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철부지(철不知)란 말이 있습니다. 본래의 뜻은, 사리를 헤아릴 줄 아는 힘을 가리키는 ‘철’과 알지 못한다는 뜻의 한자 ‘부지(不知)’가 합쳐진 말입니다. ‘철’은 원래 계절의 변화를 가리키는 말로서, 지혜를 나타내는 말이기도 합니다. 요즘 그 뜻은 주로, 사리를 분별할 줄 아는 능력이 갖추어지지 않은 어린아이 같은 사람을 일컫는 말로 쓰입니다.
씨를 언제 뿌리고 걷을지, 나설 때와 들어갈 때를 알고, 해야 할 때와 하지 말아야 할 때를 알며, 말할 때와 말하지 말아야 할 때, 우리는 철이 들었다고 합니다. 세상의 지혜를 알고 깨달은 자입니다. 때를 아는 자입니다.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그분을 아는 우리는 때를 아는 자, 사리를 헤아릴 줄 아는 자, 계절의 변화를 알고 세상의 변화를 아는 자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오늘도 감사의 기도를 바칩니다. 철부지-‘아버지도 알지 못하고 그 외아드님도 알지 못하고 성령도 알지 못하던’ 저희에게 당신을 알고 깨닫고 사랑하게 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나를 따라오너라.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가 되게 하겠다. 그러자 그들은 곧바로 그물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
철부지였던 저입니다. 언제 고기를 잡아야 할지, 어디에서 잡아야 할지도 모르고, 철도 없이, 당신도 모르고 하루하루 두려움 속에 살아가던 ‘나 너 그리고 우리’입니다.
사랑도 진리도 모르던 우리를 당신께서 불러 주셔서, 철들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당신을 따라 서로 사랑하고 서로 진리를 살라고 하십니다. 지금 그물을 던져버리고, 세상 온갖 두려움을 던져버리고 서로 사랑하라고 하십니다.
“이 마지막 때에는 아드님을 통하여 우리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이 마지막 때에 말씀이 우리 가운데 계십니다. 그분을 통하여 우리는 사랑을 알고 깨달아 당신께서 우리를 사랑하시듯이 우리가 서로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이제와 영원히 말입니다.
그러니, “모든 천사들아, 하느님께 경배하여라.” 때가 차서 그분께서 우리 가운데 계십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