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견만리 책은 크게 4가지 주제(착한소비, 인공지능, 중국, 교육)로 구성돼있다. 이 4가지 주제는 명견만리에서 몇년에 걸쳐 다루었던 내용인 만큼, 기존에 이미 많이 홰자된 주제였다. 먼저, 교육의 경우 기존에 동양(특히 한중일)에서 출판된 자기계발서적들의 단골 내용이었다. 이지성작가, 후쿠하라 마사히로, 사이토 다카시 등의 책들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또, 두번째 주제인 인공지능의 경우 내 전공이 기계공학과이기 때문에, 나는 명견만리는 물론, 윤종록 님의 ‘창업국가’도 읽었을 정도로, 4차 산업혁명이 수면에 떠오른 2016년 때부터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었기 때문에, 딱히 신선한 점은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착한소비는 나에게 꽤 신선하게 다가왔다. 기존의 나는 착한 소비가 존재한다는 것은 인식해도, 회사의 이익으로 이어지기가 힘들고, 많은 사람들이 본인 먹고살기 바빠 남을 생각해서 손해를 보는 소비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자세히 알아보지 않았다. 그러나 책에서 읽은 내용은 이 선입견을 깨주기에 충분했다. 특히 이 책을 읽기 몇 달 전, 창업 아이템에 대한 고민 중 산타클로스 사업(가칭)을 생각해보았었기 때문에 더 인상이 깊었던 것 같다. 대략적인 사업내용은 이렇다. 먼저 기존의 환경이 어렵고 스토리가 있는 친구들을 모집한다. 그리고 그 친구들을 익명으로 도와줄 분들을 구해서 매칭을 시켜주고, 그 분들의 요구에 따라 내가 대신해서 어려운 친구들을 도와주는 것이다. 내가 이 내용을 나의 고등학교 친구들한테 얘기하고 들었던 험담들이 바로 내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선입견과 똑같았다. 당시 친구들한테 제대로된 답변을 해주지 못했었는데, 착한소비에 대한 사전 지식이 있는 상태였다면, 경제성과 시장성에 대해서 좀 더 합리적인 답변과 함께 저 아이템을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었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그리고 들었던 생각은 이 시대가 점점 먹고 살기가 편해지는 것에 따라, 삶에 대한 사람들의 의식 수준이 점점 높아지는 것에 따라 사회가 이타심이 많아지는 것(착해지는 것) 같다는 것이다. 그래서 가장 최근 제주도 크래비티 데이 때 만난 기현주 멘토님이 기억이 났다. 그 때, 내가 매달 받고 있는 청년 구직금 50만원이 그 분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이라는 것에 굉장히 신기했다. 반면에, 평상시 궁금했던 이러한 떠먹여주기식 복지 정책에 대한 비판적인 대중의 의견들을 물어보았다. 그리고 기현주 멘토님이 하신 말씀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청년들을 믿어 주어야 한다.’ 이었다. 물론 몇몇은 이 제도를 통해서 유흥을 즐기는 용도로만 쓸 수도 있다. 하지만 나와 같이, 청년구직금을 알바를 할 시간에 하고 싶은 공부 그리고 창업을 위한 경제적, 시간적인 자본으로 쓰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그 청년구직금은 의미를 가지는 것이다. 그렇게 사회로부터 도움을 받았다는 청년들의 마음은 후대의 청년들에게 도움을 줌으로써, 서로 돕고, 이끌어주는 이타심을 우리 사회 대대로 물려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번 명견만리를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내가 나름 독서를 한 보람이 있다는 것이다. 독서를 하기 시작한지 벌써 6년이 좀 넘어가는데, 이러한 데에서 조금씩 그 효과가 나오고 있다는 사실이 굉장히 흥미롭고, 앞으로 내가 살아갈 미래 또한 책에서 그려준 대로 될 것이라는 말들이 현실감 있게 다가와서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책에서 말했 듯이, 요즘은 도서관에서나 인터넷에서나 본인이 마음만 먹으면 알 수 있는 지식들이 굉장히 많다. 우리가 한국이라는 사회에서 살아갈 때, 우리나라 교육을 비판하는 것은 좋지만, 탓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래야 우리가 성공할 수 정당성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