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제1지부 교육사범 이 은 경
나는 차를 잘 모른다. 단지 차 생활을 하는 언니 덕분에 이런저런 다양한 차들을 종종 접할 기회가 주어진다. 시간이 지나면서 언니가 우려주는 차를 마시면서 문득 “ 이 차 맛있네! ” 하는 소리가 절로 나오기도 한다. 간혹 마시는 차였지만 차의 향과 맛을 뇌는 숨김없이 저장하고 있었는가 보다.
(사)한국차문화협회 서울제1지부에서 활동하는 언니를 보며 처음에는 일하고 쉴 시간도 없을텐데 쉬임 없이 차생활을 하는 것이 이해가 안되기도 하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차를 마시며 나누는 차 이야기 속에 빠져들고 있을 즈음 언니가 “ 다례 한번 배워보지!” 하길래 “응”하는 대답이 절로 나왔다. 이는 아마도 언니 곁에서 자주 보고, 듣고, 맛보면서 자연스레 스며든 차와의 친근감이였으라 생각된다.
3월27일 개강식을 하고 오후부터 생활차 수업을 받았다. 낯선 한복, 어색한 자세, 해본지 까마득한 절을 하며 나에게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듯하여 수업받는 동안 머리가 복잡했다. 하지만 행다를 하며 따뜻한 물로 다구들을 예열하고 버리고 차를 천천히 우려내는 과정속에서 힘은 들지만 마음이 평온해지며 차우리기에 집중하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처음이라 몸은 뻐근하지만 은근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생활차였다. 또한 전문사범선생님들이 개인 교습처럼 옆에서 상냥하게 가르쳐주니 제법 잘 한다는 소리까지 들었다.
다례는 배려의 마음을 우선 갖을 수 있도록 수신하는 것이라 한다. 진정한 배려의 마음이 인의예지를 실천하는 것이란다. 아직은 이러한 말들이 낯가지럽게 들리지만 2년의 교육과정을 통해 다례 안에 담긴 넉넉한 마음을 배우며 인의예지의 덕목을 갖춘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정진하겠다.
차가 힐링의 대세라는데 순수하고 꾸밈없다는 차를 통해 조금은 지친 삶의 여정 속에서 나를 돌아보며 마음 편히 가져보는 노력도 해보아야겠다. 차의 늪에 빠지면 절대 빠져나오기 힘들다는 말을 상기하며 오늘도 차 한잔으로 하루를 정리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