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질수록 향내 나는 허브 같은 존재
류 일 규(Ph.D.)
미셀지역아동센터장
사회복지사가 바라보는 아이들은 만지면 만질수록 향내 나는 허브이다. 그것은 사회복지사에게 사랑과 열정과 교육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이전에 센터를 이용할 아동들을 발굴하기 위해 공공기관을 방문하여 수급자 및 법정차상위 아동들의 정보를 구한 적이 있다. 그러나 개인정보유출이라며 한마디로 거절당했다. 얼마 전에도 사회복지공무원을 만날 기회가 있어 ‘사회복지사가 추구해야 할 아동복지가 무엇이며 어떻게 지역아동센터를 통해 아동복지를 실현할 것인가’에 대해 잠시 의견을 나누면서 돌봄이 필요한 아동들이 방치되지 않도록 전화번호 정도라도 알 수 있으면 좋겠다고 안타깝게 말하자 한 마디로 지역아동센터에서 알아서 하라는 것이다. 이유인즉 가족들의 의사를 존중해야 하므로 전화번호나 주소를 줄 수 없고 아동이 센터를 이용하겠다면 확인 후 연락을 주겠다는 것이다. 답답했다.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한 아동들일 수도 있는데…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언젠가 프르포절 작정을 위해 관계기관에 본인을 소개한 후, 용인시에 생활보호대상자와 법정차상위 아동들의 수를 알고 싶다고 문의 한 적이 있다. 그러나 알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교육소외계층 아동들의 교육복지를 꿈꾸는 사회복지사의 기대가 무너짐을 느꼈다.
아동은 국가공동체의 미래를 이끌어 갈 주인공들이다. 그들에게 있어서 현재는 건강한 꿈을 갖게 하고 그 꿈을 키울 수 있는 능력을 향상시키는 중요한 시기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수급자 아동들은 자존감 및 사회성 발달이 현저히 떨어져 현실에 안주하며 지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인지 지역아동센터를 이용하는 아동들은 10% 미만이다. 그것은 국가와 주변의 지원이 어느 정도 그들의 삶을 보장해 주고, 특히 수급자 부모들의 자녀미래에 대한 인식 부족이 원인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만약 이런 상황이 현실이라면 사회복지를 담당하는 공무원들이나 현장에서 일하는 실천가는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정책의 변화가 필요하다. 그들의 의견만을 존중한 나머지 아동들이 방치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때로는 그들의 판단 능력이 떨어질 수도 있기에 보다 적극적인 개입과 설득으로 건강한 삶을 개척해 갈 수 있도록 보호와 교육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공무원들이 이들을 찾아다니며 설득하기란 현실적으로 힘들다. 그러나 지역아동센터는 그들을 보호하고 찾아 설득하고 교육하는 일에 준비 되어 있는 시설로 그들의 전문인력을 십분 활용하여 소외 아동들의 정서안정 및 교육활동의 혜택을 받도록 해야 한다.
복지는 국가만이 할 수 없다. 민관이 함께 풀어가야 할 시대적 사명이자 과제이다. 클라이언트를 운명공동체로 대해야 하고 보다 적극적인 개입이 가능하도록 센터와 협력해야 한다. 지역 내 아동복지시설을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하며 아동들이 미래에 대한 비젼을 갖도록 설득하고 용기를 주어야 한다. 아이들은 만지면 만질수록 진한 향기를 품어내는 허브이다. 그러나 그 향기를 발산하지 못한다면 만져주지 못하고 방치한 사회의 책임이 될 것이다. 우리는 낙인 아동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함께 노력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첫댓글 사회복지사로서 고민하고 함께 노력해야 할 과제인 듯 합니다. 정작 신경써야 할 많은 아동들이 복지의 사각지대에 방치되어 있는데도 출산률을 높인다며 눈에 보이는 비효율적인 정책만을 논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아동을 위한 아동에 의한 아동복지정책이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출산률 같은 것은 저절로 상승할텐데요ㅠㅠ 그래도 이런 문제를 알고 변화를 추구하며 사명을 가지고 애쓰시는 분들이 있으시기에 부모로서 감사할 뿐입니다.....
아동들을 위한 센터장님의 진심이 느껴집니다. 복지행정에서도 진정으로 아이들을 위하는 방향이 무엇인지에 대해 아동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한다면 방법이 나올텐데 아동의 입장이 배제되어 있는 행정이 안타깝습니다
사회복지사가 바라보는 아이들은 허브같은 존재라고 표현 하시는 센터장님의 아이들 향한 마음이 어떤 마음인지 느껴지네요. 비록 안타까운 현실속에서 어렵고 힘든 일을 하고 계시지만 진정 센터장님과 같은 분이 이 사회에 계시기에 저희는 마음이 따뜻해지고 든든하답니다. 힘내시고 화이팅하세요!
코로나19 접종 대상자 안내처럼 관공서에서 개개인에게 신청하라고 알려주면 좋으련만TT
10%의 아동만 이용한다는 법 제도의 벽이 너무나 슬프네요. 목소리를 내어서라도 개선시켜야 겠어요!!!!!
꼭 필요한 아이들이 지원받는 그 날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