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오늘의 독서와 복음은 약속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사야 예언서와 마태오 복음서는 믿음과 희망으로 우리를 부릅니다.
이는 영국의 시인 T. S. 엘리엇의 시 ‘황무지’를 연상하게 합니다.
두 차례의 세계 대전 뒤, 시인은 잔혹한 전쟁의 폐해를 시에 담았습니다.
“가련한 이들과 가난한 이들이 물을 찾지만, 물이 없어 갈증으로 그들의 혀가 탄다.”라고 하는 독서와,
복음에서 “폭력을 쓰는 자들이 하늘 나라를 빼앗으려고 한다.” 하신 예수님의 탄식과도 맞아떨어집니다.
그러나 엘리엇 시인은 ‘황무지’를 쓰며 고대의 성배 전설을 참조합니다.
늙고 병든 왕의 나라에 재앙이 일어납니다. 왕은 재앙을 물리칠 지혜롭고 힘센 젊은이를 찾습니다.
마침내 한 젊은이가 성배를 가지고 나타나 재앙을 물리치고 새 나라를 건설합니다.
시인은 현대 사회의 재앙을 황무지에 비유하면서도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 내듯 새로운 구세주가 나타나기를 기원하고 있습니다.
이사야 예언자도 불의와 절망에 빠진 이스라엘에게 희망을 제시합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내가 너를 도와주리라. …… 나는 벌거숭이산들 위에 강물이,
골짜기들 가운데에 샘물이 솟아나게 하리라.
광야를 못으로, 메마른 땅을 수원지로 만들리라.”
화답송의 시편도 ‘주님은 너그럽고 자비하시며
분노에 더디시고 자애가 넘치시는 분’이라고 희망을 노래합니다.
예수님께서도 “귀 있는 사람은 들어라.” 하고 말씀하시며 우리의 주의를 환기하십니다.
올해는 다른 어느 때보다도 ‘황무지’ 같았습니다.
고난을 극복할 희망을 주시는 분께서 곧 오신다는 것을 이 대림 시기에 다시 한번 명심합시다. (박기석 사도 요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