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네스트와 셀레스틴'은 벨기에 작가 '모니크 마르탱'의 그림책으로, '모니크 마르탱'은 '가브리엘 뱅상'이라는 필명으로 유명합니다. 이 책은 총 22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제가 활동하고 있는 고래이야기 작은도서관에 있는 몇 안되는 전집 중 하나입니다. 2016년에 수서한 책이어서 꽤 오랫동안 배가되어 있었지만 얼마 전 안데르센 상을 수상한 이수지 작가가 좋아하는 작품이라고 해서 꼼꼼하게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좋은 책이 있었는데 왜 진작 알아보지 못했을까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너무나 귀엽고 사랑스러운 셀레스틴의 모습이 몇일동안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네요.
그림책의 특성이지만 '에르네스트와 셀레스틴' 또한 그림으로 정말 많은 이야기들을 하고 있어요. 좋은 그림책은 순간을 담아내어 언제든 펼쳐도 그 감정을 느낄 수 있게 하는 마법과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가브리엘 뱅상의 그림책은 정말 많은 그림책 작가들에게 영향을 주었다는 이수지 작가의 말이 어떤 의미인지 알 것 같습니다. 정말 뛰어난 작가인 것 같습니다.
이 책은 특히 부모들이나 아이들과 가까이에서 생활하시는 분들이라면 더욱 와닿는 내용이 아닐까 합니다. 한 페이지에 그림이 대부분의 면을 차지하고 있고, 글은 아랫쪽에 2~3줄이 있는 구조로 되어 있는데, 곰 아저씨 에르네스트와 귀여운 꼬마쥐 셀레스틴이 한 집에서 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 둘이 어떻게 한 가족이 되었는지는 18권 '셀레스틴이 알고 싶은 사실'에 나와있어요.
모든 내용을 소개드리긴 어려워 그 중 한 권을 소개해 봅니다.
"2권 비 오는 날의 소풍"
에르네스트와 셀레스틴이 소풍을 가기로 하고 그 전날 셀레스틴은 엄청나게 들떠서 기뻐하고 있는데, 당일 날 야속하게도 비가 주륵주륵 옵니다. 에르네스트 아저씨는 조심스럽게 비가오는 상황에 대해 이야기 하지만 슬픔에 빠져버린 셀레스틴. (하지만 그림이을 보고있는 저로서는 슬퍼하는 뒷모습도 너무 귀엽네요.)
그 모습을 보고 에스네스트 아저씨는 "우리, 비가 오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거야." 라고 이야기 합니다.
우비를 입고 모자를 쓰고 우산을 들고 바람을 맞서며 둘은 소풍을 갑니다. 자리를 잡고 준비해 온 간식을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하지만 그곳의 땅 주인이 뭐하는 짓이냐며 둘을 나가라고 합니다. 비를 뚫고 왔지만 또 다른 시련이 닥친거지요. 하지만, 우리는 즐거운 소풍중이라고 설명을 하고 다행히 쫓겨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따듯한 차 한잔 하고 가라고 그를 다시 부릅니다. 그 다음에는 그 땅 주인이 다시 차 한잔을 하자고 에르네스트와 셀레스틴을 초대합니다.
1권 '시메옹을 잃어버렸어요'에서는 셀레스틴이 에르네스트와 외출을 했다가 펭귄인형 시메옹을 잃어버렸는데, 그 인형을 어렵게 찾았지만 너무 망가지고, 계속 슬퍼하는 셀레스틴. 에르네스트가 여러 인형을 구해주지만 시메옹만 그리워하는데 에르네스트는 결국 시메옹을 직접 만들어줍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셀레스틴의 요구를 채워주는 착한 어른 에르네스트 이야기 같기도 하지만 에르네스트가 아플 때 셀레스틴이 정성스럽게 간호를 해주기도 하고 에르네스트가 향수병에 걸려서 셀레스틴을 돌보지 못하는 순간도 그려내고 있어요.
도서관의 어떤 어린이 친구는 셀레스틴의 생쥐 삽화를 보고 무섭다고 이야기 하기도 했지만 내용을 모두 보고난 후에는 셀레스틴이 너무 사랑스러워보입니다. 그러면서 나도 모르게 그 눈길로 아이들을 바라봅니다. 아이가 느끼고 있을 기쁨, 슬픔, 놀라움이 조금 더 가까워지는 느낌입니다.
첫댓글 아, 이 책, 너무 귀여운 책. 저 예전에 저희 애한테 읽어주고 둘이 사랑스런 눈빛을 교환했던 책입니다. 옛 추억이 소환되어 행복하네요. ^^
''에르네스트와 셀레스틴', 가브리엘 뱅상, 엄청 귀중한 정보를 알게 된 기분이에요.
재밌을 것 같아요 ㅎㅎ 아이들에게도 기회가 되면 보여줘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