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땅친구” 기도와 함께 하는
예수의 생태영성 피정
하느님께서 저희에게 청하십니다.
“나와 함께 있자!”
향심기도(Centering Prayer)를 탄생시키신 토마스 키팅 신부님은 관상기도는 기도 가운데 한 종류이거나 기도의 어떤 한 기법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십니다. 관상 기도는 묵상과 대립되거나 배척되는 것은 아니면서도, 묵상 기도와도 다르다고 말씀하십니다. 키팅 신부님은 관상기도는 “하느님과 함께 있는 것being with God,” “두 친구가 말없이 앉아서 서로의 현존에 머물러 있는 것과 같다”고 하십니다(it is like two friends sitting in silence, being in each other's presence).
저는 관상기도를 하느님이 집이 되어 주셔서 하느님 안에서 하느님과 함께 사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관상기도를 뜻하는 영어, contemplation이라는 말 그대로입니다. con은 라틴어 cum에서 온 말인데, “with 함께”를 뜻하고, temple은 라틴어 templum에서 온 말로 “거룩한 공간, 성전”을 뜻합니다. 이를테면, 관상기도는 하느님이 집이 되어 주심을 아는 것, 그분이 나의 바닥이 되어 나를 당신 품에 있게 하는 것을 알고 그분 안에서 그분과 함께 머물러 사는 것을 말한다고 하겠습니다. 이렇게 그분 안에 머물러 살 때, 온 우주 만물을 창조하신 그분께서 우리를 당신의 집으로 삼아 주실 것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하느님의 노동을 하느님의 창조라고 부릅니다. 당신의 노동을 통해서 당신의 온 창조물과 당신의 형상을 닮은 우리 사람들에게 존재할 바닥과 생명의 원천을 마련해 주십니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는 하느님의 노동과 창조를 하느님의 집짓기요 하느님의 집안 살림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은 창조와 노동과 집과 살림이 생태라는 말과 얼마나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가를 말해 줍니다.
이 노동하시는 하느님, 일하시는 하느님께서 일을 마치고 쉬시면서 당신이 하신 일에 축복을 내리셨습니다. 하느님의 노동의 결실이 온 우주요, 에덴으로 상징되는 푸른 별 지구요, 그 안에 존재하는 만물이며 사람입니다. 하느님의 노동의 결실로 존재하는 모든 것은 자기의 고유한 방식으로 하느님의 노동에 참여하면서, 하느님의 계속되는 창조, 하느님의 집짓기와 그분의 집안 살림을 증거하고 찬양합니다. 바로 이것이 우리가 그분 안에 머물러 산다는 것이 의미하는 그것이고, 또 우리 자신을 그분께 그분의 집으로 내어드린다는 것이 무엇인가를 설명해 줍니다.
지금 21세기를 맞아서는 지구 공동체의 삶의 토대가 흔들린다는 것을 많은 사람이 피부로 느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기후 변화를 점점 더 심각하게 체험하는 중입니다. 요즘은 서울을 비롯해서 전국에서 섭씨 35도까지 오르는 것이 흔한 일이 되었을 만큼, 온난화를 실감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더군다나 이땅에서는 4대강사업에 직면하여 무엇이 진정한 개발인지 질문하며 새로운 발전을 위한 모델을 생태적으로 찾아서 실천하고자 하는 갈망이 점점 더 폭넓게 확산되고 있는 중입니다.
이 전환기에 하느님과 예수 그리스도의 살림을 창조와 구원으로 통합하면서 새로운 시대를 꿈꾸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신앙 실천과 생태영성의 통합에 관심을 갖고 새로운 삶의 양식과 사도직과 복음화의 모델들을 갖추고자 투신하는 이들이 이 시대에 있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자연스러운 일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성경과 교회 전통은 물론, 선구적인 신앙인과 단체들의 노력을 디딤돌 삼아서 교회와 사회 안에서 형성되기 시작한 이같은 자각과 투신을 보다 더 건강하게 복음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하여 15주 “생태영성학교”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본당과 지구, 혹은 신앙 단체별로 15주 프로그램에 관심이 있으시면, 맨 하단에 첨부한 15주 세부 프로그램을 참조하여 신청해 주십시오.)
시간적인 제약으로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어려운 분들을 위하여 우리가 딛고 선 바닥과 만나는 “땅친구 기도와 함께 하는 예수의 생태영성 주말 피정”을 마련하였습니다. 우리의 몸과 마음과 영을 땅친구 기도를 통하여 마루바닥, 땅바닥, 하느님 바닥에 자신을 내어맡기면서 그 마루-땅-하느님 바닥이 우리 안에 머물 수 있게 하는 가운데 생태영성을 내면화해 가는 피정입니다. 자신의 기도를 심화하는 데 관심을 갖고 있는 사제와 수도자와 평신도들이 이를 통하여 기도와 생태적 감수성의 심화를 이루고, 하느님의 ‘원 창조’와 예수 그리스도의 ‘새 창조로서 구원’을 보다 더 깊고 새롭게 이해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그리하여 생태영성의 시대적 요청을 우리 교회와 사회에 충만하게 육화시키고, 그리하여 이 시대에 하느님께서 우리 신앙인들에게 요청하시는 녹색 증거를 보다 더 충만하게 이루어 갈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하느님께서 저희에게 새롭게 청하십니다.
“내 집이 되어 다오.”
예수의 생태영성학교 동반자
황종렬 레오 두 손 모음
<예수의 생태영성 피정을 풍요롭게 할 배움의 기본 내용>
1. 생태영성과 기도: 집(eco < oikos)과 집(contemplation)의 만남 - 하느님 안에 머물러 살기
바닥의 재발견
배추벌레와 집 (집-밥-몸의 영성)
미나마타병의 교훈
토니 멜렌데즈의 축복의 영성살이 - 있는 것으로 살기(몸의 선물성과 축복, 감사, 겸손과 순명, 섬김, 찬양)
2. 생태영성과 성경
창조 이야기 다시 읽기
하느님과 사람의 노동과 쉼
일상에서 만나는 하느님의 살리심
예수님의 생태적 구원: 저절로와 감사, “와서 갚아 주겠소”
3. 성인들의 생태영성 살이
베네딕토 성인(정주와 환대): “하느님의 학원” - 예수 학교 - “하느님의 동거인”
빙엔의 힐데가르트(몸의 존중과 치유, 생태적 관계): 우주 나무의 나이테 안에서 사람
프란치스코 성인(순명과 생태적 찬양): 창조물 초탈과 창조물 연대
4. 세계교회와 한국교회의 생태영성 실천
세계 교회의 복음화 3단계
요한 바오로 2세와 베네딕토 16세의 생태 영성 비전
세계 교회와 수도회의 생태 영성 실천
한국 교회의 생태영성 실천 과정
5. 생태영성과 수행
알면 달라진다: 생태적 감수성과 우리의 변화
생태영성의 원리와 생활 속의 실천
우리 사회에서 본당의 의의와 생태영성
땅친구 기도
<예수의 생태영성 피정>
2박 3일
본당과 지구, 교구 생태영성 관련 기구의 사제, 수도자, 평신도 지도자와 평신도 단체 특별 피정, 생태 사도직에 참여하는 활동가들과 주일학교 교사들 재교육 피정.
14시간 배움과 체험과 나눔 프로그램 + 기도
참가인원: 15-20명
<금-토-일 프로그램 기본 일정>
금
15:00 등록
15:30 시작 기도 (땅친구 기도)
16:00 산책
17:30 식사/ 정식
19:00 강의 1 소개/ 생태영성이 무엇인가 (동영상: 토니 멜렌데즈 - 있는 것으로 살아가기)
20:00 강의 2 생태영성의 실제: 집과 바닥에 대한 생태적 이해와 감사-도시 생태의 포용
21:00 강의 3 나눔을 중심으로 (동영상: 미나마타병과 발전 - 산업과 바닷물고기와 사람)
22:00 기도 땅친구
토
06:00 일어남
06:30 땅친구 기도
07:00 미사
08:00 식사/ 단식 선택
09:00 강의 4 창조 이야기와 생태영성
10:00 강의 5 예수님의 생애의 생태 포인트 (동영상: 플라스틱 아일랜드와 가비오타스)
11:00 강의 6 나눔과 발표를 중심으로
12:00 삼종 기도, 식사/ 소식 선택, 자유 시간
14:00 강의 7 베네딕토 성인과 생태영성
15:00 강의 8 빙엔의 힐데가르트 수녀의 생태 치유 (동영상: 칩코의 여인들)
/ 프란치스코 성인의 빈 몸과 순명의 자유
16:00 조별 자유 활동
17:30 식사/ 정식, 산책
19:00 강의 9 나눔과 발표를 중심으로
20:00 강의 10 세계 교회의 복음화 3단계와 베네딕토 16세의 생태 복음화 열정
21:00 강의 11 세계 교회와 한국 교회의 생태영성 실천 과정
22:00 기도 땅친구
일
06:00 일어남
06:30 땅친구 기도
07:00 산책
08:00 식사/ 단식 선택
09:00 강의 12 놀이와 기도 1: 중심 찾기
10:00 강의 13 놀이와 기도 2: 피라미드 쌓기
11:00 강의 14 나눔과 종합
12:00 파견 미사: 촛불 봉헌 포함
13:00 식사/ 정식
14:00 삶의 자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