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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엄마 어릴적..
엄마 어릴적 살던곳에는
처녀 귀신 같은 것보다 도깨비가 많았답니다.
여느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엄마도 밖에서 놀면
늦게까지 집에 들어올 생각을 안하더랍니다.
그 당시에는 도깨비가 하도 많으니..
엄마의 어머니는
(저의 입장에서 외할머니, 이하 외할머니)
늦게 들어오는 딸을 항상 걱정 반,
이놈의 기지배 들어와 바라 그냥 확..
하는 마음 반이였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날도 변함없이 늦게까지
동네 친구들과 놀고있는데
멀리 보이는 민둥산에
어떤 희미한 불빛이 둥둥 떠다니더랍니다.
엄마는 속으로 '저게 뭐지' 하면서
친구들에게
'야, 다 일루와바라, 저기 좀 봐봐'
라고 했고,
이 말을 들은 친구들은
저마다 엄마의 손 끝이 향하던 곳을 쳐다보게 되고
하나 둘 신기하게 그 불빛을 본 채
아무 말 없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몇초? 몇분?을 쳐다봤을까..
그 불빛이 꺼지면서 사람 모양으로 변했는데
자세한 모습은 멀리 떨어져 있어서 못 보고..
아무튼 그 모습을 본 엄마는 무서워서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고..
다른 친구들은 엄마처럼 무서워서
주저앉은 친구들도 있으나
소리를 지르면서
집으로 도망가는 친구들도 있었죠.
엄마는 도망가야 겠다는 생각은 굴뚝같으나
다리는 말은 안듣고..
너무 무서워서 살려달라는 소리도
목에서 안나오더랍니다..
엄마는 계속 그 도깨비를 쳐다보고 있었고
이제 어느정도 안정을 한 뒤
주저앉은 상태로 뒤로 기는듯 마는듯 갔답니다.
도깨비는 계속 주위를 두리번 두리번 거리더니
정말 무서운 속도로
엄마 쪽으로 오고있었다고 합니다..
그때 마침.. 엄마를 좋아하던 어떤 오빠가
(엄마의 입장에서 )
엄마를 끄는듯 업는듯 하고
그 자리를 도망왔다고 합니다.
엄마는 도깨비를 보고 몇일간 밥도 못먹으며
그 이후로는
밤 늦게까지 노는 일이 없었다고 합니다.
근데 엄마가 목격한 도깨비는
우리가 동화나 tv에서 흔하게 보는
한 다리에 그 다리로 쿵쿵거리며 뛰는게 아니라,
마치, 원숭이가 땅에서 뛸 때의 모습처럼
몸을 들썩들썩이며 뛰었다고합니다..
2. 산에서 만난 도깨비
이 이야기는
나와 나이가 10살 차이나는
'형님'이 겪은 경험담입니다.
산을 올라가는것을 싫어하고
'다시 내려올껄 왜 올라가냐'
라고 생각하는 하는 사람이였다고 합니다.
그러다 형님 친구들과 술을 마시는데
그 중에 산 타는걸 좋아하는 산악인이 있었는데
'너도 한번 가봐라.. 정말 괜찮다'
라고 권유를 하시고
그 형님은 '됐다~'
하면서 말싸움을 좀 벌이셨다고 합니다.
원래 그런 말싸움이 있었는데 이내 풀고 하지만,
그 날은 둘다 좀 격해졌다고 합니다.
'이 자식아,
내가 산에 올라가기 싫다는데 니가 뭔 상관이고?'
'야, 이 자식아, 내가 나쁜거 시키냐?'
이런 식이였죠.
그러다 제가 아는 형님이
'아.. 드럽다 드러워, 그깟 산이 뭔데 그래!
그래, 내가 내일 간다 가!'
하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집으로 갔죠.
집으로 가는 도중에 너무 화가나서
그깟 산이 뭔데!! 하면서 내일 가보자,
얼마나 대단한 거라고..
라고 마음속으로 되새김질하며
내일 간다!!하면서 집에 도착했대요.
그때의 계절이 낮은 길어지고
밤은 짧아지는 봄이였죠..
평소 4시~5시정도면은 손님이 뜸해서
일을 마치거나 하는데,
그 날은 저녁 6시정도까지 손님이 왔다고 합니다..
한번 한다면 하는 성격이라,
밤에 산을 가면은 위험하다는걸 모른 채
집에가서 어제 준비해둔 가방을 가지고
산으로 향했대요.
산에 올라가본적이 없는 형님이였기에
'이 껌껌한 산..
올라간 길로 내려오면 되는거 아냐?
뭐 별거 없구만' 했죠.
하지만 그건 낮에나 가능한 법..
저녁에는 그 산을 많이 올라간 사람을 제외하고는
이 길이 올라온 길인가,
뭔가가 헷갈리는 길이 있죠.
암튼, 형님이 산을 올라가는데
이상하게 많이 올라온거 같은데
표지판을 보면은 정상이랑 멀었대요.
그래서 '아.. 이거 보기보다 쉽지 않구나..'
하면서 가는데 끝이 안보이더랍니다.
그래서 그냥 포기하고 다음에 오자
라고 뒤를 돌았는데
아니 웬걸.. 오던 길을 모르겠더랍니다..
올라올 때는 한길인줄 알았는데,
갈래갈래 길이 찢어져서
자기가 어떤 길로 왔는데
또 어느길로 가야하는지 모르는
그런 상황이 되버린거죠.
핸드폰을 꺼내서 카메라 기능으로
후레쉬를 키고 이리저리 움직여봐도
어느 길인지 모르겠고 해서
짐작으로 내려갔다고 합니다.
한참을 내려간거 같은데
아까 그 길로 다시 오고.. 다시오고.. 다시오고..
아.. 이거 뭐에 홀렸구나 생각하고
정신을 차릴려고 자기 볼을 계속 꼬집고 때리고
노래 부르고 소리 지르고 했데요.
한참을 내려갔을까..
이제 밧데리도 거의 없고 할때
앞에 무슨 사람인가 뭔가가
돌 위에 앉아있더랍니다.
의자에 앉아있는 것처럼..
그래서 그 형님은
'저 사람도 나 처럼 길을 잃어버렸나'
하고 그 사람한테 다가가는데
뭔지 모를 공포감? 위압감? 같은게 느껴졌대요.
그때 형님은 산에서 밤에 사람봐서 그런가 하고
조심스럽게 다가가는데..
앉아있는 사람 형태의 무엇(이하 도깨비)
이 형님이 다가오는걸 느꼈는지
형님쪽으로 쳐다봤다고 합니다.
'게 누구요?' 라고 도깨비가 말을 했는데
그 말소리가 무협지에서 나오는 사자후처럼
쩌렁쩌렁했다고 합니다.
이젠 체면이고 뭐고 다 필요없고
가뜩이나 무서운데 그런 큰 소리를 들으니
형님은 다리가 풀려서 앉은 다음에
말을 했다고 합니다.
이리저리 말을 주고 받는 도중
형님이 무심코 도깨비의 엉덩이를 쳐다봤는데
그 도깨비와 돌사이에 공간이 있다는 겁니다.
즉, 떠있다는거죠
형님은 깜짝 놀랬지만
잘못 행동하면 죽을거같다라고 생각했는지
침착했다고 합니다.
(말을 떨면서)
여기서 계속 말을 해봤자 밤이 더 깊어질텐데,
전 이만 일어날께요..
라고 말하고 자리를 일어나서
빠른걸음으로 내려왔대요.
막 쓰러질랑 말랑하면서..
그렇게 한참을 가는데..
그 도깨비가 어딜 그렇게 빨리 가슈..?
하면서 머리가
형님의 얼굴 바로 옆에 있었다고 합니다.
깜짝 놀래서 뒤를 봤는데,
몸은 저~기 아까 있던 곳에 있고
목만 쭉 내빼서 얼굴만 형님 옆에 있었죠.
(엄청 많이 걸어 온거 같은데
50m정도도 안되어 보이는 거리)
형님은 너무 놀래서 풀썩 주저앉았다고 합니다.
'어....어.....어.......'
이런 신음소리만 내고 아무 생각도 없고
그 얼굴만 쳐다봤다는...
근데 그 도깨비가..
'나는 당신이 생각하는 것처럼 무섭지 않아요.
그저 이 깊은 산 속에
말동무만 필요할 뿐이죠' 했죠.
근데 그 형님이 말동무라는 이야기를
자기를 죽인다는 걸로 알고..
(여전히 떨면서)
'날.. 죽일건가요..!?'
했더니
그 도깨비가 껄껄껄 웃으면서
아니요..
이야기나 나누자는 말 그대로 말동무죠..
라고 대답을 했대요..
어차피 도망도 못가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될대로 되라.. 라는 심정으로
'그..그래요..'라고 대답을 하자
그 도깨비는 신나서 이런 저런말을 했대요..
(근데 이상한게 다른 모든 일을 기억하는데
그 도깨비가 하는 말은 잊어버렸다고 하네요.
전혀 생각이 안난다고)
그 도깨비의 이야기를 끝내고 보니
자신의 눈에는 눈물이 많이 났대요.
손목시계를 보니 자정이 가까워졌다고 합니다.
형님
'저 이제 내려가봐야 할거 같은데..
어느 길로 가야하죠..'
도깨비는 말을 안하고
손으로 가르켜 줬다고 합니다.
가르켜 준 곳으로 오니
어느새 산 밑으로 다 내려왔다고 합니다.
다 내려와서 산을 쳐다보며 감사하다고 절을 하고
집에 도착해서 바로 잠이 들었는데,
꿈에서 그 도깨비의 형태는 안나타났지만
목소리로 일이 엄청 번창될 겁니다.. 껄껄껄
이라는 말을 듣고 바로 잠에서 깼답니다.
정말 그 꿈에서처럼 장사가 잘 되서
돈도 많이 벌고 지금은 그 일을 그만두고
세 받아 먹고 살고있다는...;;;
내가 생김새가 어떠냐고 물었더니
일반 사람이랑 비슷하다고 했답니다.
피부는 밤에 봐서 그런지 흑인처럼 보였고
이마에는 큰 혹같은 게 있으며 눈동자는 노랗다고..
손에는 목도(?)같은 나무를 하나 들고있고..
암튼.... 참 신기할 따름이죠..ㅎㅎ
3. 외할아버지가 만난 도깨비
무속인이셨던 저희 외할머니께서
생전에 이야기해주신 이야기 중에,
유독 시골에선
귀신보다 도깨비들 더 많이 만나고,
또 그런일이 일주일에 한두번 정도로
매우 비일비재 했다고 하시더군요.
어머니도 어렸을적에 자주 이야기를 듣고,
또 보기시까지 하셨다니....
그중에 제 기억에 있는
몇 가지를 꺼내볼까 합니다.
그....가족사까지 자세히 이야기할순 없지만,
외할머니께서는 하시고 계신 일 때문에
따로 사셨고
(무속인이셨으니까요),
어머니와 외할아버지
(그러니까 엄니와 엄니 아버지),
두 분이 함께 사셨다네요.
그 때 당시,
어머니 집이 그 동네에서
손가락에 몇 개 꼽히는 부잣집이셨대요.
그런데 외할아버지,
즉 어머니의 아버지께서
도깨비의 도움을 받아서 그렇게 됐다고
조심스럽게 추측하십니다.
그.... 한번은 이런일이 있었다네요.
그 해 여름에 대가뭄이 들어서,
마을사람들 논이란 논은 죄다 쩍쩍 갈라져서,
가을추수때 어떡하나 마을사람들 모이면
그 소리하며 한숨만 푹푹 쉬셨다고 합니다.
외할아버지께서 밤길에 논길을 걸으시는데,
갑자기 어디서 말소리가 들리더랍니다.
- 이생... 이생...
( 그... 무슨 무슨 생원...
선비보고 생원 하잖습니까? 그때가 50~60년)
근데 그때 당시만 해도
도깨비가 잘 나오고 해도,
웬만해선
( 도발이라던가, 쌍욕이라던가 하지 않는이상 )
해코지를 안하니까,
침착하게 대답하셨다네요.
" 누구요 ? "
- 이생. 배고파서 그런데, 먹을것좀 주.
배고프니까 먹을것좀 주
그러더랍니다.
" 내가 지금 가진게 없는데, 뭘 주면 자시것소? "
- 나 혼자 먹을게 아니니, 생콩을 삶아주시오.
하더랍니다.
그래서 그길로 집에 들어가자마자,
하인들 깨워서 콩으로 한됫박 삶아서
부랴부랴 다시 어두컴컴한 논길로 가셨다네요.
그리고 허공에다가,
" 자, 여기 삶은 콩 가져왔으니,
주린 배부터 얼른 채우시구려. "
그랬더니, 그 캄캄한 논 한복판에,
모습은 보이지 않고,
무언가가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쉭쉭~~ 쉬리릭~~~
( 표현의 한계입니다...ㅠㅠ
그 옷스쳐간다는 소리랄까요? )
소리가 나면서, 바람이 이리저리 불더랍니다.
얼마나 지났을까요?
사납게 불던 바람도 잠잠해지고
아무소리도 나지 않길래,
슬쩍 삶은 콩이 들어있던
됫박을 들어서 안을 들여다 봤는데,
정작 배고프다고 하더니만
콩이 그대로 있더랍니다.
뭐지? 뭐지? 하시면서,
그걸 들고 집에 다시 오셨는데,
하인들이 헉..헉.... 하더랍니다.
그래서 그 됫박을 들여다보니까,
아 글쎄....
콩의 눈... 다들 아시죠??
씨앗에서 발아해서 줄기 나오고 하는 그 부분.
그 눈만 전부 없더랍니다.
그리고는 며칠 뒤에 또 밤에 집으로 터덜터덜
걸어오시는 외할아버지께,
어둠 속에서 또 말을 건데더랍니다.
- 이생~~ 이생~~ 고마우이 고마우이
외할아버지께선 담에 또 배고프면 말씀하시게
하고선 가려던 찰나에,
도깨비가 말을 또 걸더랍니다.
근데 이번엔 한 목소리가 아니라,
여러 목소리가 시간차로
돌림노래 하듯이 말을 하더랍니다.
- 이생.. 논에 물 대줄까?
가뭄때문에 힘들지? 이생~ 도와줄까?
외할아버지께선 속으로
허, 도깨비가 은혜도 갚는구나 싶어,
밑져야 본전이니 그러라 하셨답니다.
그리곤 도꺠비가 논이 어디쯤이냐고 묻고,
저어기부터 저어기까지가
내 논이다 알려주셨답니다.
그리곤 집으로 오셔서 주무셨는데,
아침에 논에 나가보니, 정말로 ......진짜로;;;;
외할아버지 논에만 어디서 물이 왔는지,
논에만 물이 가득 차 있더랍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말라서 시들기직전이었던 벼들도 쌩쌩했구요.
옆논은 그대로 말라 비틀어져있는데 말입니다.
그리고 신기한 게 그 다음해도, 그 다음해도,
외할아버지 논은 가뭄이던 풍년이던 간에,
외할아버지 논만은 항상 물이 차있고,
풍년일땐 쌀도 매우 우수해서 장에 내다놓으면
사람들이 두배,세배로 사가곤 했답니다.
신기한게 외할아버지께선 그 일 이후로
도깨비들을 자주 만나셨고
그 일 이후엔 생활 담소도 나눌 정도로
도깨비들이랑 친하셨다고 합니다.
새벽에 첫닭이 울기 직전에 마당에
뭐가 쿵~ 하고 소리가 나서
놀란 하인들이 깨서 나가보면
노루가 한마리 던져져 있을때도 있고,
가물치나 메기도 두세마리가 줄에 꿰여져
마당에 퍼드덕거리고,
하여튼 누가 그랬는지 몰라도
그런 게 가끔씩 마당에 누가 던지고 가더랍니다.
당연히 도깨비들이었겠죠.
살림살이가 나아질수밖에 없었죠.
하지만 그때 당시 제 어머니께선
국민학교나 중학교 다닐 시절이셨고,
도깨비들 만나러 가실땐
항상 혼자서 나가셨다네요.
그리고 도깨비들이 사람 여럿 앞에
모습을 드러내길 싫어한답니다.
은원이 확실하고 친구처럼 지내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하시네요.
그리고 번화가 좋아하고
도시에도 바글바글한 귀신과는 달리,
도깨비는 인공적인 불빛이 적은 곳,
공기가 좋은곳에만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즉, 가로수길도 없는 도로도 없는
정말 한적한 산속 깊은 곳쯤?
요새는 그런곳이 과연 있을까 싶네요.
4. 섬에서 만난 이무기와 도깨비
내가 겪은건 아니지만
어무니입과 할아버지 외 이모님들께
어릴적부터 듣던 얘기야.
우리 엄마 고향은 섬.
아는 사람들이 있을지 모르겠는데
섬 지명까지 말하자면
전남 쪽에있는 '병풍도'라는 섬이야.
병풍도는 돌섬인데
-깍아지른듯한 암석들이 절경-
학교라고는 초등학교 하나 딸랑 있고
(그나마도 폐교가 되었음),
치킨한번 사먹을려면
배 타고 목포로 가야하고
그런 깡촌섬(?)이야.
섬에 도깨비 얘기도 많고 뱀도 엄~청 많아.
뱀많은 만큼 뱀에 대한 전설도 많아서
시골갈때마다 엄니한테
이것저것 얘기를 많이 들었다.
일단 뱀얘기부터 쪼끔! 이거는 걍 전설인데..
왜 그.. 배타고 이섬 저섬 경유한 다음에
다시 항구로 오는배있잖아?
그런식의 경유하는 배를 타고 일단 병풍도에서 멈췄데.
병풍도서 내릴사람들은 내리고
나머지사람들은 10분후 출발한다는 말에
기다리고있었는데,
그 중
어느 신혼부부중에 부인이 배멀미 때문에
잠깐 쉬자고해서 내렸어.
내리자마자 눈앞에 큰 소나무가 있었는데
거기에 집채만한 구렁이가 매달려서
하늘을 향해 꼿꼿한 상태로 바라보고 있더래.
여자가 그게 너무 신기해서
'어머 어떻게 이런 큰뱀이있담!!!!'
이라고 했다더라.
근데 그 말 내뱉자마자
하늘만 쳐다보던 구렁이가 고개를 확 내리깔고
여자를 마구노려보더래.
그리고는 숲안으로 사라졌대.
10분이 지나서 다음섬으로 가려고 배를 탔는데
그 순간 갑자기 천둥치더니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래.
금세 구름까지 끼고
배 운행을 못할 지경이 되어서
다들 배 안에서 이제나저제나
비그치는것만 기다리는데,
3일째 되던 날에
병풍도에서 좀 신기가있는 할머니가
배쪽으로 나오시더니 젊은 처자는
배에서 내리라고 했대.
아무도 안 나오니까 할머니가 배에 들어가서
신혼부부중 부인을 잡아 내리끌었는데
여자가 배에서 내리자마자 비가 떡 멈췄대.
다들 의아해하는 와중에
할머니가 부인보고 사과하라고 화를 냈어.
그 구렁이는 곧 용 되려고 하던 이무기다!
라고..
그거 아니?
울어무니가 그러는데
이무기는 용 될수있는 위치에 있다고해
아무 때나 용이 되어서 날아가는 게 아니래.
누군가 자신을 알아봐주고
'용이구나..!' 라고 말을 해주면
그걸로 인해서 정말 용이되고
뱀가죽 허물 벗고 승천할 수 있다더라.
그 이무기도 천년이상 물밑에 있다가
겨우 용될수 있어서
소나무에 자릴 잡았던 거래.
이무기라는 단어자체가
용도,뱀도 아니라서
'뱀'이라는 소릴 들으면
승천을 못한다고하더라고ㅠㅠ
천년을 기다렸는데
웬 인간이 훼방을 놨으니 화날만도하지.
여하튼 여자가 내리고
사과를 엄청했다더라ㅠㅠ
여튼, 전설은 전설일뿐이니
어찌됐는지는 모르겟지만
실제로 그섬은 뱀이 오질나게 많다며.
논두렁 겉고있으면 오른쪽 두렁에서 비암이 나와,
왼쪽으로 들어간다며..ㅠㅠ
한번은 초딩시절에
동생&사촌동생들 손잡고 두렁을 걷는데
겁나큰 구렁이가 맞은편에서
마치 사람마냥 길을 타고 오더라니까..
뱀도 멈추고 나랑 동생들도 멈추고..
울 엄니 말이 뱀이랑 사람은
100번 마주치면 서로 100번 다 놀라는 관계라
절대 공생이 불가하다는 게 떠오르는거야.
솔까말 그 어린 나이에 너무무섭더라.
그래서 동생들 손, 내양손에 꽉쥐고
옆으로 슬금슬금 비켰다.
그랬더니 고것이 당당하게
사람길로 우리옆을 지나갔더랬지..ㄷㄷ
어느섬이나 그렇겠지만
병풍도는 도깨비얘기도 많다며.
울 외할아버지가 겪은 일인데
젊었을적 일이여.
울 외할머니는 울엄마가
초등학교때(국민학교..) 돌아가셨어.
외할아버지가 그 후로 알코올 중독이 좀 계셔서..
술없이 산 날이 없으셨대.
지금이야 많이 줄긴하셨는데..
(새외할머니랑 재혼하셔서
원래 엄마형제자매가 8남매고,
새외할머니가 5남매 데리고 들어오셨다며;)
여튼, 이얘긴 할아버지가 알코올중독자일때 이야기라며.
그 날도 술에 쩔어서 두렁으로 막 오고계셨대.
술에취해 있어도 8남매 먹여살리려면
밭은 소중히 해야하니까
그쪽길로 쭉 돌아보시면서
한손에 술병들고 오고 계셨나봐.
달도 밝고 항상 다니던 길이니까
아무생각없이 할아버지네 밭길따라 걷고있는데
누가 옆으로 척 서서 말을 걸더래.
'백씨, 술고픈디 술 좀 나눠줄수 있나?'
라고.
울 할아버지가 백씨거덩.
할아버지가 술에 취한 상태라
암 생각없이 넘기면서 받으라고 했나봐.
그러고서 계속 술을 주거니받거니
걷고있는데 멀리 할아버지 밭길 끝나는
마지막 밭에 사람들이 뛰놀고 있더래.
그거보고 정신이 확 들더랜다.
배추농사 다 망했구나 하는생각에
고래고래 소리지르면서 술병도 내던지고
내 밭에서 뭐하는거냐고 마구 달려가셨나봐.
근데 가까이 갈수록 너무이상하더래.
배추밭은 분명 배추밭인데
배추는 상하지도않고
그 위에서 허공 밟듯이 뛰놀고있더래.
북이며 꽹가리같은거 치면서 막 춤추고..
머리 위로 퍼런 불빛이 번쩍번쩍 하는데
그제사 할아버지가 든 생각이
내가 도깨비한테 홀렸구나! 하셨대.
그리고 그렇게 깨닫자마자
도깨비들이 춤추다말고
할아버지를 쳐다보더니
'백씨 밭인데
허락도 안 받고 들어와 삐졌당가?' ,
'백씨도 오랑께?'
하면서 계속 말을 걸더래.
듣자마자 홀려도 단단히 홀렸구나 싶어서
뒤도 안 돌아보고
고대로 뛰어서 집까지 가셨나봐.
뛰는 와중에도 뒤에서는
계속 할아버지를 불러댔데.
그와중에 신발도 잃어버리시고
방에 들어와서 장지문 꽉 쪼매놓고
이불 안에 들어가 덜덜 떠는데
밖에서 인기척이 나더니
누군가 할아버지를 부르더래.
'백씨~ 백씨~~'
암만들어도 도깨비가 분명하니까
이불 안으로 더 숨어서
날샐 때까지 잠도 못 주무셨대.
다음날 일어나서 퀭한채로 나가니까
마루아래에 빈 술병하고
할아버지 고무신,
그리고 산삼 두 뿌리 놓여져 있었다더라.
뭐 진실인지 아닌진 모르겠지만
할아버지가 아직도 그 말하면서
이상한 나무통 같은 걸로된 술병도
여직 갖고계시는데
나는 그말 전부 믿는다,ㅋㅋ
할아버지 집 앞에 무화과나무가있고
그아래 평상이있는데
거기서 밤에 맞은편 산이 훤히 보여.
그럼 어릴적엔 정말 파란 게 왔다갔다했었어ㅋㅋ
울 아부지는 미신같은거 안믿는편이라
저거 다 무덤에서 사람 인이 나와서
번쩍이는거다 하셨는데 ,
손 쫙펴면 산이 가려지는 이 먼거리에서
사람 뼈에서 나온 인 가루가 반짝이는게 보였을까?
하는생각을 요즘 들어 한다,ㅋㅋ
나머지는 그냥 도깨비 퇴치법 같은 건데..
병풍도에서 울엄니 어렸을 때는
도깨비 때문에 죽은사람이 많았대.
특히 도깨비들이 고기같은 걸 엄청 좋아하는데
그런 거 사서오는 사람들은
절벽으로 떨어져 죽어있거나 했다더라.
고기는 자취도없고,
고기봉지만 남아있었다고 그러더라며.
(요것도 울 아빠는 들짐승 짓이라고 했지만,
확실히 신빙성은 있지만 나이먹고나니
사람은 왜 안먹고 갔을까 싶기도하네)
울엄니가 말하길
도깨비는 노름,씨름,내기를 좋아한대.
도깨비랑 만나서 얘길하다보면
꼭 씨름을 하자고한다더라.
지면 뭔가 줘야하고 내가 이기면 조용히 물러난대.
씨름을 하자는 걸 오케이하면
도깨비가
'너는 왼발을 내밀어라,
나는 오른발을 먼저 내밀게.'
라고 말한데.
그러면 절대로 반대로해야한다더라,
안그러면 무조건 지고 시키는거
반대로하면 반드시 이긴데.
그리고 장대 도깨비나,
나무도깨비라는게 있는데
얘는 사람 곯려먹길 좋아한다구 그러더라.
첨에는 나랑 비등비등한 크기의
도깨비로 나타나서 키재보자고한데.
얼추보면 내가 더 크기때매 그러자고 하고,
그 후에 도꺠비 키를 보려고
유심히 장대도깨비 머리를 볼 거잖아?
얘는 위로보면 볼수록 계속 커진대.
그러니까 절대로 위로 보지말구
아래로 보면 된데.
그럼 점점 작아지는데
그 작아졌을때 발로 콱 밟아버린다음
허리띠 같은 걸로 나무나 전봇대에 매달고 오래.
다음날 가보면
연필이나, 막대기, 빗자루 이런거라고.....
첨에 말한 고기가 사라지는 거는
망태도깨비나 주머니같은 애들인데
난 첨에 이 얘기듣고 좀 웃었어,ㅋㅋ
망태도깨비라고 진지하게 말씀하시는데
난 왜 그당시 TV에서해주던
그..만화가 생각나는거야.
거기 악역이 망태잖아,ㅋㅋ
여튼 얘는 산에 돌아다니는 사람들 골려먹고,
고기를 엄청 좋아한데.
그래서 장봐오는 사람있으면
뒤에서 갑자기 망태를 뒤집어 씌운다더라.
(주머니들도 마찬가지고..)
길 가던 사람은 갑자기 앞이 안보이니 당황해서,
머리에 뭔가 씌여진걸 벗으려고 난리를 친대.
그러면서 발 헛디디고 걸어다니다가
절벽에서 떨어져죽거나 하고..
고기는 도깨비들이 가져가고 그랬데.
요것도 벗어나는 방법이 있다며!
물구나무서면 벗겨진다더라.
도깨비 물건이 사람 물건이 아니라
벗길수도 만질수도 없는거래.
그러니까 손대지말고 물구나무서면
머리에서 벗겨져 나간다구 그러드라.
혼자 물구나무 못 선다면
괜히 움직이지 말라는 얘기도 들었지,ㅋㅋ
근데 어릴적엔 이렇게 생각없이 듣던 게
지금 생각하니까
'그럼 도깨비 방망이썼다는 얘기도
다 구라인가'
하는 잡생각만 든다,ㅋㅋ
음 지금 생각나는 건 여기까지네.
첫댓글 너무신비로워
대존잼...도깨비들은 요즘 어디갔을까
나 도깨비 얘기 진짜 좋아하는데!!!
도깨비야.. 지금 어디있니? 도깨비 얘기 최애 ㅜㅜ
개존잼...
도깨미 참 신기해..
재밋다 ㅎㅎ
재밌어
와 재미있다... 최근에 알게 됐는데, 도깨비들은 사람들을 엄청 좋아해서 앞뒤 안 재고 뭐든 다 퍼준대. 그런데 한 번 미워하거나 화내기 시작하면 그만큼 미워하고 인간도 죽이고 그런대.
도깨비총각 내가 진짜 좋은 친구 돼줄게 나랑 놀자,,
1번은 너무무서웠는데
2번은 너무 무섭지만 뭔가 진짜 우리나라 전통 깨비같아서 신기하다 와... 목길어지는거도 빼박이자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