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8일 화요일, 전화를 받고 준비된 가발을 픽업하러갔습니다.
첫째 동생이 소개하고 멜로디가 강력히 추천하는 바람에 한번 해보자하고 주문했습니다. 첫모습에 내가 아닌 다른 모습, 싫고 맘에 안들고 멋쩍어 보였습니다. 약간 모자 보다 무거운 것 같은 느낌? 여하튼 원하는 대로 가발과 머리를 이발하고 맞춘 다음 쓰고나와 북창동에서 저녁을 먹고 돌아왔습니다. 어색한 느낌으로 가발가게를 나왔으나, 호텔로 들어갈 때는 전혀 머리에 아무 느낌 없이 자연스런 느낌으로 돌아왔습니다. 제 자신이 가발을 썼다는 느낌을 모르는체...
잠자리에 누워 이런 생각을 합니다.
삶이 모두 보이는 것만을 보는 불완전한 판단이고, 보이지 않는 것의 참 모습을 찾는게 중요한 것임을 새삼 느낍니다. 믿음의 세계, 보이지 않은 것을 믿을 수 있는...
제가 가발은 쓰고 다니진 않를 것 같습니다.
시간이 빨리 흘러갑니다.
11월7일 월요일엔 어머님을 찾아뵙고, 서서히 진행되고 있는 치매로 인해 감정기복과 기억의 혼란이 있음을 느끼고 있습니다. 동생들이 힘들게 보살피고 있음에 감사하고 미안한 느낌입니다.
존경하고 감사합니다.
11월9일 수요일, 12시 기차를 타고 부산에 2시38분 도착, 자갈치 시장을 구경하고, 숯불 꼼장어를 먹고 호텔로 들어왔습니다. 옛날 모습이 전혀 안보입니다. 내일은 사촌누이와 조카, 아픈 몸을 위로하는 만남을 가지렵니다. 항암 잘 이겨내시고 건강히 회복되길 기도드립니다.
첫댓글 보이지 않는 것의 참 모습을 찾는게 중요한 것임을 새삼 느낍니다. 믿음의 세계, 보이지 않은 것을 믿을 수 있는...많이 공감이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