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28일(금) 금연 15일차.
아내에게 오늘부터 월요일까지 일하지 않고
쉬겠다고 말하였다.
아내가 왜? 묻는다.
금요일은 1년 만에 만나는 친구와 한잔하고,
토요일은 부평토요모임가서 선생님들과 특히
상동차선생님과 한잔하고,
일요일은 초딩친구들하고 야유회가서 한잔하고,
월요일은 구월동모임 한달에 한번하는 식사 날
이라 한잔하려고 쉰다 했더니...
쿨하게 마음가는대로, 내 눈치보지 말고 당신이
알아서 쉴지 말지 결정하라고 한다. 4일 연속 술
때문에 쉬게 되는 거라 혹시나 잔소리하지 않을까
조금 소심해졌었는데 아내의 쿨한 반응을 보니
그동안 단도박 잘해오고 금연까지 시도하는 나를
보고 아내가 나에게 주는 포상으로 느껴졌다.
금단증상이 술로 찾아왔다. 거의 매일 술이다시피
한다. 이는 분명 일시적인 현상일 것이다. 설마
음주문제로 넘어갈까 자신하지만 그래도 경각심을
가져본다. 의식적으로 술의 양을 줄여보자.
보건소를 찾아 금연과 금단증상에 대해 전문가의
의견을 들었다. 다행히도 나의 니코틴 의존도는
10점 만점에 4점. 니코틴패치를 적용할 정도의
심각한 상황은 아니었다. 나의 습관적, 강박적인
흡연행위가 문제였다. 조언을 듣고 금연 보조물품
받아들고 나오면서 생각을 하였다. 보건소 오길 잘
했다. 다음 약속한 일정에도 꼭 와야겠다.
지압기를 손에 쥐고 만지작거리며 친구들을 만났
다. 조금 상반되는 성격의 쌍둥이형제, 1년만에
만난다. 내가 1년 동안 니들 안만난다, 스팸건다
말하고 안만났다. 그간 몇번 전화왔었지만 받지를
않았다. 1년이 지났기에 내가 마음의 문을 열었다.
용서가 가장 커다란 용기라 하지 않았던가?
쌍둥이 친구들이 좋아서 어쩔줄 몰라한다. 닭갈비
맛집에서 맛있게 먹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헤어
졌다.
집으로 걸어가는 중 집 근처에서 마주친 한 실내
포장마차...금단이가 한잔하고 가세요 나를 이끈다.
동태탕에 잔치국수 소주 주문하여 한잔 마시는데
영화관람을 막 끝낸 아내의 전화를 받았다. 뒤이어
아내와 딸이 왔고 딸아이랑 소주한잔 나누었다.
근처사는 딸아이랑 친한 친구가 우리에게 인사만
드리고 간다고 왔다. 평소에도 자주 만나는 사이라
어떤 친구일까 많이 궁금해 했었는데 아주 밝은
성격의 친구였다. 반갑게 인사나누고 술 할줄 아냐
물었더니 마신다 해서 같이 마시자 하였다. 아내는
물로 우리 셋은 소주로, 즐겁게 웃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 모두 금연이 가져다 준, 나비효과로 인한 소소한
일상이고 행복이다. 금연하니 금단이가 놀자고
찾아오고 금단이가 술집으로 이끌어 결국은 딸아이
친구까지도 만나게 하였다는...
10월 29일 (토) 금연 16일차
오늘은 아내와 인천대공원 가기로 한 날. 오후 2시
집을 나섰다. 길이 막힌다. 짜증이 올라오려 한다.
옆길로 새서 골목길에 차를 주차하고 지하철을
이용하였다. 대공원에 도착하니 주변은 사람들로
차들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차를 버리고 지하철
이용...참으로 탁월한 선택이었다.
평소 안가봤던 코스로 인천대공원을 산책하였다.
나들이 나온 사람들로 가득하다. 조금만 늦게
왔더라면 이렇게 좋은 예쁜 대공원의 가을모습을
못볼뻔 했다. 아내를 모델삼아 사진을 수시로
찍었다. 마주친 한 커플 우리랑 반대였다.
아내가 남편을 모델로 사진 찍기에 바쁘다.
아내와 함께 가을 경치를 2시간 30분 동안 만끽
하였다.
이 모두가 금연 덕분이다.
지하철을 이용하여 차있는 곳으로 왔다. 어제 친구
들 만났던 닭갈비집이 근처여서 그곳에 갔다.
보건소에서 받은 수지침 볼펜을 어제 잃어버렸
었는데 혹시나 해서 물어봤더니 카운터에 있었다.
다행이다.
닭갈비 좋아하는 아내, 나 역시도 좋아하지만 비빔
국수 시켜서 맛있게 저녁을 먹었다. 닭갈비 먹다가
소주생각이 간절하여진다. 금단이가 한잔만 가볍게
하자 유혹을 한다. 그렇지만 부평토요모임 참석해야 하기에 금단이 유혹을 떨쳐내었다. 지난주에 술
마시고 모임참석하여 선생님들에게 스스로에게
얼마나 미안했던가? 되풀이하지 말자.
아내가 성당까지 데려다주어 제시간에 도착 회합에
참여하였다. 선생님들과 맛있는 식사와 술한잔
곁들여 자유토론시간을 가졌다. 상동차선생님과
토요모임에서 한잔 하자 했었는데 오늘 같이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이 모두가 금연 덕분이다.
10월 30일 (일) 금연 17일차
20-21년 초등학교 동창회 총무를 하면서 기금 850
만원을 탕진하였다. 기금을 싹싹 털어먹었다. 도박
줏독자인줄 모르는 친구들이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겼었다.
침묵으로 일관하다가 얼마전 용기를 내어 친구들
에게 사과하였다. 나의 잘못에 대해 인정하고 보상
계획을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가는 야유회라 불편한 마음, 친구들
에 대한 미안함으로 참석하지 않으려 했으나
회장의 계속되는 참가 권유에 못이기는 척 용기를
내어 참석하였다. 잘못을 인정하고 피하지 않아서
숨어버리지 않아서 고맙다, 갚지 마라, 신경쓰지
말고 형편되면 갚아라, 네 생활부터 챙겨라...
친구들이 고마웠다. 기금 유용 건은 표면적으로
일단락 되었지만 꼭 갚으리라 다짐을 한다. 나의
약속을 지키고 나의 자존심은 내가 지켜야 한다.
예전 동심으로 돌아가 자연속에세 하루를 즐겼다.
먹고 마시고 웃고 떠들며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만나면서부터 금연 중임을 떠벌렸다. 친구들이
격려해 주었고 내 곁에서 담배피는 것을 자제하는
등 친구들의 도움으로 위험했던 하루를 잘 넘겼다.
야유회에서 돌아와 어머니를뵙고 집으로 왔다.
뒤풀이없이 돌아온 나를 보고 아내가 좋아한다.
GA에 돌아와 위대한 힘을 다시 만났다. 그 분께서
안내하는 대로 금연을 시작하였다. 나의 생활이
건강해지기 시작했다. 도박없이, 담배없이 가을날
주말을 행복하게 보냈다.
위대한 힘의 은총 감사합니다.
안타까운 참사 사고로 온 나라가 어수선하고
슬픔에 빠진 하루였다. 딸같고 아들같은 젊은이
들이 많이 희생되었다. 남의 일 같지가 않다.
그들의 부모님께 위로를 드리며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빌고 싶다.
첫댓글 일기 감사합니다.
삶의 모든 것들을 나눠주시는 오공님의 모습들이 눈에 선하게 떠오릅니다.
행복하세요.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쁘게 살아가세요.
모든 것을 뜻하신 대로 이루실 수 있기를 기도드립니다.
온전한 영혼육의 치유!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