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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비공개 입니다
조선에 온지 어느덧
321일 차.
저는 국정원 소속 블랙요원
이었던(?) 민경우.
그리고 지금은 세자 이흘의
우익위 최선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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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321일 전
저는 중국과 북한의 국경이 나뉘는
두만강 근처에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북측의 문화재급의
유물들을 중국에 넘기는 암거래상들이
있다는 첩보를 받고 문화재 환수를 하기
위해 작전에 들어간 상태였지요.
하지만 작전 중 사고가 있었고
저는 달아나는 중국 측 암거래상을
쫒다 그만 총상을 입고 중국 국경 지대
어느 수풀 속에서 정신을 잃었습니다.
그런데 눈을 떠보니 제가 어느
낯선 방안에 누워 있는
것이 아니겠어요?
"도련님 정신이 드십니까?"
그리고 제가 깨어난 그곳은
북한도 중국도 아닌
지금으로부터 몇 백 년 전의
조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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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기지 않지만 여기서 제 이름은
최선겸이라 하였습니다.
그리고 모두들 저를 도련님이라
부릅니다.
여기가 조선이란 것도 믿기가
힘든데 저를 보고 도련님이라 하니
무슨 영문인지.. 당최 알 수가 없습니다.
전 명백히 여자인데 말이죠.
그러고보니 좀 이상하긴 합니다.
여자인데 상투를 틀고 위 아래로
하얀 남자 무명 한복을 입고
있었으니 말입니다.
거기다
분명 중국에서의 저는 명치 부근에
총상을 입은 기억이 확실한데
총상의 흔적은 오간데 없고
여기의 저는 누각 마루가 무너지는
사고로 추락을 하여 정신을 잃고
꼬박 이틀만에 깨어난 것이라고 합니다.
처음에는 믿을 수 없는 현실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도망을 치다 붙잡혀
오기를 몇번을 반복하고 그 끝에 겨우 이 곳이
조선이라는 것을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뛰어도 뛰어도 보이는 것은 사극에서나
보던 풍경들에 죄다 한복을 입은
사람들 뿐이었으니까요.
여기가 어디냐며 횡설수설하며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저를 보며
의원은 머리를 다친 탓에 일시적으로 기억을
잃은 모양이라며 보약이나
잘 지어 먹이라는 말을 하고 돌아갔지요.
그리고 의원이 다녀간 날 밤.
이곳 조선에서 나의 부모라는
자들이 진실을 알려주셨죠.
본디 나는 그들의 친 자식이 아니고
아버지의 절친했던 벗의 딸이었으나
역모의 누명을 쓴 내 친아버지 일가가
도륙을 당할 위기가 되어, 도망을 다니던
제 부모님이 갓난쟁이인 저와
이 집에 숨어 있게되었는데.....
어찌 알았는지 관군들이 들이닥쳤고
지금의 어머니가 기지를 발휘하여
저를 자신의 친자식으로 둔갑시켜
시켜 저까지 발각되어 끌려가 죽는
것을 막으셨다는 것입니다.
마침 지금의 어머니도 내 친어머니와
비슷한 시기에 해산을 하여 쌍둥이를
낳았고 또 이름모를 열병으로 한명이
관군이 들이닥치던 날 아침 죽고 말아
어머니는 저를 그 쌍둥이 중 한명으로
둔갑시켰던 것이었지요.
하지만 하필이면 그 쌍둥이는
둘다 사내 아이.
그리고 그 근동까지 자자하게
최대감님댁에서 쌍둥이 아들을
낳았다는 사실이 이미 널리 퍼졌던지라
저는 계속 사내 아이로 자랐다는
뭐 그런 이야기였습니다.
아니 무슨 그런....
.........지금 조선 시대로
내가 타임슬립했다는 것도
기가 찰 노릇인데 말이죠.
제가 남장 여자라뇨?
무슨 드라마 속 이야기도 아니고
혼란스러웠죠.
그런데 엎친데 덮친 격으로
더 황당했던 것은
"선겸! 다쳤다면서? 쯧쯧 칠칠치 못하게..
그 누각은 마루가 성하지 않아 올라가지
말라고 몇번이나 그리 일렀거늘."
"겸아 괜찮은 것이냐? 많이
다친 것이더냐?"
내 쌍둥이 형이라는 자와
이 나라의 세자라는 유화군 흘이
둘도 없는 친우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아마 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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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우, 최선겸 / 김지원
육군 특수부대 출신으로 국정원에서
대북 정보를 담당하는 블랙요원이었다.
중국을 오가며 활동을 하던 중 임무를
수행하다 총상을 입고 정신을 잃은 뒤
영문도 알 수 없이 그만 조선시대로
타임슬립을 해버린다.
그것도 하필 인생이 남장여자인
양반가의 자식으로.
처음엔 멘붕이었으나 여권이
지금보다도 바닥이었던 조선시대였으니
남자인 척 사는 게 오히려 이로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한다.
거기다 다행인건, 책상물림이나
하는 제 쌍둥이 형이라는 자와 달리
여기 선겸이라는 캐릭터는
무예에 능통한 캐릭터라는 것.
다행히 조선에서도 적성 살려
살 수 있겠다 싶었다.
싸움이야 여기서도 웬만큼 먹어 줄
자신이 있었고, 대북 담당으로 중국을
오가며 일했기 때문에 중국어에도 능통
한자라면 빠삭했다.
덕분에 민경우 영혼에 껍데기만
최선겸인 이 사람 행세로 살기란
그리 어렵지 않게 되었다는 소리다.
어차피 남장여자라 철저한 집안의
비호 속에서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않고
놀고 먹는 도련님이라 하니
얌전히 있으며 현대로 돌아갈
방법이나 찾으면 될 일이라 생각을 했고
그렇게 칼 좀 쓰고 주먹
좀 쓰는 양반가 꽃선비로 그냥
그러고 살면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어쩌다 주상전하 앞에서
제 무술실력이 들통나는 바람에
세자 익위사로 특채가 되버렸다.
어쩐지 영 감이 좋지 않아.
사극 드라마 보면 백퍼 궁에
들어가면 무슨 사단이 나던데 말이야.
거기다 여자인게 들통이 날까
하루하루가 가시 방석이다.
웰 컴 투 헬~~~~~ 조선
(요즘 말하는 그 헬조선이 아님 주의)
나 민경우, 다시 미래의 대한민국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유화군 세자 이흘 / 이수혁
왕후의 소생이 아닌 빈의 소생으로
형님인 광화대군이 세자에 책봉됨과
동시에 7살에 궁을 나와 사가에서
살게 되었다.
그렇게 외조부 댁에서 지내면서
숙모님댁 사돈이 되는 최덕판 대감댁과
가까이 살며 그 집의 쌍둥이 선환, 선겸
형제와 친해졌다.
그러던 어느날 숨바꼭질을 하여
숨을 곳을 찾다 어른들이 몰래 하는
이야기를 듣고 선환과 함께 선겸의 비밀을
알게되지만 모른체 하였고 여전히 절친한
벗으로 함께 하였다.
매사 반듯하고 높은 학식을 자랑하는
장남 선환과 형과는 닮지도 않은 영 딴판으로
장난끼 많고 무예에 더 심취한 아우 선겸은
사가에 나와 살며 부모의 정이 그리웠던
흘에겐 가족과도 같은 둘도 없는
동무들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갑자기 형님인
세자가 이름모를 병으로 죽게되고
후사가 없던 형님의 뒤를 이어
급하게 세자로 책봉이 되어
궁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궁 안에서의 생활은 바쁘고
또 고독한 것이었다.
감히 꿈도 꿔보지 못한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이 실감이 나질 않으면서도 무서웠다.
그럴 때마다 유일한 위안은
종종 밖으로 나와 만나는
선환과 선겸이었다.
어느날은 선환을 데리고 행궁에
피병을 갔다가 선겸이 누각 마루가
무너지는 사고로 다쳐 의식이 없다는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발걸음을 돌렸었다.
그때 알았다. 선겸이 친우 이상으로
얼마나 제가 소중한 존재였는지를.
하지만 정신을 차린 선겸은
이전의 모든 기억을 싹 잊었다고 한다.
제 형님도, 나도 기억하지 못한다고 한다.
밝고 활기찬 모습은 오간데 없이
진중하고 차분해진 선겸이 낯설다.
다들 사고 후유증으로 그렇다며
곧 다시 기억을 찾고 예전 모습으로 돌아
올 것이라 하는데 과연 그럴까?
궁으로 돌아가서도 내내 기억을 찾지
못하는 선겸이 걱정이되었다.
자꾸만 눈에 아른 거리고 보고 싶었다.
어쩌다 한번씩 궁 밖을 나와 만나는
것으론 성이 차지 않았다.
쭉, 곁에 두고 싶다. 온전한 내 편.
내 사람이 없는 이 고독한 궁 안에
선겸이 있어준다면...... 그렇다면
크나큰 위안이 되고 힘이 될 것이다.
그러다 천금같은 기회가 생겼다.
내가 죽을 뻔한 기회였지만....
그래 이건 분명 기회다.
그래서 아바마마에게
간청을 드렸다.
그리하여 선겸, 그를 세자 익위사로
궁으로 불러들인다.
그렇게라도 같이 있고 싶어서.
최선환 / 강태오
아주 어릴적엔 선겸이 조금은
이상하다 생각을 했었다.
쌍둥이라면서 하나도
닮지 않은 생김새하며 성격까지.
거기다 부모님은 같은 사내이자
쌍둥이인 선겸과 저를 철저히 남녀가
내외하듯 키우셨다.
같이 목욕 한 번 한 적 없으니.
그러다 흘과 숨바꼭질에 숨을 곳을 찾던 중
어머니와 유모였던 매자할매가
하는 하는 이야기를 우연히 듣게 되었고
동생의 비밀을 알게되었다.
불쌍한 내 동생.
이 형이 아니, 이 오라비가 꼭 지켜줘야지.
다짐을 하던 나이가 9살이었다.
그 뿐이었다. 여전히 선겸은 하나 뿐인
쌍둥이 동생이었고, 흘 역시 좋은 친우였다.
그렇게 웃고 떠들고 어울리며
더할나위 없이 즐거운 시절들이었다.
그러나 커가며 문득문득, 선겸을 바라보던
흘의 눈빛이 이 마음에 쓰이기 시작하였다.
저 눈빛이 과연 친우를 바라보는
사내의 눈빛일까?
그리고 어느 순간 그 눈빛에
장단을 맞춰 흘에게 해사하게
웃어주는 선겸의 모습도 보게되었다.
쿵, 무거운 돌덩어리가 마음 속에
내려 앉았다. 하지만 어찌되었건 선겸은
사내 아이로 크고 있었다. 그래 아니
될 말이야. 혼자서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러던 어느 날 세자가 죽고 흘이 새로이
세자로 책봉이 되어 궁으로 떠났다.
가례를 올려 세자빈도 맞이하였다.
흘의 가례에 내심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리고 또 어느날 선겸은 사고로
모든 기억을 잃었다고 한다.
기억을 잃은 선겸이 걱정되었지만
내심 선겸이 흘과의 추억을 모두
잊은 것 역시 잘 된 일이라고 생각했다.
이대로라면 모든게 순탄할 것이다.
그런데 아뿔사.
선겸이 세자 익위사로 궁에
들어가게 될 줄이야.
그제야 애써 외면해왔던 불안감이
폭풍처럼 밀려 엄습해왔다.
선겸이를 지켜야 한다.
선겸이를 지켜내야한다.
선겸이를.... 잃지 말아야한다.
선겸이를.... 선겸이를...
이젠 스스로를 합리화한다.
제 감정은 그저 동생을 위하는
오라비 혹은 형님의 마음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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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해도 믿지 못해요. 당신들은."
"무얼 말이냐?"
"나는 최선겸이 아니에요."
"또또 그 소리... 아니 근데 이 아이
지금 자네한테 존대를 한 것인가?"
"난 당신들이 아는 사람... 그러니까
그 최선겸이라는 사람이 아니라니까요!"
"네 형님한테 존대하는 것도 그렇고
말투도 영 이상해졌구나.
도대체 그 말투는 어느 나라
문법이더냐?"
"저하 아무래도 선겸이의 상태가
요양이 더 필요한 모양인듯 하니 이만
쉬라하고 나가시지요."
아무리 말해도 믿지 못할 것이다.
내가 저 먼 미래에, 조선이란 나라가
사라지고 생겨난 대한민국이란
나라에서 온 최선겸이 아닌 민경우라는
사람이라는 것을......
답답함에 입술을 꾹 깨문 채 고개를
떨어트렸다. 아직 온전히 완쾌되지
못한 것이라 그러는 것 뿐이라
생각하는지 내 형님이라는
자와 세자란 작자는 그저 걱정스런
눈빛을 하곤 방을 나갈 뿐이었다.
"아니 도련님께서 여기가 어디냐고
자꾸 물으시더니 대문을 박차고
막 달음박질을 하셔서는 쇤네들이
겨우 겨우 쫒아가 모셔왔습죠. 그런데도
또 한눈 판 사이에 달음박질하시고..... "
마당에선 도망가던 나를 잡아 온
이 집의 하인이라는 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구인지 모를 혀를 차는 소리와
두런두런 속삭이는 걱정스런
소리들이 들려온다.
내 상태를 두고 하는 말이겠지.
참담하다. 아득하다.
진짜 X됐다는 표현이 딱이구나.
**
"아.... 형님....."
"아니 이제사 조반을 드는 것이냐?"
"예 제가 늦잠을 좀 자는 바람에.."
"혈색이 많이 좋아졌구나. 헌데 그 존대는
언제까지 할 작정이냐? 먼저 태어나
내가 형님이라곤 하나 우린 쌍둥이가
아니였더냐. 수틀리면 야야 거리고 환아~
그러면서 놀려먹던 녀석이 꼬박 형님이라
부르고 존대까지 하니 영 남우세스럽구나."
".....죄송합...아니... 미안. 아직 기억이
온전하지 않아서..."
"천방지축으로 망아지 같던 동생이
이리 누워만 있으니 영 마음이 편치가 않다.
어여 털고 일어나 예전처럼
여기저기 활개치고 다니는 모습을
보고싶구나. 그러려면 얼른 먹고
쾌차해야하지 않겠느냐?
자 내 한 술 떠주마."
선환이 직접 밥 한술을 떠 그 위에
젓갈 반찬을 떠 선겸 앞에 대령을 한다.
선겸은 멋쩍은 얼굴로 머뭇거리다
그 수저를 받아 먹는다.
"옳지."
그런 선겸을 보며 선환이
기특하단 얼굴로 웃는다.
**
어느덧 조선에서의 생활도 조금씩
적응이 되어가고 있었다.
불편한 화장실하며....TV도 스마트폰도
없는 지루한 일상들 하며...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겸아 내일이면 우리 생일이라고
저하께서 오늘 밤 주막에서 보자고
서신을 보내셨구나."
조선으로 오게 된 뒤 첫 야행이었다.
매일 같이 집안에만 갇혀 지내느라
답답하던 차였다. 매일 같이 '선비'
같은 행동만 하던 선환도 이번 만큼은
기꺼이 일탈을 즐길 모양새였다.
하여 흔쾌히 선환을 따라 몰래 담을 넘었다.
"아무래도 궁 쪽으로 내가 가봐야겠다.
여태 오시질 않는 것을 뵈니 행여
오시다 무슨 일이라도 생기신건지..."
주막에 진작 자리를 잡고 기다리는데
영 세자 저하가 나타나질 않는다.
걱정이 된 선환이 마중을 가봐야겠다며
일어서는 것을 막아섰다.
"내가 다녀올게. 위험하니까
형은 여기 있어."
"아니다 밤길에 어찌 너 혼자.."
"됐거든. 맨날 책만 들여다보는
백면서생이 감히 국정원 요원 앞에서."
"국...뭐? 요원?"
"아.. 아무튼 형님은 자리 지키고 있어
저하랑 길이 엇갈리지도 모르니."
**
세자가 잠행을 나올 때
즐겨 걷는 이동 루트야 빠삭했다.
육조거리 뒷골목 쪽으로 들어가
난전 쪽 골목을 살피며 걷는데
"웬놈들이냐!"
가까이에서
불호령 치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필시 세자의 목소리였다.
단숨에 달려가 담벼락 어귀에
붙어 보니 복면을 한 몇놈들이
세자의 앞을 막아서고 있었다.
"한놈 두시기 석삼 너구리 오징어...
뭐 다섯명 밖에 안되네."
그리곤 날래게 복면한 놈들에게
뛰어 들어가 가볍게 5명을 제압.
정말 사극 드라마의 한장면처럼
뒷걸음질을 치며 도망가는
녀석들을 쫒아갈까 하다가 세자가
걱정이 되어 그만 두었다.
"저하 괜찮으십니까?"
"선겸!!!! 어찌 자네가....
아니 그보다 어찌 그리 무모해!
장정 다섯을!"
"저도 장정입니다. 저하."
"......하지만 혼자서 다섯을 상대하다니!
하마터면 큰일 날 뻔 하지 않았느냐!"
놀란 토끼눈을 한 세자는 복면의
사내들에게 공격을 받을 뻔 한 것 보다
선겸이 그 사내들과 맞서 싸운 것에
더 기함하는 눈치였다.
"예 하지만 아무런 큰일도 나지 않았지요?"
그때였다. 어둠 속에서 미쳐 보지
못했던 실루엣이 쓰윽 나타나
달빛 아래 얼굴을 드러낸다.
"아 아바마마 이쪽이 제가 말한
그 동무이옵니다."
아바마마?
그럼 이 분이?
순간 사색이 되어 납짝 바닥에 엎드렸다.
조선에 와서 처음 보는 임금의 얼굴이었다.
이렇게 임금을 만나게 될 줄이야..
"어허 일어나거라. 괜찮다.
궐 밖이 아니더냐.
세자의 동무라하면 자네가 대사간 최익춘의
쌍둥이 중 한명이겠구나.
형은 이미 벼슬에 나아 있으니
자네가 아우일테고."
"예 전하.... 최가 선겸이라 하옵니다."
"그래 자네에게 아주 큰 빚을 지었네.
그대가 아니었으면 우리 부자는
꼼짝 없이 죽은 목숨이었을게야."
그제야 불현듯 도망친 녀석들이
생각났다. 뭐 하는 놈들이고
왜 세자와 전하를 노린 것일까?
**
잠시 외출을 하고 돌아온 길.
부름을 받고 궐에 들어가셨다던
아버지가 저를 찾는단다.
내가 뭐 잘못했나? 머리를 긁적이며
아버지가 계신 방으로 가는데 가는
길목에 선환이 초조한 발걸음으로 마당을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다
선겸을 발견하곤 달려온다.
"겸아...."
"형님 아버지께서 날 급히 찾으신다는데
무슨 일이라도 있는 것이야??"
"겸아.... 그것이...."
선환이 뭔가 이야기를 하려는 찰나.
"겸이 왔으면 들어오너라."
아버지의 목소리다.
갸우뚱 거리며 댓돌에 오르다 문득
뒤를 돌아보는데 저를 보는
선환의 눈빛에 퍽 걱정이 가득하다.
**
"예? 방금 뭐라... 뭐라하셨습니까?"
전하께서 저를? 정녕 참말입니까?"
"그래. 편전에 들라 부르시어
전하께서 직접 내게 말씀하셨느니라.
채비를 하여 빠른 시일내에 입궁토록
하라하시었다."
"하지만... 아니 하오나 어찌 제가
무과도 치르지 않고....."
"며칠 전 환이와 몰래 빠져나가
세자저하와 함께 잠행을 나오신
전하를 뵌 일이 있었지?"
".........."
"그때 네가 복면의 사내들을
무찌르고 전하와 저하를
구해드렸다지??"
"아버님 그것이.... 잘못했습니다."
"그때 네 솜씨를 눈여겨 보셨다는구나.
무예에 그리 능한 인재를 어찌 집에서만
싸고 돌고 있는 것이냐며 꾸중도 하시더구나.
하여 네가 세자 익위사로 세자 저하의
안위를 위해 힘을 보태주었으면 하시었어."
"대감 아니 될 말입니다. 겸이는 겸이는..."
행여 누가 들을세라 주변을
두리번 거리던 어머니가 낮게 속삭였다.
"사내아이가 아니지 않습니까."
"허면 전하께서 직접 내리신 어명인데
어찌 도리가 없지않소? 저하께서도
빤히 우리 댁 사정을 다 아시는 터
와병 중이라 둘러댈 수 있는 노릇도 아니고."
"대감...."
"그나마 친우이신 저하의 익위사로
가게되었으니 불행 중 다행이라
생각하십시다 부인."
들린다... 들려...
제대로 인실x 되는 소리가...
**
"내가 전하에게 직접 부탁을 드렸다."
"예?"
"너를 내게 달라고."
달이 훤한 보름날.
세자는 동궁전 후원으로 산책을 나왔다.
선겸이 궁에 들어온지 꼭 일주일
되는 날 밤이었다.
천천히 후원을 걸으며 연못에 비친
달을 보는 세자를 지척에서 따라 걷고 있었는데
뒤를 돌아 본 세자는 손짓으로 선겸을
가까이로 불렀다.
너를 내게 달라는 그 말이 무슨 뜻인가
선겸은 영문을 몰라 빤히 세자를
바라보았다.
동궁전에 익위사로 들어 온 날.
동궁전에 들르기 전 먼저 임금에게
불려갔더랬다.
'지난 번 복면 쓴 자들도 그렇고
흘의 목숨을 노리는 자들이 있구나.
과인은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가 없느니.
허니 네가 곁에서 세자를 잘 지켜야 할것이야.'
그렇게 선겸에게는 한시도 세자의 곁에서
떨어지지 말라는 명이 떨어졌다.
"너도 소문을 들은 적이 있을게다.
내 형님이 지병으로 돌아가신게
아니라 독살을 당하신 거라는 소문 말이다.
그러니 아바마마께선 걱정이 크셨지.
형님이 그리되시고 내가 세자에
책봉된지 채 반년도 되지 않았다.
그런데 그리 자격의 습격을 받았으니.
덕분에 가능했다.
네 실력을 하도 칭찬을 하시며 아까워
하시기에 내 청을 드렸다.
너를 내 사람으로 불러 달라고 말이야."
"하오나 저하 어찌..... 궁 안에는
내노라하는 실력자들이 더 많을
것이온데."
"지금 내 앞에서 겸손을 차리는 것이더냐.
이 궁에서 무술로는 너와 견줄 자가 없음을
네가 더 잘 알고 있지 않느냐.
전하께서도 그걸 인정하시기에 너를
궁으로 부르신 것이다.
내 이제 너만 믿고 내 안위를 의탁하려
하니 부디 내 옆에 있어다오.
훗날 내가 보위에 올라도 널 운검을 삼아
계속 내 옆에 둘 것이니 딱 지금의
거리만큼만 내 옆에 있어다오.
더 멀어지지도 말고 부디 이 만큼만..."
세자의 말이 나즈막한 달빛을 타고
달큰한 향내로 전해져왔다.
세자와는 채 두어걸음도
되지 않는 거리에서 마주 보고 서 있었다.
**
"궁생활은 할만 하더냐?"
"뭐 그럭저럭."
"그럭저럭이라..
넌 무엇이든 적응이 빠르구나."
"더한 곳에서도 있어봤는데 뭘."
특수부대에 국정원에.... 하지만 그걸
선환이 알아들을 리가 없다.
"더한 곳이라니? 가끔 엉뚱한 소리들을
늘어 놓는구나. 기억이 여태 문제가
있는 것이냐?"
대답 대신 선겸을 배시시 웃었다.
"같은 궁에 있어도 형이랑
만나기도 영 쉽지가 않네."
"정성이 문제다. 네가 이 형님을
생각하는 정성이 있다면 나를
찾아 올 짬이야 못 만들었겠느냐?"
"미안. 한시도 세자저하 곁을
비우지 말라는 어명이 있어놔서."
"......."
"그러니 형이 짬을 만들어서
나를 찾아주시구랴."
"저하는 잘해주시느냐?"
"뭐. 늘 한결 같으시지."
"겸아..... 나는 두렵다. 저하의 곁에서
네가 혹여 어찌 될까.... 익위사의
자리란 그런 것이다. 제 목숨을 바쳐
세자저하를 보필해야 하는 자리.
알지않느냐? 너의 안위 따윈
중요한 곳이 아니다 그곳은.
하여 나는...!"
그때 별안간 선겸이 쓱 손을 뻗어 선환의
뺨을 어루만진다. 말을 하던 선환이
당황하여 제 눈을 껌뻑 거리며 얼어 붙어
선겸을 쳐다 볼 뿐이었다.
"근데 우리 형님 얼굴이 많이도 상하셨소.
이 동생놈 걱정하느라 그리되셨나."
"겸아...."
**
"저하를 엄호하라!!!!"
어디선가 화살이 날라와 세자의
팔을 스치고 지나가 옆 기둥에 꽂힌다.
우왕좌왕 난리가 나고 선겸이 세자를
보호하여 다른 익위사들에게 인계를 한다.
"저쪽이다! 무황, 덕산은 나를
따르라."
그리고 몇을 골라 범인이 사라진
쪽으로 뛰어간다. 하지만 다른 익위사들이
따르기도 전에 벌써 저만치 날쎄게
앞서가는 선겸이다.
그리고 이윽고 동궁전 근처 빈 전각
마당에서 변복을 한 범인과 대치를
하게되는 선겸.
쫒아오던 금군들이며 익위사들에 내관과
궁녀들까지 모두 몰려든 상황에서 마치 선겸과
범인의 1:1 대결을 지켜보는 것 같은
모양새가 펼쳐진다.
하지만 누구보다 빠르게 제 품의
단검을 뽑아 범인에게로 돌진.
몇번의 겨루기 끝에 너무나도
허무하게 범인은 선겸에게
불들려 무릎이 꿇린다.
"우와 봤어? 아주 귀신같은
솜씨구먼?"
"손이 안보이더라니까."
"샥샥 몇번 소리가 들리더니
그 변복한 놈이 철푸덕!"
"그런데 아주 요상한 무술을 하던데
전혀 듣도 보도 못한 생전
첨 보는 것이었네만."
그리곤 온 궁 안에 삽시간에
선겸의 소문이 퍼진다.
**
세자를 해하려던 범인은 돌아가신
세자의 형님되는 광화대군의
외척의 짓이었음이 밝혀졌다.
이전 세자의 죽음과 독살설에
대해 세자의 자리를 노린 흘이
꾸민 짓이라 생각을 했던 것이었다.
화살에 팔이 스친 세자는
동궁전 침전에 누워있었다.
"저하 좌익위 들었사옵니다."
상궁이 아뢰자 흘은 제 곁에 꼼작없이
앉아 지키고 있는 내관을 지척으로
불러 속닥였다.
"조내관은 잠시 나가있게.
그리고 내가 부르기 전까지 아무도
들여선 아니되네."
그렇게 내관을 물리고
"들라해라."
선겸이 방 안으로 들어섰다.
"저하 괜찮으시옵니까. 저하를
제대로 보필하지 못한 소신을
벌하여 주시옵소서."
선겸이 흘의 앞으로 와 납작 엎드렸다.
"벌하여 달라?"
"....예 저하 ."
"그럼 네 여기서 내가 다 나을 때 까지
내 시중을 들거라."
"예?"
"그것이 내가 너에게 주는 벌이다.
왜 싫은 것이냐?"
"아니옵니다 저하.
그리하겠사옵니다."
선겸이 다시 납작 엎드리며 대답을
하자 흘의 얼굴에 저도 주체를 못해
참을 수 없는 웃음이 슬며시 피어오른다.
"참... 마지막에 그 놈을 내리 꽂는
장면이 아주 인상적이더구나.
처음 보는 무술인 듯한데
당최 무엇이더냐? 다들 처음 보는
것이라고 여간 수군대는 것이 아니었다.
온 궐에선 다들 네 무술 이야기만 하고 있다지?"
"예 그것이........"
UFC, Ultimate Fighting Championship의
약자로 종합 격투기라는 뜻의 스포츠이고
그때 구사한 마지막 기술은.....
"딱히 무엇이라 할 수 없고 제가 혼자
수련하다 개발한 동작들이옵니다."
말해봐야 모르실 것입니다 저하...
.
.
.
.
.
.
글빨이 없어서 멍충지송....
약간 보보경심 + 신의 늑힘으로..
현대에서 조선으로 타입슬립한
짱짱 능력 센 '여자' 주인공이
남장여자로 살아가면서 궁에
들어가 익위사로 활약하고..
근데 세자랑 오뻐랑 자꾸
주인공만 보면 아련아련 눈빛하고..
그런거 보고 싶어서 써봤습니다.
김지원이 익위사 복장하고
존나 쎄로 다 때려부시고 다니면
존멋일 것 같아요....
이수혁은 그냥 세자 복장한
움짤 보고 잘 어울려서..
형님 역은 녹두전 착한 율무로
(능양군 안됨 주의)
개연성 얼탱무
스토리 얼탱무여도 양해를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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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비공개 입니다
첫댓글 와 개재밌다.. 이대로 드라마 나오면 개존잼일 듯!!!
여기서 끊으면 어떡합니까
왜 데뷔안해? 작가데뷔 하락오
더주시오...
더줘.. 연재해줘...
능양군 안됨 주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여샤 글 잘 봤어 넘 재밋다ㅠㅠ 이대로 드라마 킵고잉 ㅜㅜ
글 진짜 잘쓴다 너무 재밌는데
와 재밌다
너무 재밌다.. 당장 만들어줘
드라마 제작사들 뭐해? 빨리 작가님 모시고 배우 캐스팅 해
내놔...
더줘
능양군안됨 주의 ㅋㅋㅋㅋㅋㅋㅋ
드라마 작가 하세요.... 넘 보고싶다
더..더줘..
맛있다..
졸라 재밌다
너무 재밌다 마지막에 능양군 안됨까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쳤다.....개존잼ㅜ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