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성서 주간)
마태 25, 31 ~ 46
우리는 ‘최고‘라는 말을 쓴다. 좋은 것, 최상의 것, 다른 것과 비교했을 때 으뜸이 되는 것에 이러한 수식어를 붙인다. 최고의 순간, 시간, 사람, 기억 등. 내가 잊지 못할 큰 기쁨이나 감동을 받은 것이나 사람과의 즐겁게 행복했던 시간과 같은 것들을 떠올리고 말할 때 쓸 수 있는 수식어있다.
그렇다면 과연 여러분에게 있어서, ‘나에게 있어서 최고의 순간’은 언제인가?
올해 2020년도 얼마 남지 않은 이 시간에 나의 인생에 있어서 최고의 순간은 언제였는가? 올 한해를 돌아보았을 때 그러한 시간이 있었는가?
교회 전례력으로 우리는 오늘 마지막 주일을 맞이하였다. 교회는 인간이 되어 세상에 오신 그리스도의 삶을 토대로, 전례력을 정해놓았고, 그 안에서 우리들 스스로 그리스도를 닮은 생활을 하도록 인도하고 있다. 그리고 일년의 마지막 주일을 이 땅에 참된 왕이요 스승으로 오신 그리스도를 기억하는 주일로 보낸다.
그리스도께 왕이라는 호칭을 붙이는 것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세상이 말하는 왕의 모습은 아닐 것이다. 물론 비슷한 점도 있을 수 있다. 최고의 자리에 있는, 온 세상을 통치하고 다스리는 왕의 모습으로 이야기를 하지만 그 안에는 다른 의미도 담겨져 있다.
세상을 창조하시는 조물주로써 모든 것의 시작이 되시는 첫째되는 분이시라는 점. 또한 우리의 참된 주인, 권력으로 다스리시는 분이 아닌 우리의 시작이요 마침이 되시는 참된 왕이시라는 것이 그 뜻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에게는 기억이라는 것이 있다. 많은 장소, 사람, 체험들이 나의 인생이라는 시간 속에 담겨져있다. 내가 했던 일이나 남이 나에게 했던 일, 시간과 장소와 내용이 그 안에 모두 담겨져 있다. 그렇다면 올해 나의 기억 속에 주님은 어떠한 모습으로 체험되었고 나는 느꼈는지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는 시기가 다가오지 않았나 싶다.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이나 신약의 유대인들이나, 또한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 안에서 함께 하시는 주님의 사랑과 은총을 기억 속에서 떠올리며 감사하는 시간을 가지는 한 주간을 보내면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이제 연중시기를 마무리 하고 우리는 다음주부터 대림시기를 시작하게 된다. 이러한 전례력의 안내에 따라 다시 한번 우리의 마음을 가다듬고, 주님의 말씀 안에서 참된 구원을 찾는 시간을 갖는다면 은총이 시간이 될 것이다.
나에게 생명을 주시고 참된 구원을 알려주시면 주님의 말씀과 사랑에 귀를 기울이며, 또한 성서 주간을 맞이하여 하느님의 말씀을 가까이 하며 지내도록 하자. 그분은 우리에게 세상의 그 무엇보다 영원히 최고가 되시는 분이심을 기억하자.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