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부터 중국어 공부 네이버 밴드를 운영하고 있어요. 밴드 책임자라 공지 사항과 그날그날 공부 강의와 공부 내용을 올립니다. 밴드를 운영하기 전에 저 혼자 무료로 오픈된 5분짜리 중국어 선생님 강의를 정리해서 올려놓은 자료가 있어서 글 올리기는 크게 어렵지 않은데요. 문제는 혼자서 정리해 놓은 글에는 오타가 엄청 많다는 것입니다. 혼자서 글을 올릴 때는 몰랐죠. 그런데 여러 사람이 보는 밴드에 글을 올리다 보니 오타가 엄청 많이 발견되었습니다. 함께 밴드를 운영하는 운영진분들과 공부하는 회원분들이 제가 올리는 글에 대해 잘못 쓴 것을 지적해 주셨는데 엄청 많았어요.
올리기 전에 스스로 한 번 더 점검하고 눈을 크게 뜨고서 살피는데도 올려놓고 보면 또 오타가 발견되는 겁니다. 그래서 요즘은 아예 운영진 밴드에 점검 차 미리 한번 올려놓았다가 점검을 마치면 글쓰기 예약을 해 둡니다. 함께 하는 운영진분들의 눈이 얼마나 좋으신지 아주 세세한 부분에서도 점검이 되더라구요. 더구나 한 분이 아닌 여러분이 살펴주시니 여러 번 검증을 거치게 됩니다. 여러 사람의 눈을 거치니 더 확실하게 점검이 되고 여러 번 실수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저도 더 꼼꼼히 보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오타를 지적하는 것이 상처가 될까 조심스러워하셨어요. 그런데 제가 마구마구 지적질해 달라고 요청을 했죠. 대 놓고 점검을 하게 되니 살피는 분들도 마음껏 자세히 살펴보시고 말씀을 해 주십니다. 운영진에서 공식적인 글에서는 오타가 없는 것이 좋다는 결론을 내리고 완벽해져가는 글에 서로 뿌듯해합니다.
글이 올라가고 나서도 공부하다 보면 또 잘못된 것이 나옵니다. 그러면 얼른 저에게 채팅이 옵니다. "어느어느 부분이 잘못 표기되었어요. 수정해주세요" 하고요. 그러면 저도 얼른 고치지요.
운영하시는 분들이 그렇게 매의 눈으로 살피는데 훈련이 되셔서 공부하는 회원분들의 노트와 발음도 얼마나 꼼꼼하게 체크하게 되는지 모릅니다. 회원분들이 녹음한 거나 노트를 올린 부분 중 제가 틀렸던 부분은 저도 한번 더 살펴보게 되더군요. 학생 때 시험 볼 때 오답노트가 중요하다고 선생님께서 그렇게 강조하셨는데 실제 공부를 해보니 맞는 말씀입니다.
어제는 중국어 형용사의 병음 표기를 잘못했어요. 두 글자가 붙어서 한 단어가 되면 영어로 쓰는 중국어 발음표기인 병음도 한 단어처럼 붙여서 써줘야 하는데 제가 띄워서 썼더라고요. 잘못된 걸 수정하고서 보니 저처럼 띄워서 쓴 분들이 많아서 수정 댓글을 달아 주었습니다.
그렇게 저의 글이 다듬어져 가고 중국어 공부 밴드도 점점 더 훌륭해져 가고 있습니다. 회원들의 중국어 실력도 일취월장해가고 있고요. 이런 것이 집단지성의 힘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내 부족한 점을 기꺼이 드러내는 것은 부족한 부분을 메울 기회를 찾는 것이지요. 드러내어 보면 세심하게 보게 되고 조금씩 수정해가면서 점점 더 나아지게 됩니다. 그런데 나 혼자 여러 번 보는 것보다 여럿이 함께 살피면 나아지는 속도가 아주 5G급입니다. 누군가 보고 있다고 생각하니 더 신경써서 공부하게 됩니다.
내 약점을 드러내어도 수치심을 느끼지 않을 수 있는 분들과 함께한다는 것은 커다란 행운입니다.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입니다. 함께 할 때 우리는 서로 온전해집니다.
오늘도 매의 눈을 가지신 중국어 밴드 회원분들과 서로 지적질하며 즐겁게 공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