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탈 트레이닝 : 클라이머에게 요구되는 강한 정신력
블랙다이아몬드 소속 선수 헤이즐 파인드레이디 선수는 어깨 수술 후 재활치료를 하였고, 치료가 끝나자마자 그녀의 최고 그레이드를 레드포인트로 완등했습니다.
놀랍게도 그녀는 그녀의 비결이 신체적 강점이 아닌, 강한 정신력이라고 말했는데요.
아래 글에서는 클라이밍 코치이기도 한 그녀가 클라이머들의 정신력을 강하게 키울 수 있는 몇 가지 팁을 소개합니다.
스페인 올리아나에서 이제껏 제가 등반한 루트 중 가장 난이도가 높았던 “마인드 컨트롤(5.14c)”을 완등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제가 이 루트를 완등한 클라이머 중에서도 가장 약한 축에 속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루트를 완등할 수 있었던 저의 가장 큰 강점은 저만의 사고방식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저는 많은 클라이머들이 그들의 문제가 정신력일 때조차 자신의 신체적 약점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는 것을 종종 봐왔습니다.
스스로의 정신력을 단단히 잡기 위해 사용하는 몇 가지 노하우들을 아래에 소개하겠습니다.
1) 1 단계: 스스로에게 ‘왜’라고 질문하기
첫째로, 도전 중인 프로젝트를 왜 완등해야 하는지 자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는 목표한 프로젝트를 완등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합니다.
최선을 다해 신체의 한계에 부딪히며, 많은 것을 배웁니다. 그러나 가장 큰 오류는 애초에 많은 클라이머들의 목표가 결과 지향적이라는 점입니다.
그들은 프로젝트를 선택할 때, 새로운 것을 배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특정 루트를 혹은 특정 그레이드를 성취 하는 데만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만약 당신도 그러하다면, 당신은 한 번이라도 ‘왜’ 이 루트를 등반해야 하는지 생각해본 적이 있습니까? 친구들에게 높은 그레이드를 자랑하기 위해서?
여자들에게 멋있어 보이기 위해서? 지금 포기하기엔 이미 너무 많은 시도를 해서? 아니면 인스타그램에 자랑하기 위해서?
불행하게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이렇게 실질적이지 못하고 자기중심적인 목표의식은 큰 성취감을 가져다주지 않습니다.
당신이 바라고 있는 것들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것들이기 때문에, 당신이 바위로 매일 출근하고 끝까지 최선을 다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되기 어렵습니다.
결과만 신경 쓰다 보니 실제로 집중해야 하는 부분을 간과하게 되는 것이죠. 현재에 집중하세요. 우리가 현재에 집중하지 못하는 이유는 두려움 때문입니다.
2등이 될까 봐 두렵고, 실패할까 두렵고, 스폰서를 실망시키진 않을까 두려워하며 여자들에게 주목받지 못할까 두려워하는 것이죠.
목표에 대한 동기는 두려움이 아닌 행복한 생각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달리는 게 즐겁고 행복해서 1500km라도 뛸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을 생각해보세요. 단순히 뛰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뛸 때와는 천지차이입니다. 클라이밍도 마찬가지입니다.
즐기는 클라이머가 훨씬 더 진취적이며, 걱정과 두려움으로부터 자유로운 클라이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목표는 무엇이 되어야 할까요?
우리는 “과정 목표”라는 표현을 씁니다.
예를 들어 “더 강한 클라이머가 되는 것”, “스스로의 한계를 시험하는 것” 혹은 “프로젝트 등반시에 정신력을 시험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마인드 컨트롤’ 완등은 결과에 치중된 목표이긴 했지만, 부상으로 약해진 몸 컨디션을 최상으로 유지하면서 등반하는 것이 과정 목표였습니다.
과정에 중점을 둔 목표는 “정신력 성장”을 동반합니다.
클라이머의 재능과 능력은 정해진 것이 아니며, 우리는 끊임없이 발전할 수 있다는 신념이 있어야 성장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애초에 왜 프로젝트를 정하냐고요? 프로젝트는 깨달음의 결실이며, 우리의 에너지를 집중 시킬 수 있는 목표가 되기 때문입니다.
보너스 팁 : 클라이머가 완등을 못하고 추락했을 때의 반응을 잘 살펴보면, 그들의 원동력이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그들이 소리 지르고 화가 난 채로 세상을 증오하며 집에 돌아간다면, 아마도 그들의 동기는 위에 언급된 두려움으로부터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대로 그들이 다른 날과 마찬가지로 오늘 또한 더 강한 클라이머가 되는 길의 과정임을 이해하고 추락 후에도 미소를 잃지 않는다면, 그들의 동기는 훨씬 건강하고 지속 가능하며 장기적으로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2) 마음 내키는 대로 하기
여유를 가지세요. 당신이 등반하고 싶은 장소, 재밌어 보이는 루트를 고르세요. 일 년 동안 집 근처 가장 구질구질한 등반지에서 등반한다 하더라도 당신은 충분히 발전할 수 있습니다. 물론 지루하지 않고 재밌는 루트를 고른다면 더욱더 좋겠지만요.
3) 어디까지 희생 할 수 있는지 스스로 물어보기
장기적인 목표는 그냥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어느 정도 희생이 필요하죠.
당신의 직장생활, 취미생활 또는 당신이 완등할 때까지 등반지로 항상 함께 해야 하는 당신의 친구를 희생의 예로 들 수 있습니다.
당신은 직장과 가족으로부터 얼마나 소홀해질 수 있습니까? 더 중요한 질문은 : 이런 희생이 어디까지 용인되어야 하는가?입니다.
4) ‘좋지 않은’ 날 또한 ‘좋은 날’
컨디션이 좋지 못한 날도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루트가 너무 어렵게 느껴지거나 홀드가 부서지고, 당신의 프로젝트를 12살짜리 여자아이가 완등 하는 걸 지켜봐야 하는 날들이 있습니다. 이런 날에도 배움은 계속되며, 당신에겐 좋은 밑거름이 됩니다. 이런 날들에 스스로에게 질문해보세요, “쉬울 거라고 생각 안 했잖아? 쉬운 루트가 아닌 어려운 프로젝트를 선택한 이유가 있잖아?”라고요. 도전을 결심했던 첫날을 떠올리세요. 좋지 않은 날 또한 과정의 일부입니다.
5)부담은 우리의 친구
제가 마인드 컨트롤을 도전했을 때, 저에겐 이틀의 시간만이 주어졌습니다. 이틀 후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첫날에 완등하지 못했기 때문에 둘째 날이 저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였습니다. 종종 스트레스 속에서 더 좋은 결과를 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부담감을 당신에게 유리한 기회로 바꾸십시오.
몇 가지 팁을 아래에 소개합니다.
스트레스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것이 먼저입니다. 스트레스를 부정적인 요인으로 생각했다면, 한 발 물러서서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세요. 긴장이 등반 중 당신의 감각을 더 예리하게 할 수 있고. 당신이 경쟁에서 조금의 우위를 점하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클라이밍뿐 아니라 당신이 스트레스 속에서 오히려 더 좋은 성과를 냈던 때를 떠올려보세요.
완등과는 상관없이, 다른 사람들과 자신을 비교함으로써 얻어지는 것은 없습니다.
예를 들어 당신이 스스로 잘했다고 생각하던 중, 10살짜리 여자아이가 당신보다 더 적은 시도로 완등한 사실을 알게 된다면, 그 사실이 당신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까요?
그 소녀의 성취가 당신을 어떤 방식으로 깎아내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하나요?
불행하게도, 우리는 끊임없이 스스로를 타인과 비교해야 하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누가 무엇을 했는데, 이것과 비교하면…” 이런 식의 비교는 마찬가지로 두려움으로부터 발생하기에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당신이 행복하다면, 도전하는 과정 또한 즐기세요.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6a든 9a든, 완등을 향하는 과정은 다 똑같습니다. 또한 과정을 진정 즐길 때야말로 배울 수 있죠. 당신의 프로젝트를 다른 사람들의 프로젝트와 비교하지 말고 배운 것을 뒤돌아 보세요. 그 어떤 것도 당신의 성공을 막지 못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