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를 따뜻하게 하는 방법
도가에서는 인체의 음예(陰예, 찌꺼기)를 모두 태워버리고 순양지체를 만드는 수행을 계발하고 수련하여 왔습니다. 의학에서는 좀 고전적이긴 하나 근본적으로 인체의 기가 나오는 뿌리인 하단전에 온구(溫灸)를 하는 비법이 내려오고 있습니다. 『황제내경』의 온구법, 편작선생의 온구법 등입니다.
상고에는 옹기나 기와 같은 것을 불에 달구어 환부 가까이 두어 환부를 따뜻하게 하였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그 뒤에 직접 환부나 주로 하단전에 마늘을 사이에 두고 간접적으로 뜸을 하든지, 아니면 직접적으로 콩알 크기로 단단히 하여 인체를 태우기도 하였습니다(마취약을 먹이고 한번에 50장에서 많게는 500장을 태우게 되어 있습니다).
뜸은 약 800도에서 1,000도를 육박하는 고열로 지지는 것이기에 쑥이 놓인 피부 자리는 초토화되어 버립니다. 중풍, 옹저 등의 불치병 난치병 고질병에는 큰 효과를 보았습니다. 특히 옹저[암]에는 명의들도 마늘을 사이에 두고 뜸을 사용하는 것이 아주 좋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근골과 혈맥이 타버리고 표피는 회복 불가능의 상처를 입게 됩니다.
관건은 인체를 따뜻하게 해야 건강해진다는 것입니다. 의학이 과학화된 요즘도 인체를 직접 따뜻하게 하는법은 초보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고주파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지만 일반 가정에서는 사용이 용이하지 않습니다. 원적외선을 방출하는 암석을 이용하여 등(燈)처럼 만들어 쪼이는 것도 있습니다.
외부의 의료기기나 약을 복용하는 법도 좋지만, 가장 근원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은 평소에 스스로 자기 정신(精神)으로 수행을 병행하는 것입니다. 『황제내경』의 문헌에도 상고의 성인(聖人)은 병이 오기 전에 치료하였습니다. 병이 온 후에 다스리고자 하는 것은, 목마른 뒤에 샘을 파는 격이고 전쟁이 터진 후에 갑옷을 만들고자 하는 것과 같으므로 미리 미리 다스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였습니다「( 황제내경소문」사기조신대론).
생명의 근본, 정精
수행을 하면 의학적으로는, 인체가 통일되어 수화(水火)의 평(平)이 일어나고 몸이 따뜻해집니다. 사람의 의식작용은 화(火)가 일어나는 것이므로, 의식에 집착이 오면 인체는 화염에 휩싸여 암흑이 되고 아무 생각이 없다면 거꾸로 차가워진다고 합니다. 마음을 안정시켜 인체의 화를 다스리고 인체가 통일이 되면 역(逆)으로 인체는 선천의 기를 만들게 됩니다.
인체는 원래 선천의 원기를 후천적으로 가져다 쓰는데 익숙해져 있습니다. 즉 신장의 원기를 후천의 비위가 가져다 써버리는 것입니다. 수행은 이를 역으로, 후천에서 선천으로, 말단에서 근본으로 되돌아가게 합니다. 비유하면 인체에서 정수는 자동차의 엔진오일과 같습니다. 생명의 원액이요 진기입니다. 원래는 사람에게 있는 정기 진액 혈맥의 6가지가 모두 하나의 기(氣)인 진기(眞氣)라고 합니다(黃帝曰人有精氣津液血脈以爲一氣). 이 중에서 가장 근본이 정(精)입니다. 『황제내경』에는 “음과 양의 두 개의 신이 서로 얻어 합하여 형을 이루는데 언제나 몸보다 먼저 생겨나므로 이를 정(精)이라 한다(兩神相搏合而成形常先身生是謂精)”고 정의합니다. 수행은 모든 인체의 구석구석을 통일시켜 정을 유지 보존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밖에서 인체를 뜨겁게 한다고 하여 인체의 정(精)이 근원적으로 재생되지는 못할 것입니다. 잘못하여 머리 등을 뜨겁게 하거나 명문혈을 뜨겁게 하면 화기로 건조해져 불화가 납니다. 약초나 나무뿌리를 보면 땅속으로 수기(水氣)를 찾아 몇 미터나 뚫고 내려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수기가 생명의 근원 바탕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음식은 되도록 육류를 피하고 채식위주로 해야 합니다. 육류는 기(氣)를 발하여 기운은 나지만 정(精)으로 환원되지 못합니다. 그리고 육류는 옹저를 생하게 한다고 합니다. 또한 차가운 음료수는 하단전으로 직입하여 명문을 차갑게 하고 면역을 억제하므로 언제나 피하는 게 좋습니다. 역귀를 쫓는 나상(儺像)에 나아가 절을 올렸다는 공자가 평생 생강차를 복용하였다고 합니다. 의서에도 큰 병은 대개 생강차를 약으로 마신다고 되어 있습니다『( 강탕송薑湯送』下_ 생강탕으로 내려보냄).
수행의 핵심은 명문命門을 온양하는 것
수행이 잘 이루어지면 하단전[명문]이 따뜻해집니다. 이를 단(丹)이 돌아온다고 하여 환단(還丹)이라고 합니다. 이 따뜻함을 지속하게 하여 단련을 하면, 진화(眞火)에 의하여 인체의 음한 찌꺼기가 모두 사라지고 순양으로 되돌아온다고 합니다.
수행이 전문인 도가에서는 명문(命門)을 가장 중요시하였으며(最重示之), 수행의 핵심은 명문을 온양(溫養)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無非溫養命門而已)고 합니다. 명문은 인체의 임맥(任脈) 즉 생식을 담당하는 모든 기능(신경, 임파관, 혈맥 등)이 집결되어 있는 곳으로, 명문을 인체의 태극이라고도 합니다『( 성명법결명지』). 태극이란 인체가 고요하여 정(靜)으로 통일된 상태에서 활성화 되고 열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정(靜)이 지극하면 드디어 순양의 기운이 발동합니다. 그러면 신성(神性)을 회복하고 만사를 다 알게 된다고 합니다.
사람이 외부로부터 공격을 받으면 본능적으로 웅크리면서 하단전을 보호하려 합니다. 하단전인 명문은 음양이 화합하여 하나가 되는 곳이며, 마음인 심(心)은 무위(無爲)하여 조용해야 합니다. 실은 인체의 모든 생명 활동이 하단전에서 시작됩니다.
증산도의 태을주 수행은 바로 생명의 수기를 곧바로 장(藏)하게 하는 순양의 절대적 주문입니다. 반복하여 일정한 리듬을 잃지 않고 집중하면, 얼마 되지 않아 기운이 모이고 입에는 침이 고여 감로(甘露)가 내리게 됩니다. 감로라는 말은 오랜 옛날부터 내려오는 표현으로 기독교의 고유술어는 아닙니다『( 황제내경』주석서인 수나라『태소太素』에 감로라는 말이 자주 등장). 또한 수기가 저장되는 것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수기(水氣)는 근원이라 근본으로부터 지난 역사의 모든 것이 저장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자기 마음에 맺혀있는 잘못된 사고와 행동은 수행과 더불어 모두 드러난다고 합니다. 참회와 반성은 화기(火氣)를 가라앉히고 마음을 환하게 열어줍니다.
인체의 모든 질병은 수기 부족으로 오는 화독(火毒)입니다. 그러므로 수기를 저장하는 태을주 수행은 모든 질병을 근원적으로 물리칠 수 있습니다. 약은 잠시 복용하는 임시방편으로 중요하지만 근본은 자기의 정신을 통일하는 것입니다. 수행은 건강을 뛰어넘어 무소부재 무소불위한 궁극의 신화(神化)의 경계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바로 태을주 수행이 이를 이루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