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책의 특성
삼매를 체험하고 깨달음에 이른 한 구도자의 명상 에세이!
거칠 것 없이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산 삶의 한 모퉁이에서 체험한 삼매. 이것은 평범하고 지극히 개인적인 삶을 살던 한 사람의 인생을 크게 바꿔 놓았다.
일희일비(一喜一悲)하는 삶의 기로에서 너무나도 평화로운 순간, 모든 것이 있는 그대로 느껴지는 순간을 체험한다면 누구라도 그것이 무엇인가를 찾을 것이다.
저자는 그 경이로운 체험 이후 존재의 본질을 일별(一瞥)하고 무한한 자유와 깨달음을 얻었다. 모든 것이 있는 그대로, 지금 이 순간에 가장 충실하게 드러나는 순간들 속에 머물게 된 각자(覺者)가 본 세상은 어떠하고 그 속에서 허우적거리며 사는 범인(凡人)들에게 일깨우고 싶었던 것은 무얼까? 저자는 '참나'를 찾으라고 단언한다.
깨닫고자 하는 모든 노력조차 방편일 뿐, 그것에 매몰되지 말고 진정한 자아를 찾으라 한다. 그리고 그 길로 가는 방편들을 이 글로 제시한다. '무아→고통의 소멸', '절대사랑→천국(열반)'이라는 큰 틀 안에서 해석되는 저자의 깨달음들은 특정 종교에 얽매이지 않는 보편적인 메시지를 전한다. 또한 삼매라는 특정 상태에 들게 해주는 구체적이고 기술적인 방법들을 일러주고, 이로써 방어할 아무 두려움 없는 자유에 접할 기회를 제공한다. 당신이 진정 깨달음을 원하는 이라면, 세련되고 섬세한 여느 명상 에세이와는 달리 투박하지만 생생하고 진솔한 이 글 속에서 깨달음의 진언들을 발견할 것이다.
이 책의 내용 구성
이 책은 전체 42개의 장(章)과 방편시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저자의 개인사가 진솔하게 실려 있다. 저자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세례를 받았으나, 하느님을 믿지 않으면 지옥 간다는 말에 반발했던 사건을 가장 먼저 이야기한다.
그때 처음으로 신의 존재와 인간 삶의 의미, 종교에 대해 회의한다. 자기 삶의 방향과 지침이 만들어진 것도 그때라고 말한다. 이후, "하고 싶은 대로 다 한다(단, 책임진다)," "모든 고통과 희로애락이여, 다 와라. 다 겪어주마"라는 지침에 따라 온몸으로 부딪히는 삶의 역정을 걷는다. 성취와 상실, 행복과 고통이 반복되는 삶의 굴곡을 겪다가, 성장기에 우연히 체험했던 '평화로운 순간'을 재차 맛보는 것을 기점으로 삶이 바뀐다. 삼매상태를 체험하고, 이후 존재의 근원에 대한 끝없는 질문과 깨달음의 과정을 거친 저자는 그 과정과 결실을 여러 사람과 나누고자 이 책을 썼다고 밝히고 있다. 비록 불법이나 기독교법이 가장 수승하다 말하고 있으나 그의 글에는 속세에서 온몸으로 살아가며 느끼고 깨우친 바가 담겨 있다.
2∼6장은 존재의 궁극적 본질을 '참나'라 규정하고 '참나'를 찾기 위해 순선(純善)을 행하고 늘 깨어 있을 것을 권한다.
7∼15장은 본질이 아닌 현상에 대한 이해, 특히 고통에 대한 이해에 중점을 두고 있다. 삼라만상이 다 대립 관계 속에 있듯이, 고통도 실상 행복과 한 몸임을 주지시키고, 정화된 의식으로 기꺼이 받아들이라고 한다. 그리하면 더 이상 고통은 고통이 아니며, 참이해, 참주시로 나아갈 수 있게 될 것이다.
16∼18장은 저자의 생생한 삼매 체험담이 실려 있다. 삼매에 드는 기술적인 방법과 삼매상태에서의 몸과 의식의 상태를 구체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19∼40장까지는 일상생활에서 부딪히는 문제들, 개인의 신념, 인간관계, 의무, 사랑, 운명 등에 대해 참주시, 참이해를 통해 정리한 저자의 견해를 밝히고 있다.
이 책의 저자
― 순일 이동호
이 책의 저자 이동호는 말 없는 침묵과는 다른, '평화로운 침묵'을 성장기에 체험했다.
일찍이 인생의 모든 굴곡과 희로애락을 맛보겠다고 선언하고, 온몸으로 부딪히는 삶을 살아가다 어느 순간 어릴 때의 그 평화로운 침묵을 재차 체험하고 '그것이 무언가' 하는 의문을 가졌다.
삼매체험이었음을 깨닫고 참나 찾기에 집중, 자신의 근원을 일별하고 항상 온전한 평화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그 방편을 여러 사람과 나누고자 이 책을 출간하였다. 현재 홀로스 명상대학 강사이자 순일 수련원 원장으로, 참나 프로그램을 지도, 운영하고 있다.
……부처님 말씀처럼 팔정도하여 집착을 사라지게 하면 괴로움은 소멸되지만, 또 예수님 말씀대로 원수도 사랑하면 그것으로 다 끝나지만, 실제로 사람이 무아를 익히고 집착을 끊기란, 또는 절대사랑을 하기란 그리 녹록한 일이 아니다. 그런 연유로, 이 책의 글은 직접적으로 집착을 끊으라든지, 절대사랑으로 조건 없이 모든 것을 무차별로 사랑하라든지를 이야기하지 않는다.
허나 무아, 고통을 더는 방법, 절대사랑(조건없는 사랑), 천국과 열반이라는 네 가지 중요 코드가 속가적(세속적)으로 거칠게 풀어헤쳐져 있다. 이는 글쓴이인 나 자신이 나름으로는 진리를 찾아 처절하고 치열하게 삶을 살아왔고, 또 살아가는 와중에 있기 때문이다.
나는 진리라는 인생의 해답을 미리 보지 못했다. 아니 설사 보았더라도 그것을 내 것으로 하지 못했다. 그래서 좌충우돌 부딪히고 몸부림치면서 살아왔는데, 돌이켜보니 '부처님 손바닥 안'에 들어있었던 형국이란 이야기이다. 부처님, 예수님의 말씀만 그대로 좇을 수 있다면 그걸로 온전한 평화를 찾을 것이기에, 그런 이에게는 이 책이 별 필요가 없다. 기독교법, 불법은 가장 수승한 것이다.
허나 이천년 넘게 아직도 그것으로 힘들어하는 이들에게는 글쓴이가 거칠게 풀은, 이 세상서 살면서 천천히 해나갈 수 있는 세상법(속가법)을 한번 읽어봐도 무방하리라…… 글쓴이는 유치하고 졸렬하게, 허나 삶에서 하나하나 해나갈 수 있을지도 모르는, 그러한 것들을 전하고 싶었다.
나 자신도 쓸 당시에는 모르고 그저 나오는 대로 썼으되, 이 글은 깨달음이나 뭐 그런 것들을 이야기하기보다는 조금이라도 천천히 저 네 가지 코드를 향해가되 세상법으로 다르게 푼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