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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오로의 소명은 자신이 말했듯이 점차 명확해지는 일련의 비전 속에 나타났다. 첫 번째의 비전은 1720년 5월과 6월 사이에 나타났다. 같은 해 12월7일에 그는 이렇게 적었다. "지난 여름 확실한 날자는 기억할 수 없고 또 어디 써놓지도 않았지만, 아마 추수 때의 평일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나는 카스텔라쪼에 카푸친 성당에서 성체를 영하고 깊은 명상에 잠겼다. 성당에서 나와서 집으로 가는데 나는 하느님 안으로 높이 들어 올려 졌다. 깊은 정적 속에서 무아의 상태로, 땅에 끌리는 검은 옷을 입고 가슴에는 흰 십자가를 단 나 자신을 영적으로 보게 되었다. 십자가 위에는 예수님의 이름이 흰 글씨로 씌어 있었다. " 이것은 가장 거룩한 예수님의 이름을 그 위에 써 지니게 될 마음이 얼마나 순수하고 흠없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표지이다." , "영신적으로 내 자신이 예수님의 거룩한 이름이 쓰인 외투와 흰 십자가를 받고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 옷은 검은 색이었으며 나는 환희에 차서 그 옷에 입맞추었다.",“누구든지 이 기록을 읽는 사람은 내가 옷을 받았을 때 사람의 모습 같은 것은 보지 못했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나는 영적으로 하느님 안에서 보았던 것이다. 나의 영혼은 그것이 하느님께로부터 온 것임을 안다. 그분은 나의 마음에 빛과 감동을 부어주시으로써 이 사실을 알려 주셨다. 하지만 주님은 언제나 그렇듯이 초월적인 방법으로 보여주셨기에 말로 자세기 표현하기는 어렵다. 그 당시 내가 들었던 것은 우리 인간을 초월하는 그 무엇이었기에 말이나 글로 형용할 수 없다.”, “기도 잠겨 있을 때 나는 하느님의 손에 들려있는 채찍을 보았는데 이 채찍은 고행기구들과 같이 매듭이 지어져 있었다. 그 위에는 사랑이라는 글이 씌어 있었다. 바로 그때, 주님이 나를 매우 높은 관상의 경지로 들어올리셨고, 내 영혼은 하느님이 바로 이 채찍으로 응징하심을 그러나 사랑으로 응징하심을 깨닫게 되었다." "신앙의 숭고한 빛을 통해서 영적으로 보는 것이 육안으로 보는 것보다 더욱 확실하다는 것을 나는 믿으며, 또 이를 증언하고 선언하기 위해 이런 일들을 기록한다. 나의 육안은 신기루 등을 통해 자신을 속일 수 있다. 반면 영신적인 눈은 그런 위험이 없다. 왜냐하면 하느님이 직접 주신 계시이기 때문이다. 또한 나느 지도자들의 판단을 신뢰하며 성령께서는 이들을 통하여 인간들로 하여금 그분의 계획을 받아들이게 하심을 믿는다. 그러므로 내가 하느님의 손 안에 있는 채찍을 보았다고 말할 때 그것은 문자 그대로 눈으로 보았다는 말이 아닌 것이다. 단지 영혼이 놓이 고양된 상태 속에서 그 채찍이 위대한 분 안에 있음을 감지했다는 것이다. 거룩한 외투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말할 수 있다.”“거룩한 외투와 성스런 표지의 비전 후에도 하느님은 당신에 대한 나의 경이에 찬 마음을 지속하게 하시려고, 동료들을 모아 어머니인 성교회의 인가를 받아 후일 ‘예수님의 가난한 사람들’이라고 불릴 회를 설립하고자 하는 원의를 주셨다.” 바오로는 이외에도 자신의 소명을 확신케 하는 다른 비전도 가졌던 것이 확실하다. 하느님께서 그의 사명 안에 복되신 동정 마리아께서 담당할 역할을 보여주신 것이다. 그는 말하기를 성모님께서 검은 옷을 입고 가슴에는 고통의 상징을 달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고 했다. 마리아는 "너는 이 옷을 입고 나의 거룩한 아들의 고통과 죽음을 끊임없이 슬퍼하는 회를 설립하여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그렇게 오랫동안 준비하고 찾으며 고통스럽게 기다렸던 하느님의 계획이 이제 명백해졌다. 그가 어떻게 주저할 수 있었겠는가? 그는 이때 27세였다. 바오로는 자신의 인생 드라마가 이제야 겨우 시작한 것임을 알지 못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