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OEM-TV]♣[서은문학연구소]현대시 창작강의:남서향 시-노을
U[POEM-TV]♣[서은문학연구소]현대시 창작강의:남서향 시-노을
::특별 출연:대구시인학교 남서향회장
**현대시 창작아카데미 특별 출연:남서향 시 '노을'
●남서향 시-노을
노을
남서향(南西向)
누가 걸어놓은 치마폭인가
누워 흐르는 강물 아니면
수놓인 꽃밭 같은 것
이제는
곱던 얼굴 물리시고
붉은 눈물로 새겨진
치마자락으로 물들어 있어
노을 지는 먼산 바라보며
소쩍새처럼 울부짖다 젖은 몸
돌담 아래 우물가
수줍은 각시붓꽃 되어
새색시같은 미소 던지시던
나의 어머니
**이 시는 전형적인 서정시이다. 서정시 가운데에서도 전통정서 즉 토속정서를 잘 살린 주류 서정시이다. 치마폭, 수놓인 꽃밭, 소쩍새, 돌담, 우물가, 각시붓꽃, 새색시 등 우리의 숨결 아닌 것이 없다. 지울래야 지울 수 없고 잊혀질래야 잊혀지지 않은 순한국적 정서의 산물이다.
보라.
ㅡ누가 걸어놓은 치마폭인가
누워 흐르는 강물 아니면
수놓인 꽃밭 같은 것
첫연 첫행부터 <누가 걸어놓은 치마폭인가>이렇게 이미지 표현의 절창을 이루고 있는가 하면, <누워 흐르는 강물> 또는 <수놓인 꽃밭>으로 노을을 비유하고 있지 않은가. 설명적인 어투가 끼어들 여지가 없지 않은가.
ㅡ이제는
곱던 얼굴 물리시고
붉은 눈물로 새겨진
치마자락으로 물들어 있어
여기서도 잘 보면 노을이 <붉은 눈물로 새겨진 치마자락>이라 읊었는데 주체가 어머니인 것이다. <곱던 얼굴>의 어머니가 아니라 <곱던 얼굴 물리>신 어머니이니 나이 들어 늙으신 어머니와 노을의 이미지가 상관관계를 이루고 있다.
ㅡ노을 지는 먼산 바라보며
소쩍새처럼 울부짖다 젖은 몸.
여기에선 노을과 소쩍새가 대비를 이루는데, 세상의 어머니가 다 그러했듯이 그만큼 어머니의 일생이 고달팠음을 읊은 대목이다.
ㅡ돌담 아래 우물가
수줍은 각시붓꽃 되어
새색시같은 미소 던지시던
어머니
다시 지난날로 돌아가 생각해 보면, <돌담 아래 우물가/수줍은 각시붓꽃> 같은 젊은 날의 어머니 자화상으로 비치는 것이다.그것도 새색시같은 미소 <짓던> 이 아니라 <던지시던> 어머니로 표현감각을 시선하게 하고 있으니 말이다.
시인들은 말한다. 서정시는 읽기는 쉽게 보여도 쓰기는 어렵다고 한다. 그만큼 체질화 되어 쓰여지기 때문이리라.
(글:서지월시인)
[POEM-TV]남서향 시-노을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