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눈먼 이가 예수님께 청하는 장면입니다.
“예수님,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루카 복음의 이 장면은 유일하게 예수님을 직접 다윗의 자손으로 표현합니다.
메시아를 나타내는 이 표현에는 임금의 모습으로 다스리시러 오시는 구원자의 표상이 담겨 있습니다.
이 호칭을 통하여 우리는 오늘 복음의 내용이 단순히 눈을 뜨게 하는 치유가 아니라
믿음에 관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다시 보아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눈먼 이의 모습에서도 믿음을 드러내는 행동을 볼 수 있습니다.
그는 주위의 만류, 아니 좀 더 강하게 말한다면 주위의 방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더 큰 소리로 외칩니다.
예수님께서는 그의 외침에 귀를 기울이시어, 눈먼 이는 다시 보게 됩니다.
다시 보게 된 그는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가 되고, 사람들도 그 모습을 보고 하느님을 찬양합니다.
신앙인은 예수님을 메시아로, 그리스도로 고백하는 사람입니다.
때로는 절실하게 필요한 것을 위하여 예수님께 청하고 부르짖습니다.
또 예수님을 통하여 하느님의 자비를 경험하기도 합니다.
이런 과정을 지나며 우리는 예수님의 제자가 됩니다.
예수님의 삶을 충실하게 따르는 우리의 모습을 통하여
다른 이들도 하느님을 경험하고 그분을 찬양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다시 보게 된 눈먼 이의 이야기는 우리를 위한 믿음의 이야기가 됩니다. (허규 베네딕토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