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기때 엄마와 눈 맞추지 않으면 자폐증 의심을~
수영 선수 김진호와 영화 ''말아톤''의 실제 주인공 배형진.
이 두 사람의 이름이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는 것은 단순히 이들이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신기록을 작성했다거나 춘천마라톤대회를 3시간에 주파했다는 경기의 결과가 아니라 그들이 넘어야 했던 자폐증이라는 커다란 벽 때문일 것이다.
세상과 단절한 채 인생을 ''섬''처럼 떨어져 살아가는 자폐아. 그래서 자폐증은 질병이 아니라 타인과 관계를 쌓고 의사소통을 하는 능력에 결함이 생긴 ''자폐 증후군''으로도 표현된다.
자폐증은 발달장애의 대표적인 질환이다. 다른 사람과 상호관계가 형성되지 않고 정서적인 유대감도 일어나지 않는 아동기 증후군(syndrome)으로, ''자신의 세계에 갇힌 상태에서 지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사회적 관계 형성이나 의사소통, 행동 등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는 정신질환으로 통상 12세 이하 아동의 경우 1만명당 2∼5명이 자폐증을 앓는다. 전형적인 자폐적 장애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자폐적인 경향이 있으며, 심한 정신지체를 동반하는 아동까지 포함시키면 15∼20명. 대부분 생후 36개월 이전에 발병하며, 남자 아이의 경우 여자에 비해 3∼5배 더 잘 발병하며 여자 아이는 남자에 비해 증상이 더 심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폐증을 일으키는 원인은 아직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뇌 기능 발달의 결함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사회성 발달과 언어 발달을 관장하는 뇌 영역의 발달 정체가 중요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자폐가 대인관계를 회피한다는 뜻을 가진 것처럼 자폐증의 가장 큰 특징은 다른 사람과의 신체적·언어적 접촉을 피한다는 것이다.
유아기부터 어머니와 눈을 맞추지 않는다거나, 소리를 들을 수 있으면서도 고개를 돌려 쳐다보지 않는다든지, 안아 주어도 좋아하지 않고, 안아주면 몸을 뻗치면서 밀어내거나, 아예 안아 달라는 자세를 취하지 않는다면 자폐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배가 고프다든지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엄마도 찾지 않는다.
또다른 아주 흔한 특징 중의 하나는 동일성에 대한 고집 또는 고집스러운 행동이다.
많은 자폐증 아이들이 일상생활을 정해진 대로만 하려고 하며, 조금이라도 거기서 벗어나면 마음이 혼란해지고 격노하게 된다.
매일 식사 때 같은 음식만 먹고 마시거나, 같은 색깔로 된 옷을 입거나 다른 사람에게도 그 색깔만 입도록 주장하고, 학교를 같은 길로만 가려고 한다. 이렇듯 자폐아동은 반복적이고 의레적인 동작에서 안정감을 느낀다.
자폐증은 거의 일생 동안 장애가 지속된다. 3분의 2 정도는 평생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거나 수용시설에서 지내야 한다.
5∼20%는 어느 정도 호전이 되지만 역시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독립적으로 생활하기 어렵다.
전체의 1∼2%가 스스로 직장을 얻어 독립적으로 생활이 가능한 것으로 학계에 보고돼 있다. 지능(IQ)이 70 이상인 경우, 5∼7세에 어느 정도 대화가 가능할 만큼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경우, 가족의 협조가 원만한 경우, 경련성 질환이 동반되지 않은 경우 등은 비교적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다.
현재까지는 자폐증을 완벽하게 치료하는 방법은 없다. 자폐를 완치시킬 수 있는 약물이나 특수치료도 없다.
그러나 일찍 문제를 발견하여 단계적으로 세분화된 치료를 받으면 아이의 능력을 최고로 키워 줄 수 있고, 문제 행동도 최소화할 수 있다. 자폐아동의 경우 보통 발달이 늦는 경우가 많아 빨리 발견하면 교육을 통해 발달속도를 좀더 빠르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릴 때 자폐적 문제를 발견하게 되어 엄마와 애착관계를 형성하게 되면 각종 사회성 형성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행동상의 문제가 행동 수정만으로 조절이 잘 안될 때에는 약물도 투여한다. 과잉운동, 공격적인 행동, 자해, 분노 및 발작 등이 있는 경우다.
대구가톨릭대병원 정신과 조근호 교수(35)는 "자폐 아동들은 대개 발달장애와 행동상 문제를 보이므로 체계화된 특수교육과 행동수정 치료가 가장 중요하며 이런 것은 다른 장애 아동들에 대한 교육보다 ''좀 더 초기에, 지속적으로, 강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또 "부모는 불필요한 죄의식을 갖지 않도록 해야 하며 보조치료자로서 적극적으로 치료과정에 참여하고 아동에 대한 이해와 고통을 함께 나누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정확한 진단과 조기치료가 특히 중요한 만큼 늦되거나 순한 아이라고 치부하지 말고 아이의 이상행동에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