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2009. 1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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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처음..
처음이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가 설레임을 넘어서, 황망함으로 되기까지 얼마나 수많은 일이 지나쳐 갔는지.......
손톱에 때가 낀 자국이 옅어질 때쯤..
땀흘린 자국이 서늘하게 느껴질 때쯤..
가마솥을 데우는 널부러진 나무조각들이 산화를 마칠 때쯤..
다른이의 숨결이 체온을 동반한 내음으로 전해져 올때쯤..
구명..구포..덕천..부산진..수정..북구...언뜻 생각나는 지명이름 대기 놀이에 이들을 떠올릴 때쯤..
질끈 동여맨 머리와 덥수룩한 수염을 내몸에 장착(?)하고 싶어지는 때가 찾아들 때쯤...ㅋ..^-;;
새벽의 흐린 안개가 홍조띤 내 볼에 놀라 옅어질 때쯤..
가끔 듣는 금속성 메탈음악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어른거릴 때쯤..
매일 저녁 9시...하루의 숨결을 뱉으며 밤하늘을 쏘아볼 때쯤...............
황망함을 넘어서 다시 새로운 설레임으로............. 나의 행복했던 처음처럼.......again.........
-------------------------- it's my life.
'<문득>' 2009. 1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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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문턱에 들어서기까지 참 이채롭다는 걸 가끔 느끼는데...
짧지만 꽤 급한 경사가 있어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걸 힘겨워 하다보면, 잠시 쉬는 평탄지대 가 나타나고,
거칠지만 포장된 길을 터벅터벅 걷다보면 어느새 굴곡진 산길이 마주한다.
도로변에서 여러 갈래길 중 어느 곳을 택하느냐가 하나의 고민거리라면,
산길 초입에서 그들의 합방(?)을 볼수 있고...^^;;
혹여 내 삶도 이처럼 이채로운, 아니 다채로운 모습을 지닌 채 흘러가는 건 아닌지...
만에 하나 그렇다면, 난 즐겁게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
사람이 매일 행하는 수많은 선택 중에, 1분의 지속성이 있는 것이 대체 얼마나 될지 모르지만,
1시간... 24시간.... 보름달 스러져가고..... 1개월.... 더 많이 아님 더 깊이 익숙해 지는 길처럼,
내가 택한 낯선 곳의 삶도 어쩌면 스스로 당위성을 가질 수 있을 지도 모르는 법....
누가 아는가... 집 전화번호 조합이 로또 번호가 될지..ㅎㅎ..
결정권에서 자유로운 채 여러 선택을 할 수 있는 일상의 여유....
내 생애 봄날은 이제 시작이다....always....
'<문답>' 2010. 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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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세요?
..글쎄요..찾아보려고 애쓰고는 있지만..ㅎㅎ..
- '행복'이란 단어만큼 어렵고 멀게만 느껴지는 어휘가 있을란가.. '소소한 일상이 행복으로 귀결되는 삶을
살아야 한다. 그것만이 내 세상이요, 내 만족이다' 라고 부르짖었던 어느 소설가의 일갈이
애처롭게만 느껴지는 이유는?...
그 애매모호한 표현, 즉 다수 사람들의 난독증 때문이 아니었을까...그러지 않기를 바라는 나는...어떨까....풋..
수고가 많죠?
..그다지 힘에 부치진 않습니다..ㅎ..
- 난 이런 두리뭉실한 표현을 좋아한다. 직설적이지 않고, 상대방을 배려하면서도
물음에 적합한 표현을 해주는 것..
혹자들은 거짓된 표현이며, 내 자신을 포장하려 하는 화술이라며 포화를 쏘아대지만,
그네들이 그렇게 흥분할 만한 가십거리가 요즘은 턱없이 부족한 탓일게다.. 정직을 최선의 가치라 여긴다?..좋아요. 훌륭합니다!...단, 누구에게라도 단 한끌의 상처도 주지 않아야 될것!
...가능하세요?...풋...
식사 했나요?
..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ㅎ..
콩나물 국, 김 무침, 생미역 무침, 김치, 배추 겉절이, 계란찜 남은 것 조금
...오늘 점심 메뉴가 이러할진대...식구들 모두 영 개운치 않은 모습들..ㅎㅎ.
표현하지 않는 만족. 내가 늘 잊어버리고 있었던 무표정의 외침들.
누구에게라도 공표하고 싶고, 공유하고 싶은 모습들...
합판을 뜯고, 마늘을 찧는 급박한(?) 식후 풍광에도 아랑곳없이 자판을 두들기는 이유가 아닐런지...
구포2동 776-1번지의 부활은 매일 싹을 틔우고...누군가는 그 싹을 키워 맛나게 먹으며....
yeah!~~~~~~~~~~~~~~~~~~~~~~~~~~~~~~~ ...^^;;
'<11-28>' 2010. 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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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렇게나 놓여있는 누군가의 휴대폰, 요란한 알람 소리가 재촉을 한다. 이불 한겹 너머로 기세등등 내려앉은 한기가 궁금해 슬그머니 입김을 내뱉어보면,
여지없이 흩뿌려 지는 새벽의 싸늘함..
'4시 30분이군....'
힘겹게 몸을 곧추세우는 휴대폰 임자의 추임새 뒤로 어렴풋이 피어나는 온기...솔직히, 반가운 내음이다.
10 여분의 북적함이 끝난 뒤로, 누군가의 문 닫는 소리와 함께 찾아드는 시계소리....재깍재깍..
이 순간만을 기다렸다는 듯 제법 큰 울림이다.
'오늘..많이 춥다던데.........'.. (발가락만 꼼지락 꼼지락)......
but,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식구들은 여타의 새벽처럼, 피곤함을 참아내는 괴력(?)을 발휘할 것이다.
낯선, 때론 낯익은 얼굴들을 마주보며, 해야할 일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그곳에 거리낌 없이 입장할 것이다.
.,.....어쩌면 늘 하던 대로의 방식에 익숙해 졌을지도, 아님 '봉사'라는 개념을 의식하지 않고 있는지도 모르지......
허나 정작 중요한 건 지속되고 있는 수고로움이 아닐까...
짐을 내려놓고 숨을 고르는 삶 속에서 또다른 누군가의 짐을 덜어주고 따스한 쉼을 줄 수 있는것.
복지관 급식을, 가야하는 날이 아닌, 가는 날로 인식할 수 있는 것.
저마다의 마음 한편에 자리잡고 있는 '쉼'의 미학때문이 아닐런지........
또다른 마테오의 편지를 전하는 식구들... 이쯤 되면 아침 든든히 드셔야 되는데....
~~~~~~헉!!..늦었다!!........맛깔나는 계란말이 하러 go go~!~~~~~~~~~~~~~~~~~~~~~~~~
'<목도(目睹)>' 2010. 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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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pe diem~...
키팅선생님은 똘망똘망한 눈망울의 소유자들에게 이렇게 일갈한다. 어떤 외압이나, 속박, 회유가 그대들을 휘감는 세상에 분노할지라도, 결국은 삶은 즐길만한 의미, 또다른 자아를 실현하는 무대가 되어야 한다는 그 성토.
감정적인 영화장면의 한 단편이라 치부할지도 모르지만, 어쨋든 그 숨은 뜻은 내가 지지해 마지 않는, 내 삶의 척도가 되어 버렸다. 자신을 존중하는 법은 아직 서툴지만, 스스로 일어서기를 갈망하는.. 무언가 부족한 느낌의 삶을 짊어진 사람들에게는 더욱 그럴터....
아침에 눈을 떳을때 하늘 냄새를 맡는 사람이 난 좋다. 구름낀 찌푸림에서, 빗방울을 배설하는 그 험한 모습에서,
'이것이 파란색이란다' 라며 강렬한 햇빛을 토해내는 모습에 서... 776-1번지 마당 한편엔, 그 모습을 감상하고 내음을 즐기기 위한 작은 소파가 놓여있다. 땀에 절고, 담배 내음 가득 품은 3칸의 관람석... 질펀한 육두문자가 남발되건, 침묵의 시선으로 바라보건, 껄껄껄 웃어제끼는 대화의 시간이건,
어설픈 주먹다짐이 오고가건 간에.... 담배 한모금과 믹스커피 한잔이면, 하늘을 마셔버리는 사람들... 어떤 내음을 폐속 가득 담아둘지 궁금해진다.
약해지고 싶어, 상처받고 싶어, 화나고 싶어, 울고 싶어, 도저히 견딜수 없어
본인의 의지로 자신을 옭아매버리는 사람이 대체 어디 있겠냐마는... 어쩜 나의 동거인들은 그런 소소한 푸념도 표현하지 못할 만큼 억눌리고 비틀려왔음이.... 보.인.다.....아주 가끔. 허나, 나 또한 복잡하게 비틀려있음에도, 어쩌면 내 뒤틀림의 속도가 식구들의 그것과 맞물려 느려지고 있음을 의식할 때가 있다. 각자의 한숨이 제각각이듯, 그 무게감의 경중을 논하는 것은 불가할 터이기 때문이다. 모두가 억눌리고 아픈 상황에서 개인의 고통은 잠깐씩 기억되지 못하는게 일상이므로.... 식구들의 흩뿌려진 파편 또한, 나와 같은 결론으로 귀결되길 바라본다....
오늘의 숨결을 낯선 이 에게 전한 모든 전사들에게..................................... ..... 씀
'<시선>' 2010.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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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상을 입은 손을 물끄러미 쳐다본다. 마디마디가 뒤틀리고 검어져 차마 5월의 신록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형체.
진물이 흘러내려 무엇이든 감싸야 하는데... 급한대로 응급처치용 밴드를 뒤적거리며 찾은 끝에, 그나마 뒹굴고 있는 때묻은 3형제를 찾아낸다.
진물 때문인지, 아님 어설픈 도우미 때문인지, 잘 붙지 않는다. 슬슬 미끄러져 고정이 되지 않기를 여러번,
내심 미안하기도 하고 이미 극한의 고통을 겪은 이에게 행여 괜한 아픔이 있지 않을까 초초해진다.
막상 감싸놓고 보니, 영 초라하다. 이게 아닌데... 고맙다며 나름 말끔한(?) 내손을 잡는 이....
혹여 비대칭적인 색채에 상처받을까 괜찮다며 손사래를 치는데, 지나고 보니...아무래도 괜한 기우였나 보다.
쓸데없는 이해심이랄까....
누군가는 육체의 고통은 치유하면 된다고 한다. 허나 그것이 어디 모든 경우에 다 통용될수 있는 명제일까?
심적인 장애 없이 즐거운 마음으로 베이고, 찢어지고, 그을린 아픔을 치료한다는 게 과연 있을수 있는 일인지....
...아닐 게다.
달리 생각하고 싶었지만,
나 또한 너무 쉽게 사람을 재단하고, 너무 편하게 치유를 논하며,
너무 제멋대로 상처의 크기와 깊이를 헤아린다.
아픔을 호소하면 대부분 살이 붙게 마련이지만,
골라내고 가려내 제대로 된 상처의 뼈대를 완성하는 작업이 어렵다면 어려울 터,
하지만 '사람'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그만한 '시선'을 쏟아부을 가치는 있는게 아닐런지..
'사람'을 느끼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런 '시선'을 갖고 싶다.
그런 '사람'과 그런 '시선'을 접어둔 채 흘려보낸 시간이 눈물나게 아쉽고 가슴에 사무치게 그리우므로.........
........................Carpe Di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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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ㅎㅎ 행복하세요? 는 일해님댁에 가입하려면 들어야하는 질문이었지요? 제가 언제 한 번 회원보기를 하다가 그게 눈에 들어와 모조리 다 읽었는데(ㅋㅋ) 대부분의 분들이 '예' 라고 대답을 했더군요. 같은 '예'라도 더 구체적인 '예'가 있고 솔직한(?) 다양한 대답들도 있고, 되묻는 사람들도 있고, 읽고 있으면 얼마나 웃긴지 몰라요.ㅋㅋ. 그 대답들에서 그 사람을 읽을 수가 있더랍니다.ㅎㅎ. 여기 또한 딤님의 성품이 다 들어있네요.
댓글 준비하면서 일이 자꾸 불러 세번씩이나 들어오는동안(ㅋㅋ) 잔잔하고 짠한 일기(?) 잘 읽었어요. 딤님도 글을 쓰면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글을 쓰실 거 같아요. 딤님은 제가 뵙기엔 이미 벌써 '사람'을 느끼는 그런 '사람'이 되어 계십니답.^^ 마음 따뜻하고 배려심 깊어 바빠도 '내' 일 체쳐두고 '남'의 일 먼저 해결해 주실 분이시고요. 아파도 상대가 아플까 싶어 아프다 하실 분 아니시고..위에 다 써 있습니다. 장동건에 성품까지 완벽하면 곤란한딩.ㅋㅋㅋ. 뭔가 딤님을 더 토닥토닥해드려얄 거 같은데 오늘은 더 마땅한 재주가 없네여. 암튼지간에! 함북과 (예수)만나는 꿈속의 뵹이왕자님을 쏴랑해영~~ㅋㅋㅋㅋㅋㅋㅋ^^
감사합니다 함북님.^^;...그런데요, 가끔 느끼는 것이지만, 전 너무 감성적이거나, 별반 다를 바 없는 사실을 미화(?)시키는 일종의 '포장술'에 잔뜩 취해있는 건 아닌지 '갸웃'합니다. 글이나 말로만, '대체로 이렇다, 그러니...'라는 식의 여운을 남길뿐, 실제로는 실천하지도 않고, 그에 걸맞는 책임의식도 결여될 때가 많았다 싶거든요. 후회막급이지만, 좀더 솔직하고, 늘 평이하고, 수줍은 어깨동무에도 흥겨워 할 수 있는...'그런 '我'를 연마해야 될 듯 합니다...ㅋㅋㅋ;;...(--)(__)~;;
ㅎㅎ 그건 차이는 있겠지만 누구나 그러고 또 실은 당연한 일이라고도 생각된답니다. 실지에서도 그러면 꼴불견이지요.ㅋㅋ. 내 속안에만 있어야 맞는(?) 나만의 영혼 같은 것을 현실 삶에서는 민망해 내 보일 수 없으니 글이든 음악이든을 빌어 또는 그 어떤 형식으로 표출시키고 싶은 거라고 저는 이해하지요. 글이란 것이 아무래도 다듬어져서 나가야 하는 거라 미화, 포장 그런것을 빌릴 수 밖에 없겠구요. 그런 감성적인 것들은 그것들대로 가게하고 실지 삶에 있어서는 사람들께 욕을 먹지 않게 행동하고 또 노력을 거듭하면 그것으로 된 거 아니겠습니까? 저도 울 남편 절대 여기 못들여다보게해요. 민망해서요.ㅋㅋㅋ. 홧팅 왕자님!^^
ㅋㅋ 지금 다시 읽어보니 제 댓글이 딤님 댓글에 아주 맞아떨어지게 표현되진 않은 듯 한데요. 길게 쓰긴 뭣했고 여러 생각들을 한계된 댓글수에 맞추려다보니 그렇심다. 뵹이왕자님께서 찰떡같이 알아들으셨으리라 믿쓈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