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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2020년 군포시 양성평등문화확산사업 <외모? 왜뭐!> 강연 후기
조회수:192020-12-02 15:5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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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26일 목요일, 늦은 7시 민우회 교육장에서는 작은 강의가 열렸습니다. 바로바로~ 2020년 군포시 양성평등문화확산사업 <외모? 왜뭐!>강연!! <외모? 왜뭐!>프로젝트를 시작하고, 진행한 과정들을 여성환경연대 활동가 진진님이 생생한 강연으로 들려주셨습니다.
(방역수칙 준수하며 안전하게 진행되었습니다:D)
플라스틱 사회 플라스틱 몸
강연은 ‘나의 몸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부터 시작했어요. 유해화학물질이 알게 모르게 쌓이는 저장터로서, 또 얼마든지 마음만 먹으면 바꿔낼 수 있다고 여기며 관리의 대상으로서 몸을 바라보고, “왜 나의 몸은 전쟁터가 되었는가” 질문하면서 <외모? 왜뭐!>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고 해요.
BODY IMAGE
‘바디 이미지’는 자신의 몸에 대해 스스로 어떻게 느끼는지,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뜻하는 개념입니다. 스스로에 대한 이미지상은 다양한 요인에 의해 형성되겠지만 여기에는 우리가 알고 있듯이 성별체계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흔히 ‘여성이 아름다워지고 싶은 욕망은 본능’이라며 자연스러운 일로 치부되고 있는데요. 그러나 개인의 바디이미지는 당연히 사회적 맥락안에서 발생합니다. 남성중심사회에서 여성을 향한 비현실적 미의기준, 성역할의 강요는 여성이 자신의 바디이미지를 형성하는데 큰 영향을 미칩니다.
그래서 도달할 수 없는 미적기준에 맞추지 못하는 나(의 몸)보다는
‘끊임없이 외모품평하는 사회’
‘(돈만 있다면)맘대로 바꿀 수 있다고 부추기는 성형산업과 광고’
‘노동공간에서 강요되는 성차별적 외모규정과 성역할’
등등등등 문제는 바로 가부장적 사회야! 라고 정확히 외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사님은 말씀해 주셨어요.
보이지 않는 몸 만나기, 다른 몸을 상상하기
각자의 몸을 다른 사람의 시선을 통해서 보지 않고, 관리하고 통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살피고 아껴주어야 할 것으로 보기 위해서 가장 먼저 찾아야 할 것은 무엇일까?
이 질문을 따라가며 지금껏 보이지 않았던, 보지 못했던, 그래서 상상하지 못했던 몸들을 만나는 일이 시작되었다고 해요
날씬하지 않은 몸, 노년의 몸, 장애가 있는 몸, 임신한 몸 등 대중문화나 일상생활에서 보이지 않거나 ‘숨겨야 하는 것’으로 여겨졌던 몸들을 드러내고 더 많이 이야기하는 것이 공고한 외모차별 사회의 균열을 내는 방법 중에 하나라고 얘기해 주셨습니다.
<출처: 여성환경연대 유튜채널>
마지막으로 여성환경연대 공모전 영상 중 하나인 ‘우리의 갱년기’를 다같이 시청했어요.
대안언어로 부정적인 느낌을 주는 ‘폐경’을 대신하여 ‘완경’이란 표현을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잖아요. 그런데 완경도 ‘무엇을 완성한다’는 의미에서 월경이 전 인생에서 해야 하는 임무같이 느껴진다는 점은 부족한 부분이라고 영상은 지적하고 있어요. 그러면서 ‘갱년기’라는 단어를 다시 보고 있습니다. 갱년기는 ‘다시 해를 시작한다’는 의미가 있어 몸의 변화를 통해 자신을 좀 더 돌보고 돌아보는 계기로서 전환기적 의미를 잘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영상에 대해 인상적이라고 얘기해주신 분이 많았어요. 빅뱅은 “갱년기하면 힘들고 아픈 이런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었는데 새로운 전환기라고 의미부여 하는 것이 좋았다.”
희동이는 “우리에게 언어가 없기 때문에 폐경과 같은 남성의 시선에서 만들어진 말이 쓰였었다. 거기에 대한 문제제기로 완경이 나온 것인데 완경 또한 임신을 ‘여성 완성’의 기준으로 둔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는 것 같다. 대안언어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라고 얘기해주었어요.
또 갱년기가 부정적으로 사용될 때 ‘여성으로서 매력이 없어지는 시기’라고 얘기되는 부분에 대해서도 의견을 내주셨어요. 치토스는 “여성을 성적도구로서 한정 지어 생각할 때에만 갱년기 여성을 ‘여성으로서 끝’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라며 갱년기 여성에 대한 성차별적 시선을 짚어주었습니다.
쓸모의 기준, 나의 쓸모
강의 서두에 나왔던 ‘플라스틱 사회’라는 문구가 끝나고도 오래 기억이 남았어요. 일회용 플라스틱은 한번 쓰고 버리기 위해 만들어진, 극단적인 기능성만 강조되는 물품이잖아요. 내 몸도 마치 플라스틱처럼 사회에 잘 맞춰지기 위해 통제하고, 관리하고, 바꿔내기를 사회는 기대하고 나도 그 기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에서 나도 내 몸을 ‘쓸모’의 기준으로만 보고 있었던 건 아닌가 생각했어요.
‘우리의 갱년기’에서도 갱년기의 몸은 생산하는 몸, 재생산하는 몸 모두에 해당되지 않고 그런 몸에 대해 사람들은 ‘아 이제 쓸모없어진 몸’이라고 쉽게 평가해버린다고 얘기하고 있어요. 그리고 갱년기를 맞는 스스로도 그에 대한 불안과 공포를 떨쳐내기는 굉장히 어려운 일일 거에요.
그렇지만 생각해보면 나의 쓸모는 사회적으로 인정되는 생산/재생산의 틀만으로 가둘 수 없는 훨씬 넓은 것이고 그런 나의 쓸모에 대해 내가 어떻게 느끼고, 감각하는지 ‘돌보고 돌아보는’시간을 통해 더 세심하게 관심을 가져야겠다! 이런 여러 고민이 드는 멋진 강의였습니다.
첫댓글 나의 외모에 대해 나 자신이 얼마나 많은 외모평가를 했었는지,
다른 사람이 나에 대해 어떤 평가를 할지 조심하게 되고, 알게 모르게 지적하고 지적 받았던것 같습니다.
좋은 강의, 한번 더 정리해주시니 기억에 오래 남을 듯해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