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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를 위하여-중독자 2023년 1월 29일 일요일
오공 추천 0 조회 8 23.01.30 22:06 댓글 3
게시글 본문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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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작성자 23.02.04 05:35

    첫댓글 돈을 잃기 위하여 오늘도 도박장을 찾았다. 돈을 따기 위해서가 아니라 잃기 위해서 도박을 하는 나는 참 멍청하고 어처구니없는 도박중독자이다.

    어두컴컴한 구석진 자리에 앉아 줄담배를 피며 도박에 몰두하고 있는 그 시간만큼 편안한 시간이 없었다. 될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뒷 일은 전혀 생각치 않고 눈앞에 승부와 쾌락만을 쫓았다. 가족들의 믿음을 져버린 채 시간을 죽이고 돈을 날리고 어느새 밤을 꼬박 새웠다. 오늘도 역시 예상했던 대로 돈을 다 잃고 빚까지 생겼다. 이제는 허탈한 마음도 안든다.

    담배를 하도 많이 피운 탓에 왼손 검지와 중지는 담배 인이 박여 검노란색으로 물들었다. 누가 볼까 비누로 씻어도 때밀이 수건으로 박박 문질러 봐도 지워지지 않았다. 시멘트 벽면에 손가락을 갈아 보기도 하였지만 결코 지워지지 않았다. 

    핸드폰을 보니 부재중 전화 수십여통, 핸드폰 열어 보는 것조차 겁이 난다. 또 어떤 문자가 와 있을까?

  • 작성자 23.02.04 05:37

    밖으로 나섰다. 선뜻 집으로 발을 옮기지 못한다. 도저히 아내 얼굴을 맨 정신으로 볼 수가 없었다. 어질어질한 현기증을 참아가며 순대국밥에 소주를 마신다. 마음에 눈물이 흐른다. 하루도 못가 무너지고 마는 나는 분명 심각한 도박중독자이며 정신병자임에 틀림없었다.

    비틀비틀 걷는 발걸음이 마치 나의 인생인 듯 하다. 도저히 희망이라곤 하나 없는 삶이었다. 암울한 현실에 좌절하고 절망했다. 미래는 더욱더 절망적이었고 살아 있어도 살아 있지 못한 나는 매일매일 악몽을 꾸는 듯 했다. 불면증으로 잠을 쉽게 이루지 못했고 잠들면 악몽과 가위에 눌려 깜짝깜짝 놀라 잠이 깨곤 하였다. 

    담배 서너개비 연속으로 피면서 하늘에 대고 연례행사처럼 굳은 다짐과 맹세를 한다. 돌아가신 아버지를 떠올리며 눈물을 흘리며 맹세를 한다.

    이제 다시는 절대로 도박을 안하겠습니다. 도박 다시 한다면 저는 사람새끼도 아닙니다. 정말 정말 사람답게 살아가겠습니다. 지켜봐 주십시오.

  • 작성자 23.02.04 05:39

    이러한 다짐과 각오는 며칠 가지를 못하고 다시 돈을 잃기 위하여 도박장에 들어선다. 이러한 삶이 하루하루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반복되는 나의 삶은 살아있는 악몽 자체였다. 날이 갈수록 나의 인생은 파국으로 치닫고 있었다. 나는 존재의미를 상실했으며 삶의 모든 의욕을 잃어버리고 자포자기의 그로기 상태까지 갔다. 

    나의 생에 봄날은 다시 올까?
    과연 나는 새로운 출발을 할 수가 있을까? 
    정정 당당한 사람으로 다시 태어날 수가 있을까? 너무 늦어버린 것은 아닐까?

    가족들의 얼굴 하나하나 떠올리며 미안한 마음에 죄송한 마음에 가슴을 쥐어짜며 소리없는 통곡을 한다.

    GA와 위대한 힘 그리고 회복프로그램을 만나면서 도박을 하지 않고 살아가게 되었고 나의 의식과 삶이 조금씩 조금씩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나는 내가 진정 누구인지, 그리고 어떠한 삶이 정말 가치있는 삶인지 알아 가고 있으며, 아직도 내게는 많은 것이 남아 있고, 무엇이든 이룰 수 있는 시간과 자유가 있음에 감사하고 있다.

    과거의 혼란과 악몽에서 벗어나게 되었고, 이제는 매일 아침을 상쾌하고 밝은 마음으로 맞이할 수가 있게 되었다. 이 모두 위대한 힘의 덕분임을 잊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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