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온지 4개월,, 뭔가 일어날듯 일어나지 않는 이 폭풍속에 허전함. 허탈감, 무가치감.
이런것을 한 두번 느끼는것도 아닌데, 다시 맛보는것이 마음이 더 아프다,
조금은 변화한 나를 보고 싶었나보다. 조금은 당당해진 나를 보고 싶었나보다, 조금은 나의 오랜습성에서 벗어나있는 나를 보고 싶었나보다.
늘 불안속에서 뭔가 존재감을 찾기 위해 허둥지둥, 잠시동안의 안도감으로 세상을 모든 것을 얻은 착각속에 지속될 수 없는 안도감에 다시 난 허탈감으로 빠져들고,, 이 모든것이 내가 느끼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느끼는것임을 알면서도 그 속에 나를 못 건져내온다.
그 속에 못 건져내옴을 본다면 난 아직도 여전히 못 나온건 확실하다. 하지만 그것을 보는것은 조금은 걸어 나온 것이 아닌가?
그럼에도 난 후자보단 전자를 선택한다. 그래서 다시 무가치해진 나로 있는다.
참으로 오랜 족세다,, 참으로 나이고 싶으나, 끝도 없는 탈출과 끝도 없는 구속속에 이제는 어느것이 탈출인지 어느 것이 구속인지,
어느 것이 나이고, 또 어느것이 내가 아닌지도 혼란스럽다.
이런 불편함에 만남의 기쁨도 나눔의 행복도, 순간을 버리는 내가 있다. 내가 아쉽다, 무지 아쉽다. 정말로 아쉽다.
이런 나를 내가 안아준다. 나의 위로자가 나인 것에 감사하다.
얼마나 사랑받으려 애쓰고, 그 애씀이 싫어서 이젠 뭔가라도 당장 채우려고, 바둥되지 않으려고 애쓰고, 그 애씀이 또 하나의 사랑받으려는 오랜 습성일까 두려워 애쓰면서도 예전의 애씀이 되지 않으려고 조심하고, 자신이 무언가를 탈출하려하면서도 그 탈출이 힘듬에도 불구하고, 이 탈출이 잘 되어가고 있는것은 아닌가 하는 불안감을 갖고 온전히 애쓰지도 못하고, 조심스러워 하는 나,,
그래, 정희야,, 너의 수고, 너의 아픔, 너의 바램, 내가 다 안다,
어느 누구와도 대화해도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을 내가 채우고 싶구나. 나의 채워짐으로 너가 가득해진다면 ,,
좋겠구나, 이제 누구를 찾아 헤매지도 않고, 헤매이어도 가질 수 없는 허탈감에 시달리지않아도, 이젠 너 곁에 있는 나로서 채워지는 가득함을 맛 보렴.
교육을 마치고 꿈을 꾼다. 몇년간 계속되는 꿈..맨날 폭풍속에서 생존과의 결투로 싸운다. 그리고 결국 못 얹는 허전함을 맛보았던 꿈이었는데 난 이제 주인공이 아니라 조연이다. 꿈을 꾸고나서 애씀과 허탈감보다는 깊은 가슴속에서 약간의 희망으로 난 기뻤다.
이제 엄마가 느끼는 감정을 내가 느끼지 않음에, 이젠 나와 엄마가 구별됨에, 또,, 고생하는 엄마에 대한 죄책감보다는 야릇한 즐거움(?) 을 맛보기에.. 난 주인공이 아니라 이제 조연이다, 주인공을 바라보는 조연이다, 주인공을 바라보는 조연으로서 마음이 있다.
이제 정말 엄마랑 떨어지나보다,, 이제는 시작하나 보다,, 이제 나 떨어지나보다..
그래,, 나.. 이제 주인공이 아니고 조연이야,, 내 감정 있는 조연이야.. 이제 39된 초짜 조연!!
첫댓글 너의 허탈감, 허전함, 아쉬움을 그 누구도 아닌 네가 널 안아주고 감싸주는 너에게 지지와 박수를 보낸당. 그 무엇도 채워지지 않는 그 감정이란 참 공허하기도 하겠지. 네 덕분에 나도 나의 허탈감을 만나 그 허탈감과 뒹굴며 놀고 있어. 네가 나이고 내가 너이고 나와 네가 우리임이 참 다행이고 감사하다는 마음이 들어. 39년만에 만난 바다나비 조연! 2010년에는 여우 조연상을 받지 않을까 싶네ㅋㅋ
허탈, 공허, 불안...발밑이 어디인지 닿지도 않고, 이따위 삶이 무슨 소용인가? 지루함과 공허함...그런 느낌을 여기-지금 이렇게 느끼고 경험하고 쓰고 있구나... 참 안타까우면서도 반갑다. 그것을 부인하려 얼마나 오랫 동안 애썼을까?...네가 너를 만나지 않으려 얼마나 애를 썼을까? 만나보니..그건 엄마꺼네. 내꺼 아니네?! 하는 네가 있네. ㅎㅎ. 이런 것이 진짜 애씀이겠구나. 허탈하지 않는 희망있는 애씀.
오랜 시간 여기까지 온다고 수고 많으셨어요. 그 긴 시간 동안 나비님이 느끼셨을 허탈감, 허무함을 생각해보니 만만한 시간이 아니였을 것 같아 마음이 아프기도 하네요. 하지만 지금 느끼는 허탈감은 그만큼 아픈 후에 느끼는 조금은 편안한 허탈감인 것 같아 한편으로는 이 글을 읽는 제가 편해집니다.
넵.. 아픕니다,, 많이 아픕니다, 많이 힘도 듭니다, 1초마다 나인체로 살려고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애들 과자파티에 저녁준비에 바삐생활하려하지만 가슴 한켠에 묵직히 아픈 돌 덩어리를 갖고 있음이 느껴집니다.
그래도 아픔속에 들어가지 않는 내가 있어 고맙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고,, 하여튼, 하여튼 아픕니다 하지만 살아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