 마침 교회 옆 건물에 있던 “한 살림 사무실” 건물에서 2018년 3월 4일 너머서 최초로 어린이 예배가 성인 예배로부터 분리되었습니다. 이 예배는 약 3개월 간 진행 하다가 지난 6월 목사님 사임 이후, 현재는 잠정 중단 상태에 있습니다. 새로운 목사님이 청빙 되면 교회 학교에 대한 방향과 함께 주일학교 분리 예배에 관해서도 본격적으로 논의하게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이헌주 목사의 2기 사역에서 있었던 중요한 사역의 개요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2기 사역을 되돌이켜 생각해 보면 아쉬움이 진하게 남습니다. 사실 전임목사의 영향력이 강하면 강할수록 후임자가 적응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특히 전임자와 교인들이 함께 정립해 둔 어떤 가치나 철학이 분명하고, 목회의 틀이 완전히 잡혀있을 때는 후임자에게는 제약과 제한이 많게 됩니다. 후임자가 어떤 가치나 틀에 일정 부분 변경을 가하고자 할 때 할 때, 구성원들의 저항이나 의견 충돌이 생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너머서가 그런 교회입니다. 더구나 너머서 교회는 그 철학과 가치를 목사 혼자서 만든 것이 아니라 , 수 많은 스터디와 토론을 통해서 교인들과 함께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더욱 더 그러했습니다. 그래서 초대 개척 목사가 만들어놓은 가치를 계승해야 함과 동시에 자신의 목회 철학도 함께 구현해 내고 싶은 후임 목회자로서, 이헌주목사님 나름대로의 고충이 대단히 많았을 것임은 쉽게 짐작할 수가 있는 일입니다. 또 너머서 교회는 정관을 포함한 중요한 가치나 철학을 변경하기 위해서는 삼분의 이 이상의 찬성이라는 처음부터 견지해 온 룰이 있습니다. 목회자가 자신의 의견이 있다고 할지라도 그 실행 과정에 있어서는 성도들과의 오랜 설득과 소통과 기다림의 과정을 필수적으로 요구하는 민주적 교회 운영을 그 기조로 가지고 있는 교회입니다. 다소 저의 주관성이 개제되어 있겠지만 이 헌주 목사는 약간은 자기 주도적이고, 상당부분 업적과 성과를 중요시하는 목회자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너머서와 같은 이런 교회의 목회를 한 번도 경험 한 적이 없었고, 늘 목회자 주도형 교회에서 목회 경험을 쌓아온 분입니다. 물론 너머서 전체의 가치와 철학에 기본적으로는 동의를 하고 왔지만 이런 부분에서 성도들과의 이견이 자주 노출 되고 부딪힘이 있었습니다. 목회자 개인의 성격, 목회 성향이나 방향과 교회의 스타일 사이에 불 일치가 , 결국 재 신임을 계기로 표면화 되기 시작합니다.
2018년 4월 , 이 헌주 목사는 재 신임 절차를 논하는 운영위원회에서 “ 재신임 제도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란 단서를 달고, 대략 이런 요지의 문제를 제기하였습니다. 이 때는 정관의 규정에 의하여 재 신임 투표 실시를 7개월 정도 앞둔 시점이었습니다. 첫째, 너머서 교회는 ( 대부분의 건작연 교회 포함 ) 민주적 교회 운영원칙에 따라 운영위원회나 교인총회가 제반 결정을 하고 ,목회자는 교회가 결정한 사항에 대하여 목회적으로 실행하는 구조인데 왜 목회자에게만 “ 재신임 “ 이라는 절차에 의하여 모든 책임을 지우는가 . 둘째는, 책임을 진다는 것은 그에 상응하는 권한이 부여 되어야 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한다면, “ 재신임” 에 의한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 목회와 운영의 분리 “ 원칙에 의하여 목회자에게 목회분야에 대해서는 최종적으로 결정할 권한을 부여 하고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 타당하지 아니한가. 라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더하여 현재 너머서 교회는 평신도 리더쉽인 장로의 영향력이 너무 커서 목회자의 정상적인 목회가 어려우니 현재의 장로는 조기 은퇴하되, 후임 장로의 선출도 당분간 보류하자는 제안을 하였습니다. 또한 현재 장로가 운영위원회의 멤버로 참석하게 되어있는 운영위원회의 운영방식도 재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주위에 간접적으로 피력하게 됩니다. ( 너머서 정관에는 목사와 장로는 운영위원회에 참석하여 발언할 수는 있으나 의결에 참여할 권한은 없습니다. ) 그리고 이런 제반 문제들이 해결 되지 않으면 이 번 “재 신임” 을 재고할 수도 있다는 것을 저와 운영 위원장 그리고 몇몇 사람에게 간접적으로 전달하였습니다.
목사의 이런 문제 제기와 제안은 교회에 상당한 파장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재 신임에 대한 문제 제기는 이 제도를 고수 하기 위하여 재 신임 제도 자체를 막고 있는 교단까지도 탈퇴한 너머서 교인들에게 있어서, 교회의 정체성과 철학을 건드리는 문제였기 때문에 교회는 예민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었고, 특히 목사가 제기한 장로의 조기 은퇴 문제는 감정적으로 상당한 폭발력을 가진 이슈였습니다. 왜냐하면 최우돈 장로는 이 목사가 조기은퇴 문제를 제기하기 한 달 전인 2018년 3월 운영위원회에서 이미 재 신임 목사의 새로운 임기가 시작되는 시점을 고려하여 당년 11월 말일 부로 조기 은퇴 의사를 밝히고, 이 일정에 맞추어서 후임 장로의 선출도 준비해 달라는 요청을 해 둔 바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목사가 자신의 재 신임을 걸고 이미 기정 사실화된 11월의 장로 조기 은퇴를 6 개월 더 앞당길 뿐만 아니라 , 후임 장로의 선출도 상당 기간 보류하자는 주장까지 하게 되자, 일부 성도들은 목사님의 주장 이면에 어떤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 것입니다. 목회자에게 목회 분야에 대한 결정권을 달라는 주장과 함께 현임 장로의 조기 은퇴 , 더 나아가서 후임 장로 선출에 대한 보류 주장까지 일련의 제반 사항을 종합해 볼 때 , 이런 주장의 이면에는 우리교회가 그토록 “금기시” 하고 있던 목회자 일인에게 권한이 집중되는 “ 목회자 중심주의 “ 적 권위주의 목회로 회귀 하고 싶어하는 의도가 들어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합리적인 의심을 가지게 된 것입니다. 특히 창립 초기부터 교회를 위하여 헌신해 왔고, 이미 5-6 개월 후에 자발적으로 조기 은퇴를 선언한 평신도 리더쉽에게 그 은퇴를 더 앞당기라고 주장하는 목사에 대한 감정적인 반발도 그 수위가 점차 강해졌습니다. 이에 반하여 한편으로는 목사님의 의견에 동조하여 최대한의 예우를 갖추어서 장로의 조기 은퇴를 실현 해야 한다는 일부 성도들의 의견도 있었습니다. 정관 개정과 장로의 조기 은퇴문제, 그리고 이 목사님의 재 신임과 연관된 문제 제기 등을 두고 밴드와 오프라인 미팅을 통해서 치열한 토론과 활발한 의견 개진이 이루어 졌습니다. 그러나 , 특별히 교회를 처음부터 시작한 세대와 , 후에 합류한 세대 사이에 가면 갈수록 서로간의 이해와 공감대가 넓어가기 보다 점점 감정적인 골이 깊어져 가는 양상으로 상황이 전개 되었습니다. 우리의 미성숙한 토론 문화와 신앙인격이 이 흐름에 일조를 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사실은 제가 제 스스로 조기 은퇴를 결심한 배경도 이헌주 목사의 지적과 동일한 문제 의식의 연장선 상에 있는 것이었습니다. 너머서 초창기부터 10년 이상을 장로로 봉사 하면서 의식적이던 , 무의식 적이던 또 긍정적이던, 부정적이던, 제 자신의 영향력이 교회 내에서 너무 커졌다는 사실을 제 자신이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교회의 제반 사항에 대하여 교우들이 저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았고, 이 말은 또 또 다른 면으로 말하면 제가 교회내의 원활한 의사소통에 방해가 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런 분위기에서 특히 교회 개척 이후에 우리와 합류한 분들 중에는 소통이나 의사결정에 있어서 본인의 의견 보다는 장로의 눈치를 보거나 , 공식회의 석상에서도 장로가 낸 의견에 대하여 반론이 있음에도 선뜻 제기하지 못하는 일들이 있다는 것을 감으로 느끼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제 나름대로는 어떤 사안에 대하여 제가 먼저 의견을 제시 하는 것을 최대한 자제하는 동시에 적어도 저로 인하여 공식적인 의사 결정 라인이 무력화 되거나 왜곡되지 않도록 한다는 한가지 원칙은 지키고자 노력하였습니다. 그 당시 교회의 상황에서 저의 역할과 영향력을 가장 합리적이고 공식적으로 줄이는 방안은 조기 은퇴가 최선이라는 결론을 내렸고, 그 시점을 차기 목사가 취임하는 시점으로 잡았던 것입니다.
다른 한 편으로, 이헌주 목사 입장에서 자신의 재신임을 계기로 하여 제기한 문제인 교회에 대한 장로의 영향력이 너무 커서 자신도 목회 과정에서 장로의 눈치를 많이 보았고 , 그로 인해 정상적인 목회를 하기가 어려웠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저 역시 공감이 가는 바가 있습니다. 사실 취임 초기에는 당연히 이런 문제가 생길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처음 청빙 되어온 목사에게는 주위에 모두가 처음 대하는 낯선 사람들 뿐입니다. 장로는 이미 기존의 신자들과 10년 이상의 친분을 쌓은 사람입니다. 당연히 처음에는 목사보다도 장로의 영향력이 더 클 수 밖에 없습니다. 장로가 “ 갑 “ 인 셈이겠지요. 또 청빙된 목사는 교인들과의 공식적인 관계 외에 서로가 더 깊이 알아가고 친밀감을 쌓아가는 과정도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저도 처음 2-3년 간은 제가 적극적으로 목사님 편에서 교인들과의 의견 조율을 감당한다는 원칙을 견지해왔고, 소통의 문제로 교인들과 목사 사이에 의견대립이 있을 때는 대부분 목사님 편에서 이견 조율을 하고자 의식적으로 노력을 많이 했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이야기가 목회 초기에는 얼마든지 나올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하지만 , 5년이라는 임기를 마치는 시점에서 까지 장로 때문에 아무것도 못했다 라는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에 있어서는 목사의 역량과도 관계가 있다고 생각이 되고, 또 다른 의미에서는 이 문제는 목사 자신이 감당해야 할 몫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목사는 한 주에 한번 공식적으로 설교 권을 보장 받고 있습니다. 한국교회에서 목사가 모든 것을 내려 놓았다고 할지라도 목사가 설교를 통하여 교인들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은 지대한 것이기 때문에 그 역량에 따라서 얼마든지 목사는 장로의 영향력을 능가할 수 있는 방편을 확보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2018년 4월 3일 이 목사의 요청으로 교회에서 저와 운영위원장인 이상오 집사, 신용식권사 , 이준희 집사와의 비 공식적인 막후 회동이 있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교회의 현안 문제의 해결을 위하여 저는 이목사가 주장하는 조기 은퇴를 받아 들이고, 이 목사는 처음 일정대로 공청회를 거쳐 재 신임 절차를 밟기로 합의가 이루어졌습니다. 그 당시의 저의 판단은 목사의 재 신임 거부가 가지고 올 수 있는 여러 가지 교회내의 파장과 혼란 그리고 그로 인한 성도들에게 돌아가는 영적인 피해 등을 고려할 때 제가 목사님의 주장대로 더 일찍 조기 은퇴를 하는 것이 교인들에게 돌아가는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저는 2018년 4월 10일, 주일 예배 후에 당일 부로 저는 교회 앞에 공개적으로 장로 직분의 전격적인 조기 은퇴를 선언하면서, 조기은퇴의 공식적인 이유를 제가 젊은 분들과의 소통에 장애가 되는 것 같아서 라는 것으로 공식 정리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표면적인 수습과 정리에도 불구 하고 , 그 동안 돌출된 여러 가지 문제의 진상과 , 이면에 가리어져 있던 상황들이 점차 교회에 알려지면서 교인들의 실망감도 커져갔고, 점차 이목사의 재 신임도 교인 총회에서의 통과를 장담 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결국 이헌주 목사는 5월 13일 재신임 공청회 자리에서 교회에 대한 성토와 함께 일방적으로 재신임 포기를 선언하고, 결국은 임기 5 개월을 앞당겨 6월 말 일자로 조기 사임을 하셨습니다. 좋은 만남도 중요 하지만 아름다운 헤어짐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깨우쳐 준 사건이었습니다. 이후 목사의 사임과 함께 일부 성도들의 이탈이 발생하고, 교회는 혼란과 함께 깊은 상처를 입게 됩니다. 아마도 이 일은 우리 교회의 역사에 있어서 가장 아픈 역사의 한 페이지로 남게 될 것입니다. 저 역시 자의든, 타의든 이 사태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는 책임 있는 당사자의 한 사람으로서 지금까지도 이런 결과에 대한 여러 가지 고뇌와 책임의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 당사자인 목사는 사임했지만, 이 사건의 중심에 서 있었던 또 다른 한 당사자인 저는 아직 이 교회에 남아있습니다. 아내가 이 교회에 왜 꼭 당신이 있어야만 하느냐고 물었습니다. 아직은 내가 이 교회에 있는 것이 없는 것 보다는 너머서 교회에 실보다 득이 더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 책임 “ 이라는 단어에 모든 것을 묻어버리고 떠나고 싶을 때도 있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남아 있는 것이 떠나는 것 보다 더 힘들고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저는 떠나는 것도 책임을 지는 한 방법이지만 남아있는 것도 또한 책임을 지는 한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현 시점에서의 너머서 교회는 목사 부재의 상태로 5 개월 째를 맞고 있습니다. 현재는 한명석 집사를 비대 위원장 겸 청빙 위원장으로 하여 목사 없는 교회를 자체적으로 운영 하면서 남아있는 교인들의 총의를 모아 우리들과 같은 비젼과 같은 방향으로 함께 할 수 있는 새로운 목사님의 청빙 작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청빙 완료 목표 시점을 내년 3월 말 정도로 계획하고 서두르지 않고 하나님의 뜻을 찾고 또 물으면서 차근차근 작업을 진행해 갈 것입니다. 이 과정들을 통하여 하나님을 향한 우리의 신앙을 더욱 더 성숙한 모습으로 다져가고 있는 하나님으로 인하여 감사를 드립니다. 더 나아가서 우리 성도들 모두를 책임성과 역사성을 겸비한 자립 신앙의 큰 용사들로 키워가실 하나님을 기대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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