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학부모들의 도움을 요청하는 일들이 종종 있죠. 학부모 대표, 급식 검수 모니터링단, 학부모 폴리스 등등. 초등학교 때는 이런 일에 나선다는 것이 선생님께 내 아이 잘봐주세요로 보여 한번도 참석을 못했어요. 그저 봉사가 귀찮은 자의 자기변명일 수도 있죠.
첫 아이가 중학교에 들어가니 다 키운 느낌이 듭니다. 선생님과의 관계도 자기 하기 나름일 테고, 친구들과의 관계도 자기가 만들기 나름이겠죠. 제가 학교와 아이 사이에 중간 역할을 해야 할 일이 이제는 없겠다 싶던 차에 담임 선생님께 단체 문자가 띵~ 하고 왔어요. 역시나 학기 초 학부모 폴리스, 학부모 지원단, 급식 검수 등을 맡아달라는 공지문이 보이네요. 몇 명이 부족한지 이틀 후에 단체 문자가 또 띵~~ 하고 와요. 저는 학교에 아이를 보내면서 학교에 아무런 봉사도 안하는 것이 과연 누굴 위해서인지 생각해보던 차라 마음이 흔들렸어요. 어쩌면 이곳 쌤들이 학교에 이런저런 건의를 했다는 글을 봤기 때문에 학교일에 무심했던 저를 반성하는 마음이 있었나봐요.
저도 모르게 학부모 지원단에 신청했어요. 자유학기제 때 체험활동을 나갈 때 아이들 인솔을 돕는 일인가봐요. 그런데 나중에 아이에게 말하니 아이 표정이 묘하게 일그러지더라구요.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방에 들어가는데 그 이유는 말을 안해주네요. 엄마가 창피한 건지, 엄마가 유난스러워보이는게 싫은 건지. 한동안은 이유를 찾느라 머리가 좀 아플 것 같아요. 제가 뭘 잘못한 걸까요?
첫댓글 저희아이도 중학교 입학할 때 엄마가 학교 일을 안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었어요. ^^ 왜 그렇게 생각하냐 물어보면 그냥 그래요 라고만 이야기 하더라구요. 혹시라도 학교 생활에 간섭을 받을까봐 그런가.. 라는 생각도 했었어요. 그런데, 참여해야 할 상황이 되서 아이와 이야기를 나눈 후 동의를 얻어 참여하게 되었어요. 보통의(?) 학부모들도 참여하고 의견을 낼 수 있다는 선례를 만들고 싶었어요. 다행히 아이도 막상 싫어하지 않더라구요. ^^;; 아이와 학부모를 연결시켜 뭔가 영향을 주는 일도 없었구요. 하지만 아무래도 목소리를 내는 부모들의 의견이 반영되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좀 더 많은 부모님들이 참여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학교활동 응원해요 !! ^^
사춘기 땐 주변 시선을 의식하다 보니 엄마가 나서는 걸 아이들이 극도로 싫어하더라고요. 극단적으로 말하면 엄마가 학교에서 자기 이름 부를 때 친구들이 쳐다보는 것조차 싫어하더라고요.
그래도 꿋꿋이 학교에 갔던 저,
제 딸은 결국 저를 말리길 포기하고 한 마디, "휴... 올 거면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로 입고 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