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규 이야기집-내가가면그게길이지
출간소식접하며...1)2012년에 적었던 글 한조각 갈무리해봄.
2021년1월
돌이켜보면 한국마임이란 것이
어찌하였건 우리문화의 한편에 있었고
그렇게 불려지며 한무리 사람들에 의해 쟝르화되었으며
다른이름 더 짓지않고
그렇게 이어지고있습니다.
언젠가 이러한 극적 주제와 방법론이
외국인공연자들에게도 직접 작업해보고싶은 공감대를이뤄서
한국인이 하는마임이 아니어도 한국마임이라고 부르는 모습까지 볼수있을지 알수없으나
한국마임은 어쨋건 2012년 유진규마임40년과 더불어서
한국에서 하나의 쟝르로 구축되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2012년 11-12월 유진규마임40년기념행사를 보면서
한국마임의 황금기가 언제였을까 생각해봅니다.
자본론적 일반론으로 어떤 쟝르나 작업에 황금기라면
대중화되었거나 인기가 많았거나
양이 많아진 시기를 얘기합니다.
하지만 예술의 존재성 그리고 가치
그리고 그 작업자들의 자세를
중심에 놓고 가늠한다면 한국마임의 황금기는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쓸쓸하고 외로웠던 시기
한줌의 사람들이라는 어휘로 옹기종기모여
서로를 격려하며 작업했던 시기 즉
1980년대후반에서 1990년대중반까지입니다.
유진규 김성구 두사람의 작업으로 대변되던 한국마임이
두사람의 동시이적으로 텅비어버린 시기.
그리고 유진규의 회향과 제2세대라할 수 있는
유홍영 임도완의 합류
그리고 메니아적 취향의 기획자와
주변 몇몇 메니아들의욕구가
쉴새없이 재촉한 기획공연과 신작에 대한 갈망에
한줌밖에 안되는 마임이스트들이 응답하여 작업해주었던 시기.
역시 한줌밖에 되지않았던 한국마임의 관객들은
재즈까페나 오프오프브로드웨이의 조그마한공간에 모여들듯
기다려 찾으며 작가들이 만들어내는 신작무대에
환희하던 시기.
독재와 비민주의 세상에서 스스로 찾아 아파하지않거나
깨어있지않으면 눈과 귀 모두막혀
허수아비 혹은 좀비처럼 존재의 아무런 의미도 알 수 없이
살아야하는 곳.
폭력은 자행되도 숨어있어 보이지않고
건전함과 즐거움의 허상안에서
집단적 이기적 물질만능과 허황된 명예와 권력욕 충족만을
지향하며 살아가는 몇안되는 나라.
그 우매함속에서 예술이 해야할 일을 찾아내고 그려내며
자신감과 당담함으로 시의적절한 작업을
숨가프게 만들어내고
공연이란 모습으로 세상을 위로해주던 시기.
조그마한 아픔조차 직설적 표현이 불가능해진 검열과 심의의
환경속에서 피하거나 타협하지않고
청년의 심성으로 홀로 또는 같이
가난하였으므로 볼수있었고
권력과 명예안에 추종하지않았으므로
당당한 광대였던 이들.
시간이 흘러 돌이켜보면
부유함과 기술이 만들어내는 세련됨과 호화로움
그리고 그에 적응하며 그들을 재촉하고 환호하는 관객들에게
아무런 가치도 읽히지않고
슬픔조차 이질적인 하나하나의 몸짓과 오브제 그리고
가녀린 빛과 미세한 소리에도 집착하며
들려주고 나누었던 작업들.
판토마임을 봅시다 한국마임페스티벌
공간마임의 밤 한국마임초대전등의
쉬임없는기획공연에
열명도 채못되는 작,연출을 겸한 공연자들이 응답하며
주옥같은 작품들을 초인처럼 생삼하며
어느 한 작품 빠짐없이 동시대의 공존을 향한
아린 화두를 놓지않았던 시기.
그래서 역설적으로 마임무대는 늘 서글프고 아리며
가슴저린 우리의 얘기를 담고
웃음조차 서글픈 아름다운 광대들과의 만남.
마치 하늘나라를 다녀온 이가
지상의 존재들에게 벗처럼 들려주고 보듬어주는
눈물방울같던 작품들.
평론이 의미없고
이론과 형식을 기반으로 말거내는 찬사나 비난이 가치없는
그리 태어나고 있어줌으로서만으로도
존재함의 모든 가치를 당당히 담아주었던 이방인들의 초대.
언제다시 이 인간의 세상에서
다시 이처럼 아름다운 사람들을 만나
아무런조건없이 전제도 없이
단지 아린가슴 뜨거운 눈물만을 재료로
작업하여 들려주는 희망의 소리를
허름하고 차가워도
한없는 따스함 만나고 찾아들으며 살 수 있을까?
특별히 어떤 쟝르구속안에 표류하고싶지않았던
그 이름으로 인간이 발견하고 만들어낸
또하나의 쟝르가 되고
복합어가 아닌 고유명사가 되어
싹피우고 싶엇던 한국마임.
이 땅 이 별.
지금은 그렇게 살고자하는 이 없어서
그리할 사람도,.그리며 기다려줄 사람도 없는
다른 의미 다른 이유의 존재가 가치있어진 이 시기에
한국마임은
문명이었던 그 시기를 황금기로 추억하며
스스로 잃어버린 문명을 그릴 뿐입니다.
2012년11월23일 오전 8시51분
예기
.......
유진규 이야기집-내가가면그게길이지
출간소식접하며...2)출판사제공책소개글 약간의 수정.
출판사제공 책소개글 적으실때
아마 기획편집자분이
구술자인 유진규님의 구술을 정리하시며
착각하신듯 싶어 한국마임사에 관심있으실 분들을 위해서
바로잡아드립니다.
.....
1987년12월,그의 연극동지인 예기 신영철 이 찾아온다.
"한국마임이 멸종했으니 돌아오라"
1988년5월 "판토마임을 봅시다" 로 서울세종문화회관 소극장에서 복귀공연을 하였고
이를 계기로 흩어져있던 마임배우들이 다시 모이며
한국마임부활운동을 시작했다....... 이 부분에서.
....
1)1988년 복귀공연은 판토마임을 봅시다(세종문화회관소극장)가 아닌 유진규판토마임(세종문화회관별관)입니다.
세종문화회관별관은 현 세종문화회관과는 다른 현 서울시의회자리에 있던 2000석규모의 공연장입니다.
2)"판토마임을 봅시다" 는 유진규님이 마임은퇴선언하고 춘천내려가기 전인 1982년 대학로 문예회관소극장에서 공연했던 페스티벌형식의 마임공연축제 제목입니다.
3)세종문화회관소극장(소강당)에서 공연된 작품은 역시 유진규님이 춘천으로 내려가기전 인 1980년12월10일 마임으로서는처음으로 세종문화회관을 대관을 해서 공연한 "유진규 김성구 2인의 판토마임콘서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