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 30 주일
마태 22, 34 ~ 40
오늘 예수님의 가르침은 일명 ‘사랑의 이중계명‘이라고 불리는 내용이다.
율법과 한 사람이 예수님을 시험하기 위해 어떠한 계명이 율법에서 가장 첫째 가는 계명인가 하고 질문을 던진다. 이에 예수님께서는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네 정신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그리고 두번째로는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라고 덧붙이신다.
‘사랑‘이라는 주제는 하느님의 모습을 나타낼 때 빠질 수 없는 부분이다. 그 시작인 태초에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사랑으로 모든 피조물에게 생명을 부어주셨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느님을 사랑하고, 나의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라고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신다.
이러한 사랑의 이중계명은 일찍이 유다인들의 조상들인 이스라엘 민족들에게 성부 아버지 하느님께서도 알려주셨다. 신명 6, 4 ~ 8의 말씀을 보면, 오늘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이 나온다.
“이스라엘아, 들어라! 주 우리 하느님은 한 분이신 주님이시다.
너희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희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오늘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이 말을 마음에 새겨 두어라.
너희는 집에 앉아 있을 때나 길을 갈 때나, 누워 있을 때나 일어나 있을 때나, 이 말을 너희 자녀에게 거듭 들려주고 일러 주어라.
또한 이 말을 너희 손에 표징으로 묶고 이마에 표지로 붙여라“
결국 삼위일체 하느님의 현존은 사랑이시다. 또한 성부 아버지 하느님의 사랑이나 성자 주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 또한 협조자 성령 하느님의 사랑은 언제나 일치하고 가장 완전한 유일무이한 사랑이다. 우리는 이것을 기억함으로써 주님을 믿고 살아가는 것이 기쁘고 행복하다는 것을 잊지 말고, 또한 그분의 사랑은 우리가 생각하고 경험하는 사랑과는 전혀 다른 완전한 사람임을 깨달아야 한다.
그렇다면 결국 오늘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 ‘하느님을 사랑하고,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해야 한다‘라는 말씀을 실천하고 살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모든 신앙생활의 밑바탕이 되어야 함은 충분히 깨달을 수 있다.
과연 그것을 충실히 실천할 자신감이 있는가? 혹은 하느님께 대한 사랑과 이웃에 대한 사랑에서 어떠한 것이 더 많은 지혜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결국 그에 대한 답은 생각이 다르고, 상황에 따라 다르고, 정답이 있지는 않겠지만, 사랑의 이중계명을 모두 실천하는 것은 똑같이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
보이지 않으시는 하느님. 그러나 나의 영혼 안에 계시고, 나의 집이나 활동하는 모든 곳에 계시는 주님을 깨닫고 사랑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또 한편으로 매일 만나는 가족이나 이웃들을 매번 진심으로 대하고 사랑하는 일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내 마음의 상태나 상황, 혹은 일어나는 수많은 사건들과 상황, 사람들 사이에서 오늘 주님의 말씀을 항상 기억하고 실천할 수 있기까지는 오랜 신앙적인 수련과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것이 꼭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신앙에 있어서 선배들인 많은 성인들이 그것을 증언하였고, 실제로 교회 공동체와 세상 안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우리는 오늘 복음의 말씀이 우리에게는 큰 힘이 된다는 것을 역으로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내가 주님의 말씀처럼 사랑이 많고 깊이가 있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전에 나의 곁에는 나를 사랑으로 창조하시고 사랑하시는 주님의 사랑. 더불어 나를 존중하고 아끼고 사랑하는 이웃들도 있다는 것이다.
즉 사랑의 이중계명은 단지 우리가 죄를 짓지 않고, 남을 미워하지 않고, 항상 사랑을 이루어 나가야 한다는 계명만이 아니라, 우리는 모두 주님과 이웃의 사랑 안에서 살아가는 행복한 존재라는 것도 알려주는 것이다.
그것을 마음에 새기고 살아가고, 그와 동시에 주님과 이웃으로부터 받은 사랑을, 다시 주님께 봉헌하고, 또 다른 이웃들에게 전할 수 있도록 잊지 말고 실천하려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