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성실하게 공정을 펴리라. 그는 성실하게 공정을 펴리라. 그는 지치지 않고 기가 꺾이는 일 없이, 마침내 세상에 공정을 세우리니, 섬들도 그의 가르침을 고대하리라.”
자신만의 공정은 이러합니다. 자신과 의견이 다르면 ‘틀리다’하고, 수용하고 소통하려 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옳음을 드러내려고 소리를 지르고, 부러진 갈대를 꺾어버리고, 꺼져 가는 심지마저 꺼버립니다.
그러면 참된 공정이란 무엇일까. 저는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이러지 안을까 합니다. 자신과 반대되는 의견을 가졌더라도 수용하고 소통하고, 진보와 보수의 균형을 이루고, 가진 이와 가지지 못한 이의 균형을 맞추려 노력하는 게 아닐까. 그가 가진 능력을 꺾지 않고, 그의 마음을 살려내는 것, 교황님의 말씀처럼 그가 그 자신이게끔 도반(道伴)이 되어주는 건 아닐까.
예수님께서 당신의 소명을 밝히시면서 이사야 예언자의 두루마리를 펴시고 말씀하십니다.
“주님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어 주시니 주님의 영이 내 위에 내리셨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선포하며 눈먼 이들을 다시 보게 하고 억압받는 이들을 해방시켜 내보내며 주님의 은혜로운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오늘 이 성경 말씀이 너희가 듣는 가운데에서 이루어졌다.”(루카 4,18-21)
그리고 오늘 당신의 소명을 우리에게 주셨습니다. 오늘 우리의 소명 중 하나는 공정을 이루는 것입니다. 세상의 공정이 되어, 보지 못하는 눈을 뜨게 하고, 세상에 갇힌 이들을 어둠 속에 앉아 있는 이들을 풀어 주는 것. 오늘 당신의 말씀이 우리 가운데에서 이루어지도록 기도하는 건 아닐까.
“하느님께서 그분과 함께 계셨기 때문이다.”
청나라 포송령(蒲松齡)이란 작가의 작품 "요재지이(僥齋志異 )"에 운칠기삼(運七技三)란 말이 나옵니다. 운이 칠 할이고 재주나 노력이 삼 할이라는 뜻을 가진 말입니다.
저에게 하느님께서 함께해주심이 운입니다. 그러면서 저 자신이 운구기일(運九技一)이라도 되기를 바랍니다. 하느님의 뜻이 아홉이고 제 뜻이 하나이길. 물론 모든 것 주님의 것이지만, 제 것이 하나라도 되기를. 그래서, 그 하나라도 주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데 바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저에게 주신 시공간과 모든 것 중 십일조라도 봉헌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예수님께서는 세례를 받으셨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시고, 보여 주셨습니다. 하느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셨고, 이제 예수님을 통해 예수님과 함께 세상을 새롭게 창조하시기로 하십니다.
매일의 세례를 통해 우리는 영적으로 새로 태어납니다.-성수대와 성수예식과 분향과 도유 등에서.
매일의 성사를 통해 우리는 물적·영적으로 새로 나야 합니다.-세례, 견진, 고해, 병자, 성품, 혼인, 성체 성사를 통해.
매일 주님과 함께함을 통해 우리는 새로워집니다.-기도를 통해
그리고 주님과 함께 세상에 공정을 세우고, 세상을 새롭게 합니다.
다만, 지치지 않고, 세상의 어둠과 끝까지 싸울 힘을 주시길 빕니다. 주님 저희와 많은 이들과 만물이 사랑으로 매일 새롭게 되기를 빕니다. 또한 주님께서 주신 행운이 여러분에게 내리길 빕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