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을 보면 나오는 온갖 플라스틱 쓰레기에 매일매일 아찔하던 참이었다.
과대 포장재는, 물론 환경에도 문제지만, 자기 방 쓰레기통에 재활용과 일반쓰레기를 같이 버리는 딸들 때문에 잔소리하랴, 분리수거를 나만 하네 너만 하네 남편과 전쟁하랴 이만저만 가족을 피곤하게 하는 문제의 근원이 아닐 수 없다.
망원동 쓰레기를 매일 연구하고 덕질한다는 《우린 일회용이 아니니까》의 저자 고금숙 쌤은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전쟁터에 직접 참전한 아주 용감한 사람이다. 전쟁터에 참전 중인만큼 할 얘기도 정말 많고 우리가 꼭 들어야만 할 얘기도 많아 보인다.
얼마 전 세제나 먹거리를 알맹이만 판다는 알맹상점에 대해서도 들었던지라 우리 동네에 하나 생기면 정말 좋겠다고 생각만 했던 내가 좀 부끄러워졌다.
쓰레기 관련서를 잘 읽게 되지 않는 이유는 아무래도 쓰레기 문제를 이야기하는 저자가 너무 진지해서 책도 이론서나 실천법의 나열처럼 지루하기 때문인 경우가 많아서였다.
그런데 이 저자, 글이 굉장하다.
쓰레기, 친환경 얘기가 이렇게 재미있을 수 있다면 맨날 쫓아다니면서 이야기를 듣고 싶을 텐데, 그러다가 저절로 쓰레기를 줄이는 데 동참할 텐데 싶었다.
실천법이 꽤 나오는데, 어차피 책은 구입했고 쓰레기는 평생 나올 예정이니 그때그때 참고하기로 하고 살짝 스킵하며 넘어갔다. 내용만 쑥 훑어가며 읽었더니 밥 하고 청소할 거 다 하면서 반나절 만에 다 읽었다.
아무튼 결론적으로 지금까지 나온 생분해니 뭐니 하며 잘 썩는다고 광고했던 플라스틱은 다 구라다. 플라스틱은 무조건 줄여야 할 일이다.
그런데도 플라스틱은 정말 편하고 획기적이며 쓸모가 넘치니 일회용이 아니라 다회용으로 쓰자는 정도.
하긴 나도 서울우유를 병에 담아 마시던 세대라서 그 고소한 우유 맛을 잊지 못한다.
호프집에서 생맥주 따르듯 큰 박스에 수도꼭지 달린 대용량 사과주스도 재미있을 것 같아 얼마든지 환영이다.
세제를 통에 받아다 쓰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고, 정육점에 락앤락 통을 들고 가서 고기를 담아올까 싶어 덜 민망할 때 부탁하려고 정육점 사장님과 친해지려 노력 중이기도 하다.
준비는 끝났다. 아마 꽤 많은 착한(?) 살림꾼들이 마음의 준비를 끝냈을 것이다.
고금숙 쌤처럼 동네에 포장재 없는 가게를 누군가 열어주기만 한다면 한달음에 달려가 쓰레기 줄이기에 동참할 텐데 말이다. 용기 있는 점주를 기다려 본다.
첫댓글 '~~~하는 플라스틱은 다 구라다' ㅋㅋㅋㅋ
저도 깜놀했습니다. 비스프리 플라스틱 도시락 맨날 렌지에 데워 먹었는데, 너무 당황스럽더라고요.
플라스틱은 무조건 줄여야 하는 거군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저도 비스프리는 안전하다고 생각했다가 책보고 어질어질했어요. 어질어질한 대목이 사실 한두개가 아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