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견만리. 우리가 준비해야 할 미래의 기회를 말하다. 책의 제목이다. 미래는 꼭 준비 해야함이 틀림없지만 이미 오지 않은 세상을 어떻게 미리 알고 준비 할 수 있을까. 특히 사회에 나갈 준비를 하고 있는 지금의 나에게 이것은 해답이 없는 깊은 고민이었다. 미래를 알고 싶어하고, 심지어 안다고 하는 사람은 인류의 긴 역사에 그동안 많았다. 그만큼 '미래'는 신비롭고도 꼭 알고자 하는 대상이었다. 졸업이 1년 남은 지금 다시 대학에 입학 한다면 정말 누구보다 잘 다닐 수 있을텐데 라는 말을 친구들에게 하던 차에 이 책을 읽게 됐다. 이미 경험한 것을 다시 하는 것은 더 좋은 성과를 내기 쉽다. 그런데 경험하지 않았지만 예측이 가능하다면 그 반복 과정은 필요 없다. 그 예측하는 능력을 기르기 위해 통찰력이 필요 하다고 이 책은 말한다. 변화의 시대에 절실한 덕목이다.
미래를 대비하라 라는 주제를 가지고 미래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한 책은 많았지만 이 책은 꽤 객관적이었다. 명견만리가 선택한 도구는 '트렌드'였다. 현재의 트렌드를 살펴보면 변화의 흐름을 따라 갈 수 있고 미래가 향하는 방향을 읽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사회적 사건을 목격했을때 그 안에서만 분석하는 어리석음에 대해 경고 하는 느낌이 들었다. 이 책에서 윤리. 기술. 중국. 교육 문제를 다루었는데 각각 한권씩은 나와야 하지 않나 싶을 정도로 심도 있는 주제였다. 윤리 파트의 '착한소비', 기술 파트의 '인공지능', 교육 파트의 '융합교육'. 각각의 주제에서의 트렌드는 읽자마자 공감을 자아낼만큼 커다란 흐름이었지만 나는 한번도 진지하게 분석해서 미래를 예측할 생각을 해보지 못했다. 착한 소비와 반부패에 대한 내용은 인류 보편의 가치가 완전히 퇴색 될리 없다는 증거로 느껴져 정말 감동적이었고 부패, 부조리에 대해 더욱 경각심이 생겼다. 착히면 바보 소리를 듣는 현대 사회에서 더이상 감정에 호소하기보다 '소비'를 통해 자본주의의 방식으로 의견을 표출하며 그것이 소비자의 힘, 권리라는 점이 공감됐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사람들은 오히려 가격을 뛰어넘는 가치에 주목하고, 그것은 그동안 이기적이었던 선택에 대한 반성이라는 관점은 정말 몰랐던 사실이라 매우 흥미로웠다. 사회가 좀 더 개인에게 주목함으로써 사람들이 사소한 소비 행위에도 자신의 가치관을 담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보츠와나라는 아프리카 나라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알게된 것만으로도 나는 이 책을 친구들에게 추천하고 싶었다. 보츠와나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국경을 접한 아프리카에서 가장 청렴한 나라라고 한다. 반부패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며 1994년에 강력한 반부패법을 제정한 뒤로 아프리카에서 가장 빠른 경제성장을 이루고 있다. 한강의 기적이라고,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뤘다고 평가받는 우리나라의 GDP 순위는 11~12위이지만 부패인식지수는 168개국 중 37위, OECD 34개국 중 27위, 거의 꼴찌로 대조된다. 미국 콜게이트 대학의 정치학과 마이클 존스턴 교수의 연구가 굳이 아니더라도 대한민국의 학연, 지연에 기반한 부패한 권력 구조는 오래도록 지속되어 왔고 국민 누구라도 아는 사실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 다룬 '김영란법'이 너무 늦었지만, 또 반쪽짜리지만 그래도 희망적이라고 생각이 된다. 또 청렴도가 높은 나라일수록 국민소득도 높다는데 우리나라는 경제 성장에 비해 부패가 심하다면 일반 국민들이 얼마나 쥐어짜내져서 이 경제 성장을 이룬 것인가하는 생각도 들었다. 전문가들은 부패로 인한 손실 비용이 막대하다고 지적 했기 때문이다.
정치, 사회, 교육에서 부터 경제, 기술, 과학까지 정말 다양한 분야에 대해서 깊이 있게 생각하게끔 만드는 오랜만의 책이었다. 읽고 나서가 아니라 읽는 도중에 계속해서 생각이 뻗어나갔다. 시험기간이라 한 권을 읽는데도 힘겨웠지만 꼭 나머지 두 권을 마저 읽을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