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리스본에서 집에 돌아오니 저녁 7시, 멜로디가 저녁 된장째개를 만들어 밥에 김을 맛있게 싸먹고 쉬었다.
오늘 하루 시차 적응한다고 오락가락하다가 여행의 인상 깊었던 것들을 수노로 노래를 만들었다.
다음 월요일 치과 약속 잡았고, 카드 빌 내보낼 준비하고,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동생 식구와 화상통화하고 어머님과 통화중, 치매의 증상으로 고함을 치시는 바람에 전화를 끝었다.
큰 소리 고함을 들을 때 마다, 마음이 힘들다.
오늘 나는 이 하루를 회복의 자리에서 다시 바라본다.
여행은 즐거웠지만, 집으로 돌아오면 현실이 기다린다.
카드 정리, 병원 약속, 어머님의 건강, 내 몸의 피로, 그리고 마음의 흔들림.
예전 같았으면 이런 감정의 파도 속에서 나는 도망치고 싶었을 것이다.
마음이 힘들 때, 통제할 수 없는 상황 앞에서, 누군가의 고함을 들으며 무력함을 느낄 때,
나는 조용히 핸드폰을 들고 “딱 한 번만”을 속삭였던 사람이다.
하지만 오늘은 다르다.
어머님의 고함은 나를 향한 것이 아니라, 병이 만들어낸 소리임을 안다.
그 소리를 들으며 올라오는 슬픔과 분노와 무력감을
이제는 도박으로 덮지 않는다.
그 감정을 그냥 느낀다.
힘들다.
슬프다.
마음이 무너진다.
그러나 나는 도망치지 않는다.
회복은 여행지의 아름다운 풍경처럼 화려하지 않다.
회복은 시차 적응처럼 오락가락한다.
어제는 기쁘고, 오늘은 흔들린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도박하지 않는다.
오늘 카드 빌을 정리하며 문득 깨달았다.
내가 돈을 숨기지 않고, 고지서를 피하지 않고,
차분히 정리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하나님의 은혜이고 회복의 증거라는 것을.
예전에는 카드 명세서를 보는 것이 두려움이었다.
이제는 책임이다.
어머님의 고함을 들으며 마음이 힘들었지만
그 마음을 도박으로 달래지 않고
멜로디와 된장찌개를 먹고
노래를 만들고
치과 예약을 잡고
정리하는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이
나의 기적이다.
회복 공동체에서 나누고 싶은 말이 있다.
우리는 기쁠 때보다
힘들 때가 더 위험하다.
분노할 때, 억울할 때, 외로울 때,
특히 가족의 문제로 무너질 때
충동은 찾아온다.
그때 기억하자.
“지금 느끼는 감정은 지나간다.
하지만 한 번의 도박은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하게 만든다.”
오늘 나는 힘들었지만
도박하지 않았다.
어머님의 고함이 내 마음을 흔들었지만
나는 여전히 회복의 길 위에 서 있다.
회복은 완벽해지는 것이 아니라
도망치지 않는 것이다.
오늘도 나는 도망치지 않았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