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현재 고등학교 3학년이다. 이 일은 내가 중학교 때 겪은, 3년이나 지난 일이지만 아직도 나는 학교폭력에 대해서 원만하게 대처할 자신이 없다.
나는 당시 학교에서 페미니즘에 관련된, 많은 학생들이 사용하던 여성혐오 유행어의 문제점에 대해 이야기를 꺼낸 적이 있다. 그리고 나서부터 학교폭력을 당했다. 시작은 8명 정도 되는 남학생들이 나를 둘러싸고 큰소리로 욕설과 폭언을 한 것이었다. 이때 나는 머릿속이 새하얗게 된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 알게 되었다. 아무런 대응도 할 수 없었다. 그때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고는 쓰러져서 우는 것뿐이었다.
그 이후로 3개월간, 같은 학년의 거의 모든 남학생들이 나를 지나칠 때마다 욕설을 뱉었다. 학교 수업 중에 반 남학생들이 단체로 나를 향해 욕설을 한 적도 있다. 급식실에서 점심을 먹을 때, 지나가는 남학생이 나를 바라보며 욕을 한 적도 있다. 복도를 지나가던 나의 등을 한 남학생이 발로 차서 내 교복에 발자국이 생긴 적도 있다. 이런 일이 일어날 때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다. 학교는 피해학생에게 ‘가만히 있으라’ 했다
내가 집단적인 괴롭힘을 당하는 3개월 동안, 교사와 다른 친구들은 내게 참으라고 했다. 내가 반응을 하니까 남학생들이 나를 더 괴롭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그 말대로 했다.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누군가 나를 발로 차고 갈 때조차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내가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음에도 학교폭력은 끊이지 않았다.
결국 나는 담임교사에게 학교폭력대책위원회(이하 학폭위)를 열어달라고 요청했다. 거절당했다. 3번째 요청했을 때에야 학폭위가 열렸다. 담임교사는 내게 종이 한 장을 주면서, 지금까지 일어났던 학교폭력 사건에 대해 날짜/시간/사람을 포함하여 적으라고 했다. 나는 지난 3개월 동안 내게 일어난 모든 일을 기억하지 않으려고 애썼기 때문에 그렇게 상세한 내용을 적을 만큼의 기억이 없었다. 그럼에도, 하도 겪은 일들이 많아 종이 절반을 넘게 써 내려갈 수 있었다.
학폭위는 방학 중에 열렸다. 친권자와 함께 방문한 학교는 덥고 조용했다. 꽤 큰 타원형 탁자가 방의 대부분을 채웠고 거기에 몇 명의 사람이 앉아있었다. 그들은 나에게 질문 몇 가지를 던졌고 나는 그 질문에 최대한 똑바로 답하려고 노력했다. 그때 내가 울면서 대답했으면 무언가 달라졌을까? 결과는 악몽과도 같았다. 가해자들이 피해자에게 사과를 했고, 충분히 반성하는 태도를 가지고 있으니 아무런 처분도 내리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가해자들은 내게 어떠한 사과의 말도 한 적이 없었다. 나는 그들에게서 일말의 반성하는 태도를 본 적이 없었다.
첫댓글 이게 말이 되는 상황인가?? 요즘 남자들이 페미니즘에 대해 악의적으로 음해하고 하더니 진짜 그렇게 되버렸네 이나라는 틀렸다
와 저기 담임이나 선생들은 그러고도 선생이라 할 수 있나
지금도 저러는데 성인되면.... 진짜 이 나라가 거대한 범죄자양성소다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