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변하고 있다. 아무것도 모르는 20살인 내가 체감할정도로. 모든 것이 바뀌고 있다. 하지만 변화하고 있다는 느낌만 받을 뿐 그 변화에 대해서 제대로 인지하여 대처하고 그에 따라 자신의 생존방식을 변화시키는 사람은 드물다. 세상은 그 변화에 대해 소리치지만 지금까지 했던 방식이 너무 편하고 쉬운 나머지 어렵고 복잡한 새로움을 추구하기를 꺼리는 것이다. 나도 그런 사람들 중 하나이다. 학교에서 매주 화요일마다 2시간씩 <CTO 기술 특강>이라는 과목명을 가진 4차 산업혁명에 대해 각 기업의 높으신 분들의 강연을 듣는 수업에서도 대부분의 학생들은 학점을 따기 위해 의무적으로 참석할 뿐 강연에 관심없이 현재 자신에게 주어진 과제를 해결하기 바쁘다. 나또한 그렇다. 하지만 다행히 이 책을 읽으면서부터 이 강연을 열심히 듣게 되었다. 좋게 말하면 관심이 생겨서이고 그 속에는 세상이 정말 변하는데 나만 뒤쳐질 것 같은 위기감때문이었다.
이 책은 2016년 9월에 나온 책으로 지금으로부터 1년이란 긴 시간이 지났지만 지금 읽어도 큰 도움이 될 만큼 먼 미래에 대해 대략적인 지도를 그려놓았다. 공대생이라 그런지 가장 눈길이 가는 분야는 아무래도 '기술'파트였다. 3개의 파트 중 2개는 주위에서 계속 중요하다고 애기해오던 이야기였는데 한 가지는 처음 접하는 내용이라 관심이 갔다. 바로 똑똑한 공장 '스마트 팩토리'부분이었다. 제품만 똑똑해지는 것이 아니라 그 제품을 제조하는 공장조차 똑똑해진다는 내용은 내게 적잖은 충격을 주었다. 충분히 똑똑해졌고 더 이상 똑똑한 공장을 상상해 본 적도 없고, 왜 공장이 똑똑해져야 하는가에 대해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똑똑한 공장이 만들어낼 상품에 대해 알고 난 뒤 생각이 완전히 바뀌게 되었다. "기성품에 개성을 더한 상품을 공장에서 찍어낸다."니...굉장히 새로웠다. 난 공장이라는 말 속에 무의식 속에 '공장=소품목 대량생산'이라는 등식이 들어있었다. 또한 공장이 제품 생산이상의 역할을 알 것이라는 것은 굉장히 새로웠다. 공장이 데이터를 만들어내는 신기한 생각이 벌써 현실이 되고 있었다. 책에서는 GE라는 기업을 예로 들었는데 이런 기업뿐 아니라 전세계 모든 기업이 이런식으로 공장을 바꾼다면 이 데이터를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국부분도 흥미로웠다. 사실 중국부분은 읽는 내내 많이 불편했다. 불편했던 이유는 두 가지 였다. 첫째는 작년에 나온 책임에도 현실이 달라진 게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지금도 우리는 해결책을 찾지 못했고 사드 영향으로 인한 중국의 경제적 보복 속에 허우적거리고 있다. 중국이 방안에 코끼리라면 코끼리 성장 억제제를 만들거나 최대 코끼리의 크기보다 큰 방을 만들어야 했을텐데 지난 우리가 한 일은 코끼리의 성장을 예측하며 두려워 한 일밖에 없다. 두번째 이유는 내가 이 책을 다 읽었음에도 아직 사태파악이 분명하게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난 스타트업을 꿈꾸고 있으며 가장 급진적일 20살 청년이다. 그런데도 이런 세계의 정세를 잘 모르고 있으며 최소한 이런 정세를 알아보기 위해 노력이라도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이번 깨달음을 계기로 책과 신문을 가까이 하며 내 앞에 닥친 사소한 과제보다 내 인생을 걸 미래의 과제를 찾는 노력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타트업을 시작하겠다는 기대에 부풀기 전에 냉정하게 세상을 바라보고 진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무엇일지 알아보는 일부터 다시 시작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