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루카 복음서가 전하는 미나의 비유는 마태오 복음서의 탈렌트의 비유와 같습니다.
화폐의 가치에는 차이가 있지만 비유가 전하는 내용은 거의 비슷합니다.
미나는 당시의 그리스 화폐로 탈렌트보다 작은,
100 드라크마(= 데나리온)의 가치를 가지는 동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어떤 귀족이 왕권을 받아 오려고 길을 나서면서 자신의 종들에게 한 미나씩 나누어 줍니다.
그 귀족은 명확하게 자신의 생각을 알려 줍니다. “내가 올 때까지 벌이를 하여라.”
오늘 복음의 비유는 아무런 벌이를 하지 못한 종에 초점을 둡니다.
다른 종들은 성실함으로 칭찬받지만 그는 심판을 받습니다.
그 종의 생각은 이러하였습니다.
“주인님께서 냉혹하신 분이어서 가져다 놓지 않은 것을 가져가시고
뿌리지 않은 것을 거두어 가시기에, 저는 주인님이 두려웠습니다.”
그래서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미나를 수건에 싸서 보관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두려움으로 자신에게 맡겨진 재능을 활용하지 못한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주신 재능은 사용한다고 해서 없어지거나 줄어들지 않습니다.
마치 하나의 미나로 열 미나와 다섯 미나를 벌어들이는 종들처럼
재능은 쓰면 쓸수록 더 많아지고 풍성해집니다.
단순하게 하느님을 냉혹하시고 벌하시는 분으로만, 엄하신 분으로만 받아들인다면
우리는 자신에게 맡겨진 재능을 자기 자신을 위해서도 이웃을 위해서도 사용하지 못합니다.
두려움 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못할 뿐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심판하시는 분이시면서 동시에
사랑과 자비를 베푸시는 분이시라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허규 베네딕토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