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그리고 너희를 박해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그래야 너희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자녀가 될 수 있다.
그분께서는 악인에게나 선인에게나 당신의 해가 떠오르게 하시고,
의로운 이에게나 불의한 이에게나 비를 내려 주신다."
저는 지금 첫미사를 위해 산청 성심원에 와 있습니다.
이제 첫미사의 일정이 절반정도 끝나가는 것 같습니다.
첫미사 일정중에 가끔씩 고해성사를 드릴 때가 있었습니다.
몇분 신자분들의 고해를 들으면서 공통적인 죄들이 발견되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용서"입니다.
원수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용서하고, 사랑하고 싶지만
그것이 내 뜻처럼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런 고백을 들으면 즉시 저의 체험이 떠오르면서 쉽게 공감하게 됩니다.
그 답답하고 아픈 마음이 전해집니다.
용서하고 싶지만, 사랑하고 싶지만, 그것이 쉽지가 않습니다.
그리고 자신도 타인도 어두움 속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발견합니다.
오늘 복음말씀을 들으면서 우리가 타인을 용서해야 하는 이유를 다시 찾습니다.
우리가 타인을 용서해야 하는 이유는 그들도 하느님께서 사랑하시는 자녀라는 사실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나를 창조하시고 나의 앞길을 인도하시는 사랑과 자비의 하느님이시듯
하느님께서는 너도 창조하시고 너의 앞길을 인도하시는 사랑과 자비의 하느님이심을 인식해야 합니다.
그리고 겸허한 마음으로 나의 욕심, 이기고자하는 마음, 너의 위에 서고 싶은 마음을 내려 놓아야 합니다.
그렇게 마음이 내려지면, 진정으로 마음이 내려지면 우리는 용서할 수 있고,
그 순간 그 사람에게도 용서받는 체험이 이루어 집니다.
끝없이 우리를 괴롭히는 유혹, 내가 중심이 되고자하고, 내가 최고가 되고자하는 그 유혹을
오늘 하루 창조주 하느님 앞에 모두 내려놓습니다.
나보다 네가 더 행복해지기를, 내가 지고 네가 이기기를 진정으로 바라는 마음으로 오늘 아침을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