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 개
최 낙 인
남강 물 거슬러 올라
사백여년 전 의암에 다다르니
왜적들에 짓밣힌 우리네 진주성은
생채기투성이로 가쁜 숨 몰아쉬고 있었다
마각이 스쳐간 자국 자국마다
널브러진 시체 더미에 비명은 아수라장인데
밤하늘 별빛 따라 바람 한 줄기 흐르더니
광풍 속에 여린 등불 한 가닥 비춰오고 있었다
오! 신이여,횃불이여,구원의 생명이어라!
열여섯 조국의 딸 논개의 거룩한 모습이었다
나래 편 아롱진 춤사위는 절의의 단심이었고
적장 끌어안은 깍지 손 투신은 분노의 충심이었다
나는 촉석루에 올라
의암(義岩)을 휘돌아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면서
조선을 지켜낸 투혼의 의녀(義女)님을 우러렀지만
오늘날 국혼 잃어가는 조국의 모습들에 가슴이 저몄었다
첫댓글 우국의 심경에 공감합니다.
코로나로 문학회 행사들도 사라지니 최 형 만난 지도 몇년이 되었군요.
건강하시길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